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뜬 '컬링의 별' 카루이자와 국제컬링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강릉시청 '팀 킴' 선수들과 임명섭 감독이 '컬링의 별' 포즈를 지어보이고 있다.

▲ 일본에 뜬 '컬링의 별' 카루이자와 국제컬링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강릉시청 '팀 킴' 선수들과 임명섭 감독이 '컬링의 별' 포즈를 지어보이고 있다. ⓒ '팀 킴' 선수단 인스타그램

 
여자 컬링 간판 '팀 킴'이 이번 시즌 투어 대회에서 첫 우승을 기록했다. 

강릉시청 '팀 킴'(김은정·김경애·김초희·김선영·김영미)은 지난 18일까지 일본 나가노 현 카루이자와에서 열린 '카루이자와 국제컬링챔피언십'에 출전해 우승을 차지했다. 카루이자와 국제컵은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오랫동안 개최되고 있는 월드 투어 대회다.

일본·캐나다 등에서 출전한 여러 강팀들과 맞붙은 '팀 킴'은 라운드로빈에서 라이벌 로코 솔라레(스킵 후지사와 사츠키)에 석패하며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은메달을 땄던 지난 세계세계선수권 준결승에서 만나기도 했던 캐나다의 '팀 에이나르슨'을 이번 대회 결승에서도 만나 깔끔한 승리를 따내며 시즌 첫 우승을 차지했다.

가깝지만 멀었던 일본, 3년 만에 컬링 교류 끈 다시 이었다

카루이자와 국제컬링챔피언십은 홋카이도은행 컬링 클래식과 함께 한국 컬링 선수들에게 국제 경험을 충분히 쌓을 수 있게끔 한 단비 같은 대회다. 일본의 컬링 저변이 한국에 비해 넓어 많은 팀이 참전하는 데다, 두 대회가 월드 컬링 투어 공식 대회에 포함되면서 선수들이 시즌 포인트를 쌓을 기회도 마련되었다.

특히 캐나다·유럽 등에서 열리는 다른 투어 대회와 달리 가까운 일본에서 열려 선수들에게 체력적 부담도 덜했다. 전지훈련 등을 통해 북미·유럽을 찾아 한 번에 많은 대회를 참가하는 경우도 있지만, 경비 부담이 덜했기에 많은 실업팀들이 일본에서 열리는 두 대회에 참가하는 것을 선호했다. 

하지만 3년간 한국 선수들의 참가가 쉽지 않았다. 2019년 한일 관계 악화로 인해 선수들의 일본 전지훈련이 취소되면서 두 대회 참가를 포기한 선수들도 적잖았다. 한 해를 넘기니 2020년과 2021년에는 코로나19가 터졌다. 이 기간 홋카이도은행 컬링 클래식은 일본 국내대회로 전환되었고, 카루이자와컵은 취소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의 코로나19 방역 제한이 완화되면서 양국간 입국이 자유로워지면서 대회 참가가 다시금 이루어졌다. 카루이자와컵과 연계되어 한일 양국 믹스더블 선수들이 교류 대회를 갖기도 하는 등, 양국간 컬링 교류도 정상 궤도로 돌아왔다.

8월 열린 홋카이도은행 클래식에는 서울시청·강원도청 남자 팀과 춘천시청 여자 팀이 참여해 서울시청(스킵 정병진)이 우승을 차지했고, 강원도청은 3위, 춘천시청은 4강을 기록했다. 이어 지난 18일까지 열린 카루이자와 인터내셔널 컵에는 서울시청·경북체육회 남자 팀과 강릉시청 '팀 킴'이 참가하게 되었다.

'라이벌' 맞서 투어 시즌 첫 우승 거둔 '팀 킴'
 
 스톤을 투구하는 '팀 킴' 김경애(오른쪽), 김선영 선수.

스톤을 투구하는 '팀 킴' 김경애(오른쪽), 김선영 선수. ⓒ 박장식

 
하지만 모처럼만에 열린 대회에서 서울시청과 경북체육회(스킵 김수혁)가 예선 라운드로빈을 통과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 가운데, '팀 킴' 강릉시청은 라운드로빈 첫 경기에서 2000년대생 유망주 선수들로 구성된 홋카이도은행(스킵 타바타 모모하)를 상대로 5-3 스코어의 첫 승리를 따내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이어 올림픽에서만 세 번을 맞붙은 라이벌 로코 솔라레와 맞붙은 강릉시청은 스틸을 두 차례 내주는 등 일격을 당하며 6-3으로 패퇴했지만, SC카루이자와클럽(스킵 카나이 아스키)와의 라운드로빈 마지막 경기에서 10-4의 대승을 거두며 1위로 결선 라운드에 안착하는 데 성공했다.

준결승에서 '팀 킴'은 날아올랐다. 국가대항전으로도 여러 차례 맞붙었던 포르티우스(스킵 요시무라 사야카)와 준결승전을 치른 '팀 킴'은 초반 상대의 공세에 전반을 3-1로 내줬으나, 6엔드 수세를 뒤집는 석 점 스틸을 기록하면서 7-5로 역전승을 거두며 결승전에 진출했다.

하지만 결승 상대는 쉽지 않았다. 지난 4월 세계선수권을 비롯해 여러 대회에서 만나 강릉시청 선수들을 어렵게 만들었던 캐나다의 '팀 케리 에이나르슨'이 결승에 진출했기 때문. 하지만 '팀 킴'은 전반부터 상대를 압박했다. 3엔드 석 점의 점수를 따내며 득점을 올리기 시작한 '팀 킴'은 4엔드 스틸까지 따내며 상대를 압박케 했다.

4대 1로 여유롭게 후반에 오른 '팀 킴'은 상대의 득점에도 선방해내며 최종 스코어 5-4로 우승을 거머쥐는 데 성공했다. 시상식에서 '팀 킴' 선수들은 선수들이 만드는 특유의 별 포즈를 그려내며 우승을 자축했다.

특히 '팀 킴'에게도 이번 대회 우승은 의미가 크다. 지난 2013년 해외초청대회로 카루이자와컵에 처음 나선 것을 포함해 2018년까지 네 번이나 대회에 참가했지만, 아쉽게도 우승과는 인연이 멀었던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다섯 번째 참가에서 가장 어려운 라이벌을 꺾고 '4전 5기'에도 성공해 기분 좋은 귀국길에 올랐다.

'팀 킴', 29·30일 도 대표 선발전 나서... 춘천시청과 맞대결

이번 시즌 투어 대회에서 첫 우승을 거둔 '팀 킴'은 국내로 돌아와 또 다른 대회 준비에 나선다. 여자 컬링 대표팀 춘천시청(하승연·김수진·양태이·김혜린)과 같은 도에 묶인 탓에 내년 2월 열리는 전국동계체육대회에서 도 대표를 가려내는 선발전을 치르기 때문이다.

춘천시청은 이번 시즌 투어대회를 마치고 귀국한 뒤 진천선수촌에 입촌해 훈련을 이어가기도 했다. 아울러 '팀 킴' 선수들이 강릉시청으로 이적한 이후 춘천시청과는 도 대표 선발전에서는 처음으로 맞붙기에 두 팀이 그려낼 승부에 컬링 팬들의 관심 역시 쏠린다.

전국동계체육대회 강원도 여자 대표 선발전은 29일과 30일 강릉 컬링 센터에서 치러진다. 춘천시청과 강릉시청의 맞대결은 5전 3선승제로 펼쳐지며, 우승한 팀은 2월 열리는 동계체전 강원도 여자 대표로 나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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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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