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KIA의 추격을 1경기 만에 뿌리치며 고척행 티켓을 따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 위즈는 13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2022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장단 7안타를 때려내며 6-2로 승리를 거뒀다.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끝내기 역전패를 당하며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밀려난 kt는 KIA의 도전을 한 경기 만에 뿌리치며 오는 16일부터 정규리그 3위 키움 히어로즈와 5전 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된다.

kt는 선발 소형준이 5.1이닝 5피안타 5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가을야구에서 두 번째 승리를 챙겼고 김민수와 웨스 벤자민, 김재윤이 남은 3.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타선에서는 배정대가 8회 승부에 쐐기를 박는 결정적인 3타점 적시타를 때려냈고 외국인 타자 앤서니 알포드도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반면에 2018년 이후 4년 만에 포스트시즌 티켓을 땄던 KIA는 1경기 만에 짧았던 가을야구를 마감했다.

3회 놀린을 강판시킨 kt 타선의 집중력
 
 13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1차전 KIA 타이거즈와 kt wiz의 경기. 3회말 1사 주자 1,2루에서 KT 조용호가 2타점 2루타를 치고 있다. 2022.10.13

13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1차전 KIA 타이거즈와 kt wiz의 경기. 3회말 1사 주자 1,2루에서 KT 조용호가 2타점 2루타를 치고 있다. 2022.10.13 ⓒ 연합뉴스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역대 7승 무패라는 시리즈 결과가 말해주듯 4위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시리즈다. 2경기가 모두 4위 팀의 홈에서 열리고 5위는 단 한 번의 무승부라도 기록하면 그대로 시즌이 끝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kt가 정규리그 최종전의 끝내기 역전패로 아쉽게 정규리그 3위를 놓쳤고 휴식일 역시 단 하루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 KIA는 5위를 확정지은 후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준비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충분했다. 

가을에 유난히 강한 소형준을 1차전 선발로 투입한 kt는 시즌 막판 발목 부상으로 주루플레이를 제대로 할 수 없었던 '홈런왕' 박병호를 4번 지명타자로 배치했다. 대신 올해 부상으로 성적이 좋지 않았던 강백호를 6번으로 내렸다. 이에 맞서는 KIA는 9월 이후 7경기에 등판해 5승 1패 평균자책점 0.99를 기록한 션 놀린이 선발로 등판했고 타선에서도 정규리그의 정예멤버가 그대로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은 2회까지 선발투수들의 뛰어난 호투 속에 양 팀 모두 한 명도 출루하지 못하며 팽팽한 투수전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치열하던 투수전은 3회말 놀린이 선두타자 배정대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흔들리기 시작했고 kt는 조용호의 2타점 2루타와 알포드의 적시타로 3점을 선취했다. 믿었던 놀린에게 발등이 찍힌 KIA는 3회 2사 후 투수를 또 한명의 외국인 투수 토마스 파노니로 교체했다.

역대 최초로 '5위의 반란'을 꿈꾸는 KIA 역시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KIA는 곧바로 이어진 4회초 공격에서 선두타자 류지혁의 2루타에 이어 나성범의 안타와 소크라테스 브리또의 적시타로 한 점을 추격하며 소형준을 흔들었다. 하지만 KIA는 이어진 1사1,3루에서 최형우의 잘 맞은 타구가 강백호의 호수비에 걸렸고 2사 만루에서 황대인이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동점 또는 역전까지 갈 수 있는 기회가 무산됐다.

KIA는 5회에도 행운이 따르며 한 점을 더 추격했다. KIA는 1사 후 박찬호의 안타로 만든 2사2루에서 이창진의 1루 땅볼 때 베이스커버에 들어온 투수 소형준이 송구를 놓치면서 2사 이후 열심히 주루플레이를 했던 박찬호가 홈을 밟았다. 앞선 류지혁의 타석에서 유격수 심우준의 그림 같은 호수비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상승하던 시점에서 나온 실책이라 kt에게는 더욱 뼈 아픈 실점이 됐다.

'무상 트레이드' 선수에서 WC결정전 영웅으로
 
 13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1차전 KIA 타이거즈와 kt wiz의 경기. 4회초 2사 주자 만루 위기를 넘긴 kt 투수 소형준이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며 미소를 짓고 있다. 2022.10.13

13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1차전 KIA 타이거즈와 kt wiz의 경기. 4회초 2사 주자 만루 위기를 넘긴 kt 투수 소형준이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며 미소를 짓고 있다. 2022.10.13 ⓒ 연합뉴스


5회까지 소형준을 믿고 마운드를 맡겼던 이강철 감독은 6회가 되자 본격적으로 불펜을 가동했다. 6회 1사 후 소형준이 최형우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내자 이강철 감독은 불펜에이스 김민수를 마운드에 올렸고 김민수는 김선빈과 황대인을 각각 땅볼과 내야플라이로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끝냈다. KIA의 두 번째 투수 파노니 역시 3.1이닝을 2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 막으며 무너질 뻔 했던 KIA 마운드를 지탱했다.

kt는 7회초에도 1사 1,2루의 동점위기를 맞았지만 이강철 감독은 김민수에 대한 믿음을 접지 않았고 김민수는 이창진과 나성범을 각각 외야플라이와 삼진으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KIA도 7회말 전상현과 이준영이 차례로 마운드에 오르며 접전을 이어갔다. 그리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한 경기로 끝내고 싶었던 이강철 감독은 3일 전 77개의 공을 던졌던 벤자민을 마운드에 올렸고 벤자민은 3연속 삼진으로 KIA 타선을 압도하는 무력시위를 선보였다.

KIA 역시 8회말 선발자원 이의리를 마운드에 올리며 총력전을 펼쳤지만 이의리는 제구 불안으로 주자 3명을 쌓은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리고 배정대는 2사 만루 기회에서 장현식으로부터 좌익선상으로 빠지는 3타점 2루타를 터트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kt는 6-2로 앞선 9회초 마무리 김재윤을 마운드에 올렸고 김재윤은 1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창단 후 첫 가을야구에 진출했던 2020년, kt는 멜 로하스 주니어(한신 타이거즈)와 강백호,황재균까지 3명의 3할 타자를 보유했다. 하지만 로하스는 2020 시즌이 끝나고 일본으로 떠났고 강백호는 부상으로 62경기 출전에 그쳤으며 황재균 역시 올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주력 선수들이 대거 팀을 떠났거나 부진했던 올해도 kt는 3할 타자 한 명을 배출했는데 그 주인공은 바로 '무상트레이드의 신화' 조용호였다.

대학 졸업 후 프로지명을 받지 못해 독립야구단에서 활약하다가 2014년 육성선수로 SK 와이번스에 입단한 조용호는 2018 시즌이 끝난 후 kt로 조건 없이 무상 트레이드됐다. kt 이적 후 1군에서 자리를 잡아가던 조용호는 작년 타율 .236의 부진을 씻고 올 시즌 .308의 타율로 kt의 유일한 3할 타자가 됐고 2022년 가을야구 첫 경기에서는 kt의 승리를 이끄는 결승타를 터트렸다. 그렇게 조용호는 자타가 공인하는 kt의 핵심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KBO리그 2022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KT 위즈 조용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