웅산, 나윤선, 말로 등 여성 재즈 보컬리스트들은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음악 팬들로부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상대적으로 재즈 보컬을 하는 남성 아티스트 중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는 예는 여전히 흔치 않다.
 
많은 사람들에게 덜 알려졌지만 18년째 재즈 보컬리스트로 꾸준히 활동하며 자신의 음악을 세상에 전하고 있는 남성 뮤지션 잠바 OJ(본명 오재이).
 
앨범 아티스트로서 뿐만 아니라 대중음악 분야 책 저자, 실용음악과 교수, 실용음악 관련 협의회 이사로 일하며 가요계를 이끌어 갈 보컬리스트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가요를 부르는 싱어에서 와인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소믈리에로, 다시 재즈를 중심으로 노래하고 가르치며 마치 파노라마와 같은 인생 여정을 항해 중인 음악인 잠바 OJ와 12월 12일(월) 오후 2시 강원도 원주시 태장도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잠바 OJ 재즈 보컬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잠바 OJ

▲ 잠바 OJ 재즈 보컬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잠바 OJ ⓒ 이종성

 
- 본인 소개를 해 달라.
"재즈 보컬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잠바 OJ다. 현재 여주대학교 실용음악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실용음악교육협의회에서 이사직을 맡고 있다."
 
- 언제부터 음악 활동을 했나?
"1998년 모 기획사와 전속계약을 맺고 록 발라드 계열 음악을 하는 뮤지션으로 시작했다. 그러다 2005년 재즈로 장르의 변화를 가졌고, 2009년 첫 번째 정규 앨범 < Story Of J >를 발표했다. 지금까지 솔로 및 협업 앨범으로 총 7장을 냈다."
 
- 장르의 변화를 가지게 된 계기가 있나?
"데뷔 후 활동을 이어가면서 사람들로부터 상처를 많이 받아 가수 생활을 접고 2001년 호주로. 워킹 홀리데이를 갔다. 와이너리에서 일하면서 와인에 관한 공부도 열심히 하며 2003년까지 값진 경험을 했다.
 
귀국해서는 관련 분야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열심히 살았다. 여러 취미생활을 하던 중 재즈동아리에서 보컬을 배우며, 다시 음악에 대한 열정이 타올랐고 나중에는 외부에서 공연 섭외도 들어와 '내게 운명인가?'라는 질문을 던졌고, 해답을 얻었다."
 
- 안정적 상황을 포기하는 게 쉽지 않았을 듯하다.

"그렇다. 다시 음악을 택하지 않았다면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 나가는 소믈리에가 될 수도 있었다. (웃음) 당시 고민도 꽤 했지만 평생 내가 업으로 삼아야 할 것은 음악이라는 깨달음으로 재즈 보컬리스트로서의 길을 선택하게 됐다."
 
- 뮤지션으로 활동하는 이름이 무척 독특하다.

"그런가?(웃음) 잠바(Jamba)는 집에서 성장기 때부터 부르는 애칭이다. 데뷔 무렵에는 '잠바'로만 활동을 했는데, 당시 매니저가 바꿀 것을 강력히 어필해 본명 오재이를 영문으로 표기한 OJ를 붙여 이름이 완성됐다."
 
- 발표한 곡들 중 가장 아끼는 작품은?
"'In The Meantime'이란 노래다. 2009년 첫 음반에 실렸었는데, 10년 뒤 세 번째 정규 앨범 < Shame On You >에 리메이크해 수록했다. 이 곡을 선택한 이유는 내가 작사 작곡을 한 첫 번째 작품인데, 어설프고 단순하지만 진심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 한국실용음악교육협의회라는 단체에 몸담고 있다.
"협의회 이사로 일을 하고 있다. 실용음악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전국 여러 대학의 실용음악과 교수분들이 뜻을 모았다. 실용음악과를 졸업한 학생들이 학원이나 초, 중, 고등학교에서 방과 후 수업 등을 가르칠 수 있도록 실용음악강사 민간자격증을 발급하는 등 실질적 도움을 주고 있다."
 
- K-Pop과 실용음악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나?

"'K-Pop은 아이돌 음악'이란 매우 한정된 시각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절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K-Pop'은 정말 다양한 장르가 존재 발전해 왔고, 실용음악과는 폭넓은 음악 분야에서 일하는 인재들을 양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견해다."
  
잠바OJ 여주대학교 실용음악과 교수로 재직 중인 잠바OJ

▲ 잠바OJ 여주대학교 실용음악과 교수로 재직 중인 잠바OJ ⓒ 이종성


- 보컬 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어떤 교육철학을 갖고 있나?
"보컬을 수업을 위해 품게 된 내 나름의 가치철학이 있다. 그것은 바로 '해방'이다. 실용음악과 입시를 위해 2~3년 동안 실기시험을 위해 선택한 한두 곡을 집중적으로 연습하다 보니 정해진 틀에 얽매인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상당수다.
 
극복하기 위해서 사고의 전환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본다. 그래서 중요한 기준을 제시하고, 깨어날 수 있도록 과정을 해나간다. 짧은 기간에 틀을 벗어나는 예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꽤 있어 안타깝다. '해방'이 되어야 만 보컬리스트로서 성장하고, 확장성을 가짐으로써 지신의 음악을 자유롭게 표현해 나갈 수 있다."
 
- 출판된 책에서도 대중음악 보컬에 관한 내용을 주로 다뤘나?

"그렇다. <그루브 보컬의 완성>과 <지구대표 보컬에겐 'h'가 있다>란 책을 낸 적이 있다. 보컬기술에 관한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뤘는데, '공간을 활용하는 음악'이 가장 중요한 성공 기법이란 내 견해를 독자들에게 말하고 싶었다."
 
- 보컬리스트를 꿈꾸는 지망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예술행위를 하는 이들은 자연스러워야 한다는 생각이다. 최소한의 기술 역량이 갖춰졌다면 나머지는 남의 것이 아닌 자신만의 소리를 꼭 가졌으면 한다."
 
- 올해 마무리, 새해를 여는 중요한 일이 있다면?

"무엇보다 12월 남은 기간 학교의 특성화 프로그램 일환으로 시작한 여러 음악 프로젝트들이 앞으로 잘 진행될 수 있도록 토대를 잘 다지는 것이다. 매뉴얼화 하는 데 있어 게속 수정 보강하는 등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배운 점도 많다.
 
앨범 발매도 1년 반 정도 휴식기를 가졌다. 내년에는 곡 구상도 하며 다음 작품에 대한 행보를 시작할 예정이다. 지금 몸담고 있는 학교와 협의회에서 하는 강의, 공연 및 음원 발매와 같은 여러 음악 프로젝트 등도 충실히 해나갈 것이다."
 
- 음악인으로서 꼭 이루고 싶은 일이 있는지?
"'대중음악의 생태계'를 구축하고 싶다. 지금 하고 있는 음악 활동들이 밑거름이 되고 있다. 가요계의 황금기로 불리는 1990년대는 아티스트가 중심이었다. 지금은 집약적 마케팅, 변화되는 스타일에 뮤지션들이 지나치게 소비되고 있다. '음악하는 사람이 중심이 되는 생태계로 돌려놓는 것'이 내가 반드시 이루고 싶은 일이다."
잠바OJ 오재이 재즈보컬리스트 실용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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