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선데이리그>의 한 장면.

영화 <선데이리그>의 한 장면. ⓒ 아이 엠

 
대학축구 MVP 출신 축구 유망주였던 준일(이성욱)은 세월이 흘러 작은 축구교실에서 코치를 하는 신세다. 게으른 계약직인 그는 해고당하기 직전에 이르고 이혼 위기까지 겪고 있다. 그러다 정규직 전환 기회가 온다. 바로 축구교실의 오합지졸 아저씨 회원 셋을 데리고 3대 3 아마추어 풋살대회 본선에 진출하면 되는 것. 준일은 마음을 단단하게 먹고 아저씨들을 데리고 훈련에 나선다.
 
영화 <선데이리그>는 3대 3 풋살을 소재로 한 코미디다. 오합지졸 아저씨들이 풋살대회에 나간다는 설정 자체도 재미있지만 차별화된 각 캐릭터가 과장하지 않은 채 잔잔한 웃음을 주는 모습이 좋다. 배우 이성욱, 이순원, 오치운, 강영구, 차성제 등이 출연한다.
 
메가폰을 잡은 이성일 감독은 21일 서울 건대입구의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제가 영화 다음으로 좋아하는 게 축구"라며 "언젠가는 축구와 관련한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2006년 대학교 1학년 때 과제물로 네 장짜리 줄거리를 썼던 게 발전해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초감각 커플>(2008) <고령화 가족>(2013) <무서운 이야기2>(2013) 등에서 제작지원과 연출부로 활동하다 2013년 단편영화 <열대야>를 연출한 그의 첫 장편 데뷔작.
 
 영화 <선데이리그> 언론 시사회 현장. 왼쪽부터 이성일 감독, 배우 이성욱, 이순원, 강영구, 차성제.

영화 <선데이리그> 언론 시사회 현장. 왼쪽부터 이성일 감독, 배우 이성욱, 이순원, 강영구, 차성제. ⓒ 김진수

 
'선데이리그'라는 제목에 대해서는 "영화 아이템을 떠올렸을 때부터 떠올랐던 제목"이라며 "국제적으로 조기축구나 아마추어리그를 통용해서 부르는 명칭"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또 다른 의미로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스리그 못지않게 나름대로 '진짜 하나의 리그' 이런 의미도 담고 있다"고 했다. 제작 여건 때문에 소재가 11명이 하는 축구에서 3대 3 풋살로 수정되었지만 그 과정에서 캐릭터들이 더 살아났다고 했다.
 
영화 <소공녀>(2018) <말모이>(2019) <삼진그룹 영어토익반>(2020) 등에서 감초 같은 역할로 눈도장을 찍은 이성욱의 첫 장편 주연작이다. 이성욱은 "(극 중) 상만 역의 친구(배우 심우성)가 이성일 감독에게 저를 추천해줬다"며 "처음에는 아저씨들이 축구하는 내용이라고 해서, '아저씨들이 축구하는 거 보나?' 이런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웃으며 "(시나리오가) 잘 읽혀 준일의 역할이 공감이 되었고 편안하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첫 장편 주연을 맡은 소감에 대해서는 "주인공에 대한 욕심이 많지 않았지만 안 하겠다는 건 아니었다. 어떤 역할이든 욕심이 나면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이 작품이 욕심이 났었고 하다 보니 주인공 역할이 필요하긴 필요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선장님(감독)이 있지만 뭔가 주도가 돼 분위기를 활발하게 하거나 좀 업할 수 있는 주인공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영화 <선데이리그>의 한 장면.

영화 <선데이리그>의 한 장면. ⓒ 아이 엠

 
최근 영화 <육사오>(감독 박규태)의 흥행으로 이름을 알린 이순원은 이번 영화에서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축구를 시작한 '박씨'를 연기했다. 그는 "이성욱 배우랑 대학로에서 연극을 같이 했었다. 상만 역할을 한 배우(심우성)가 (이번 영화) 다리를 놔줬다"고 말했다. 그는 "대본이 굉장히 따뜻했고 내가 축구를 잘해서 뽐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되게 축구를 잘하지 못하는 역할이라 힘들었다(웃음)"고 했다.
 
이순원은 코미디 장르에 부담감이 없었냐는 질문에 "캐릭터가 분명하게 나눠져 있어 (연기에) 충실히 하다 보니 그 합이 재미있었던 것 같았다"며 "재미있는 것을 신경 쓰기보다 각자 캐릭터와 합에 신경 써서 했던 것 같다. 그게 작위적이지 않게 조금 자연스럽게 유머러스하게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영화는 코미디적인 흐름으로 가다가도 조금은 진지해기도 한다. 어딘가로부터 도망친 자신을 후회하는 준일의 모습이 그렇다. 이 감독은 "후회에 관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자기가 살아온 삶에 대한 후회 같은 의미를 담으려고 했다"며 "다들 자기가 살아온 삶에 대해 후회되는 부분들이 있지 않나. 좌절하고 포기하기보다는 다시 딛고 일어설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고 했다.
 
영화는 10월5일 개봉. 전체 관람가.
선데이리그 이성욱 이순원 오치운 강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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