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KBO리그에서 5위 수성이 위태롭던 KIA 타이거즈가 2연패에서 벗어났다. KIA는 28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에서 타격전 끝에 11-6으로 승리했다. KIA는 최근 상승세인 6위 롯데 자이언츠와 4경기 차를 유지했다. 

최근 3경기 연속 1득점에 그쳤던 KIA 타선의 두 자릿수 득점은 1번 타자 겸 유격수 박찬호가 이끌었다. 그는 1회말 리드오프 좌월 솔로 홈런을 포함해 5타수 5안타 1홈런 3타점으로 불방망이를 과시했다. 사이클링 히트 대기록에서 3루타가 부족한 가운데 7회말 좌중간을 가르는 장타를 치고 3루로 향했다. 하지만 3루에서 아웃당해 사이클링 히트 달성에는 아쉽게 실패했다. 

8월들어 박찬호는 절정의 타격 페이스를 뽐내고 있다. 타율 0.338 2홈런 10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892를 기록 증이다. KIA가 불펜 필승조에 부상자가 속출한 가운데 타선의 득점력도 저하되어 5위 사수에 어려움을 겪는 형국이다. 리드오프로 나서는 박찬호의 고군분투가 팀을 지탱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 KIA 박찬호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박찬호는 시즌 타율 0.291 4홈런 41타점 OPS 0.740을 기록 중이다. 2014년 프로 데뷔 후 타율, 홈런, OPS가 가장 좋아 커리어하이 시즌이 확실시 된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은 지난해까지 1.0을 넘었던 시즌이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무려 2.91로 시즌 종료 시점에서는 3.0을 넘을 기세다. 

만일 박찬호가 현재와 같은 타격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첫 유격수 골든글러브 수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까지 유격수 골든글러브는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며 20홈런을 달성한 오지환(LG)과 타율 0.306의 3할 타율로 팀의 선두 독주에 앞장선 박성한(SSG)으로 압축된 양상이었다. 

하지만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박찬호가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가 시즌 종료 시점에 3할 타율을 달성하고 KIA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면 유격수 골든글러브는 삼파전이 될 가능성도 있다.
   
박찬호가 리그 정상급 유격수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확보해야 한다. 그는 19개의 실책으로 리그 최다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어려운 타구 처리 과정에서는 멋들어진 호수비를 펼치기도 하지만 평범한 타구에 집중력 상실을 드러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로 발탁되었던 오지환과 안정적인 수비로 호평을 받는 박성한에 비해 박찬호가 다소 처지는 것이 사실이다. 

체력 관리도 중요하다. 주로 5번 타자를 맡는 오지환과 5번 타순 혹은 하위 타순에 배치되는 박성한과 달리 박찬호는 1번 타자로 기용되어 체력적인 부담이 크다. 더구나 유격수 백업을 맡았던 신인 김도영이 손바닥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되었다. 박찬호가 공수에 걸쳐 가장 부담이 큰 자리에서 시즌 막판까지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는 것이 관건이다.

방망이가 약점이라 지적을 받던 박찬호가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골든글러브 후보로 거론되는 것 자체가 수상 여부와 무관하게 큰 성과라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올시즌 타격에 눈을 떴다는 평가를 받는 박찬호가 KIA의 가을야구를 이끌며 리그 정상급 유격수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힘 떨어진 양현종, '대투수'로 부활할까?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