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5위 팀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정규시즌 4위 팀 kt 위즈가 고척스카이돔으로 향한다.

kt는 13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서 KIA 타이거즈에 6-2로 4점 차 승리를 거두고 한 경기 만에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KIA는 정규시즌에 비해 큰 변화가 없었다. 류지혁(3루수)-이창진(좌익수)-나성범(우익수)-소크라테스 브리토(중견수)-최형우(지명타자)-김선빈(2루수)-황대인(1루수)-박동원(포수)-박찬호(유격수) 순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투수는 션 놀린이었다.

kt는 정규시즌 막바지에 돌아온 박병호가 선발 출전하며 소폭 변화가 있었다. 조용호(우익수)-황재균(3루수)-앤서니 알포드(좌익수)-박병호(지명타자)-장성우(포수)-강백호(1루수)-배정대(중견수)-박경수(2루수)-심우준(유격수)이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선발 중책을 맡은 선수는 '3년차' 소형준이었다.

리드 빼앗기지 않고 끝까지 지킨 kt

놀린과 소형준 모두 1회와 2회를 실점 없이 넘어가면서 경기 초반 투수전 양상으로 흘러갔다. 그 흐름이 깨진 것은 3회말, kt가 먼저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배정대의 볼넷과 심우준의 안타로 득점권 기회를 잡은 kt는 1사 1, 2루 볼카운트 1-1서 놀린의 3구를 받아친 조용호의 2루타로 2점을 뽑았다. 공을 따라가던 우익수 나성범이 포구에 실패했다.

황재균의 삼진 이후 2사 2루서 타석에 들어선 알포드는 놀린의 2구를 밀어쳐 우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때 타구를 처리하던 나성범이 공을 뒤로 흘리면서 2루주자 조용호가 3루를 돌아 홈까지 들어왔다. 수비에서 연달아 아쉬운 장면이 나오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KIA가 믿었던 나성범의 실수였기에 더 뼈아팠다. 결국 놀린은 3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불펜에게 마운드를 넘겨주었다.

내일이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한 KIA 역시 곧바로 추격에 나섰다. 4회초 소크라테스의 1타점 적시타로 2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5회초에는 2사 2루서 이창진의 1루 땅볼 때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다가 공을 잡지 못한 소형준의 실책을 틈 타 2루주자 박찬호가 홈으로 쇄도했다.

경기 중반이 지나면서 한 점 차의 시소게임이 이어졌고 KIA는 좀처럼 균형을 맞추지 못했다. 반면 선발 소형준(5⅓이닝 2실점 1자책)-김민수(1⅔이닝 무실점)-웨스 벤자민(1이닝 무실점)이 8회초까지 호투 릴레이를 펼친 kt는 8회말 2사 만루서 배정대의 싹쓸이 3타점 2루타로 승기를 굳혔다.

결국 9회초 kt 마무리투수 김재윤이 등판해 실점 없이 아웃카운트 3개를 잡아내면서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3루 쪽을 가득 메웠던 KIA 팬들도, 2차전 등판을 바라봤던 좌완투수 양현종도 허탈하게 그라운드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하루만 쉬고 나온 kt, '체력' 변수에도 끄떡없었다

11일 LG 트윈스전 이후 하루만 쉬고 나온 kt와 다르게 8일 정규시즌 최종전 이후 경기 일정이 없었던 KIA는 4일간 휴식을 취했다. 확실하게 체력을 비축한 덕분에 지쳐있던 구원투수들도 한숨을 돌릴 시간이 충분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체력은 경기를 좌우할 변수가 아니었다. 두 팀 모두 나름대로 총력전을 펼쳤는데, 결과는 정반대였다. 선발 자원인 벤자민을 과감하게 불펜 투입한 이강철 감독의 결정은 성공적이었다. 똑같은 '선발 자원' 이의리를 8회말에 등판시킨 김종국 감독의 교체는 '악수'가 됐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 kt는 이틀간 전력을 재정비한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진행되는 16일까지 어느 정도 여유가 있다. 또한 오드리사마 데스파이네를 아끼는 등 KIA전에서 불펜 소모가 크지 않았다는 점도 kt로선 큰 수확이다. 

이제 kt와 키움이 준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한다. 두 팀의 정규시즌 상대전적은 8승 1무 7패로, 근소하게 우위를 점한 팀은 키움이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통과한 kt는 안우진과 에릭 요키시, 키움이 자랑하는 탄탄한 원투펀치를 상대해야 하는 만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