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KBO리그에서 8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렸던 두산 베어스가 가을야구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다. 두산은 2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마운드가 무너져 4-16으로 참패했다. 이날 패배로 8위 두산은 5위 KIA 타이거즈와의 승차가 무려 8.5경기 차로 벌어졌다. 114경기를 치러 30경기만을 남겨둔 두산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점점 낮아져 가고 있다.

올시즌 두산이 하위권을 전전하는 이유 중 하나는 팀 타선에 있다. 두산 타선은 타율 0.249로 9위, 홈런 72개 OPS(출루율+장타율) 0.674로 모두 10위로 주요 지표가 모두 최하위권이다. 두산 왕조 시절 어느 팀 마운드라도 무너뜨릴 수 있었던 강력함을 더는 찾아보기 어렵다. 

KBO리그 4년 차 시즌을 치르는 장수 외국인 타자 페르난데스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는 타율 0.300 6홈런 6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33을 기록 중이다. 3할 타율을 유지하고 있으나 홈런과 OPS는 만족하기 어렵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으로 15홈런 이상을 달성했지만 올해는 10홈런도 장담할 수 없는 추세다. 팀 내에서 가장 많은 112경기에 출전했으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은 0.83으로 1.0에 미치지 못한다. 가끔 1루수로 나서지만 사실상 전문 지명 타자인 그가 타격에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 답답한 것은 페르난데스의 병살타 양산이다. 그는 2일 경기에서 3회말 1사 1, 2루에서 6-3 병살타로 시즌 30번째 병살타를 기록했다. KBO리그 최다 병살타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던 그가 전인미답의 30병살타 불명예 대기록의 첫 번째 주인공이 되었다. 현재 병살타 최다 2위 이대호(롯데)의 18개와 비교해도 차이가 매우 크다. 

홈런이 감소하고 병살타가 양산되는 이유는 역시 땅볼 타구의 급증이 원인이다. 그는 173개의 땅볼과 93개의 뜬공으로 땅볼 대비 뜬공의 비율이 0.54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같은 비율이 0.97이었음을 감안하면 올 시즌 얼마나 땅볼을 많이 치는지 드러난다. 

주자가 누상에 있는 가운데 발이 느린 페르난데스가 땅볼을 치면 병살은 필연적이다. 상대도 약점을 파고들어 병살타 유도를 위한 공 배합으로 집요하게 승부하고 있으나 그가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1988년 4월생으로 만 34세인 페르난데스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에이징 커브'에 돌입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전반적인 타격 지표가 떨어지고 타구를 띄울 수 없는 이유가 나이 탓이라는 것이다. 

만일 두산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면 임기가 만료되는 김태형 감독의 재계약 여부와 맞물려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큰 폭의 선수단 개편과 함께 외국인 선수들의 재계약 여부도 원점에서 검토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렇게 되면 페르난데스 역시 재계약하지 못할 공산이 크다. 타 팀에서도 그의 영입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 페르난데스가 시즌 막판 극적인 반등에 성공해 내년에도 두산과 동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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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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