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 1차전의 키워드는 '수비'였다. 집중력을 유지한 팀은 웃었고 그렇지 못한 팀은 경기를 내줘야 했다.

LG 트윈스는 2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키움 히어로즈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2로 승리를 거두었다. LG가 플레이오프 1차전서 이긴 것은 2002년 이후 무려 20년 만이다.

'1차전 선발' 중책을 맡은 타일러 애플러와 케이시 켈리 모두 투구 내용이 나쁘지 않았다. 결국 야수들의 활약 여부에 희비가 엇갈렸다. 특히 준플레이오프서 잘 버텼던 키움 야수진이 와르르 무너진 하루였다.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3-6으로 패배한 키움 이정후(가운데)를 비롯한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퇴장하고 있다. 이정후는 이날 2루타 2개를 기록했다.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3-6으로 패배한 키움 이정후(가운데)를 비롯한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퇴장하고 있다. 이정후는 이날 2루타 2개를 기록했다. ⓒ 연합뉴스

 
실책이 점수로 연결... 승패를 결정지은 것은 '수비'

두 팀은 1회초 김현수, 1회말 이정후의 슬라이딩 캐치로 한 차례씩 호수비를 선보였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2회말 1사 1, 2루서 유강남의 2루 땅볼 때 2루수 김혜성이 공을 잡고 직접 2루를 밟아 1루 송구를 시도했는데 공이 1루수 뒤로 빠지면서 2루주자 문보경의 득점을 허용했다. 무리하지 않고 유격수 김휘집에게 토스를 했어도 충분히 병살타가 될 수 있었다.

키움의 불안한 수비는 3회말에도 이어졌다. 무사 1루서 박해민이 친 타구가 좌익수에게 잡혔고 1루주자 홍창기는 태그업을 시도했다. 급하게 공을 던지려고 했던 좌익수 김준완이 공을 한 차례 더듬으면서 홍창기가 무난하게 2루에 도달했다. 결국 후속타자 김현수 우전 안타 때 2루주자 홍창기가 홈으로 향했다.

이어진 2사 1, 3루에서는 치명적인 실책이 연달아 나왔다. 문보경의 평범한 뜬공 타구를 유격수 김휘집이 잡지 못했고 중견수 이정후가 던진 공은 포수 뒤로 빠졌다. 결국 그 사이에 루상에 있던 두 명의 주자가 나란히 득점, 타자주자 문보경은 3루를 밟았다. 한순간에 두 팀의 격차가 2점 차에서 4점 차로 벌어지는 순간이었다.

반면 LG는 3회초 케이시 켈리가 2사 2, 3루의 위기를 맞이했음에도 내야와 외야에서 야수들의 수비로 실점을 막았다. 특히 3회초 라이트에 들어갔던 김혜성의 타구를 잡아 이닝을 끝낸 3루수 문보경은 5회초 2사에서 이용규의 빠른 타구를 처리해 홈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키움은 6회초 야시엘 푸이그의 투런포로 추격을 시작했지만 점수 차를 더 이상 좁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6회말 LG가 상대 야수실책, 서건창의 1타점 적시타로 두 점을 보태면서 다시 4점 차로 달아났다. 키움으로선 8회초 한 점을 따라붙은 것에 만족해야 했다.

기본기가 생명... 1차전이 말해주는 것

경기 내내 넓은 수비 범위를 선보인 중견수 박해민, 속도보다는 정확성에 초점을 맞춰 그라운드에 나선 유격수 오지환 등 LG 야수들은 '기본기'를 잊지 않았다. 그 결과 LG는 단 한 개의 실책도 기록하지 않고 첫 경기를 마무리했다. 올해 정규시즌 최소 실책 1위(89개)팀다운 모습이었다.

키움의 경우 공식적으로 기록된 실책(4개) 이외에도 6회말 포수 이지영의 패스트볼과 1루수 김태진의 야수실책 등 보이지 않는 실책을 범하기도 했다. 김휘집-김혜성 키스톤콤비는 물론이고 센터라인을 든든히 지켜왔던 중견수 이정후, 포수 이지영마저 위태로웠다. 준플레이오프와는 전혀 달랐다.

한 두 명이 흔들리면 벤치 자원 활용 등을 생각해볼 수 있겠지만 지금의 키움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 25일에 열리는 2차전에서도 야수들이 흔들릴 경우 생각보다 일찍 시리즈를 끝내야 할 수도 있다.

경기 외적인 변수도 존재한다. 잠실야구장에서는 추운 날씨, 고척스카이돔에서는 딱딱한 그라운드와 외야 타구 처리 등에 유의해야 한다. 단기전의 특성상 언제든지 흐름이 바뀔 수 있어 두 팀 모두 야수들의 집중력이 요구된다. 

2차전 선발투수는 에릭 요키시와 아담 플럿코, 외국인 투수가 선발로 출격한다. 2점대의 평균자책점을 마크할 정도로 안정감 있는 투구를 선보이지만 수비의 도움 없이는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없다. 이날도 '수비 집중력'을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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