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리그 우승에 도전하고 있는 포항 스틸러스의 최근 분위기는 그야말로 최고조다.
 
김기동 감독이 지휘하고 있는 포항 스틸러스는 이번 시즌 리그 최강자의 면모를 뿜어내며 리그를 점령하고 있다. 32라운드가 종료된 현재, 15승 13무 4패를 기록하며 승점 58점을 획득하며 승점 66점으로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울산 현대에 이어 단독 2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으며 리그 내 12개 팀 가운데 최소 패배 팀 1위 자리에 오르며 선두 울산을 위협하는 강력한 상대로 면모를 뽐내고 있다.

시즌 막판 제대로 흐름 탄 포항 'AGAIN 2013'
 
 리그 최고 명장이자 포항의 사령탑인 김기동 감독.

리그 최고 명장이자 포항의 사령탑인 김기동 감독. ⓒ 한국프로축구연맹


김 감독의 포항은 이번 시즌 초반 목표는 명확했을 것이다. 울산과 전북이 펼치는 리그 우승 레이스에 참가하는 것이었다. 시즌 개막 후 그야말로 순항을 거듭했다. 개막 후 리그 2연승을 달리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던 포항은 9라운드까지 5승 4무, 무패 행진을 기록했다.
 
10라운드와 11라운드에서 2연패를 기록하며 잠시 꺾였으나 다시 15라운드까지 2승 2무를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고, 16라운드 광주 FC에 4대2 패배를 기록하며 분위기가 잠시 꺾이는 듯했으나 20라운드까지 다시 3승 1무의 호성적을 거뒀다. 
 
21라운드에서 동해안 라이벌 울산 현대에게 1대 0 패배를 기록하며 자존심을 구겼지만, 이후 리그 11경기 무패 행진을 거듭하며 완벽하게 살아나기 시작했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일정까지 포함, 공식전 13경기에서 7승 6무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중위권에서 치열한 다툼을 펼쳤던 광주-대구-서울-인천-전북을 제치고 단독 2위 자리를 꿰차며 선두 울산을 승점 8점 차로 바짝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리그 대표 명장인 김기동 감독과 함께 리그 우승에 도전하고 있는 포항은 자연스럽게 마지막 리그 우승을 기록한 2013시즌을 떠올리게 만든다. 현재 아시안 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을 지휘하고 있는 황선홍 감독이 지휘했던 2013시즌 리그에서 울산을 꺾고 팀의 5번째 우승을 차지했으며 FA컵에서는 당시 최고 전력을 자랑하던 전북 현대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며 '더블'을 기록한 경험이 있다.
 
극적인 우승을 기록했던 2013시즌과 극적인 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2023시즌, FA컵과 리그에서 우승 가능성이 존재하는 가운데 포항은 이 외국인 공격수를 중심으로 우승 타이틀을 가져오려고 하고 있다.
 
리그 최정상급 공격수 팔방미인 '제카'
 
 포항 팀 내 최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는 제카.

포항 팀 내 최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는 제카. ⓒ 한국프로축구연맹


바로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 영입된 브라질 특급 제카다. 지난 시즌 미라소우 FC(브라질)을 떠나 대구 FC로 임대 이적하며 한국 무대를 밟게 된 제카는 대구에서 대체 불가의 활약을 선보이며 한국 입성 첫 시즌 만에 리그 최정상급 공격수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강등권으로 처진 대구에서 리그 28경기 출전 7골 7도움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기록한 제카는 대구와의 임대 계약이 만료되자마자 김기동 감독의 러브콜을 받고 포항 스틸러스로 완전 이적을 선택하며 K리그에서 도전을 이어갔다. 대구와 팀 전술과 색채가 180도 다른 포항에 입단한 제카는 적응 기간 없이 완벽한 활약을 펼치며 지난해 보여줬던 활약이 '반짝'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시즌 개막 전, 9번을 배정받으며 시즌을 시작한 제카는 개막전에서 정재희의 동점 골을 도우며 공격 포인트를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강원-전북-광주-울산-대전을 상대로 차례로 공격 포인트를 생산한 제카는 포항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김기동 감독의 공격 전술에 완벽한 방점을 찍는 역할과 김승대-고영준-김인성 등과 같은 리그 최강 2선 자원들과의 완벽한 연계 플레이도 훌륭히 소화했다.
 
이번 시즌 32경기 출전 10골 7도움, 개인 최다 득점 5위와 도움 순위에서 공동 2위를 기록했다. 해결사와 도우미의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하고 있는 제카는 김기동 감독의 공격 전술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비단 최전방 스트라이커 역할 뿐만 아니라 측면 공격수 역할과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까지 훌륭하게 소화하는 제카는 192cm의 장신에서 나오는 공중볼 장악 능력과 준수한 속도까지 갖춘 육각형 공격수로 맹활약하고 있다.
 
제카가 이번 시즌 더욱 놀라운 점은 기복이 없다는 것이다. 시즌 초반부터 꾸준하게 활약하며 위기 순간 포항에 승점을 선사하고 있는 제카는 후반기로 갈수록 활약이 더욱 탄력받고 있다. 최근 리그 6경기에서 5득점을 몰아 넣은 제카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1라운드 하노이 FC전에서 도움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괴력을 뿜어냈고 지난 4일, 홈에서 펼쳐진 우한 싼전과의 2라운드 경기에서는 멀티 골을 뽑아내며 최근 리그 8경기 7골 3도움을 올리는 어마어마한 생산 능력을 선보였다.
 
항저우 아시안 게임 차출로 에이스 고영준을 9월 중요한 리그 일정에서 활용할 수 없게 된 포항은 제카의 미친 활약 덕분에 리그 2위 자리를 사수할 수 있었다. 파이널 라운드 포함 6경기가 남은 시점에서 극적인 리그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확률을 높였다. 포항은 정규 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수원 빅버드 원정을 떠나 최하위로 처진 수원 삼성을 상대로 승점 획득에 도전하게 된다.
 
이제 포항에 남은 리그 경기는 단 6경기다. 2013시즌 이후 10년 만에 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포항 스틸러스에 강력한 연료가 되어주고 있는 제카의 발끝이 시즌 마지막까지 불을 뿜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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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포항스틸러스 김기동 울산현대 제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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