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까지 LA 레이커스에 속했다가 현재는 프랑스리그에서 뛰고 있는 코스타스 아데토쿤보는 성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밀워키 벅스의 '괴인' 야니스 아데토쿤보의 친동생이다. 코스타스는 지난 201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야니스 만큼의 잠재력을 기대했던 댈러스 매버릭스에게 지명을 받았지만 안타깝게도 동생에게는 형 만큼의 실력과 잠재력이 없었고 결국 여러 팀을 떠돌다 작년 유럽리그로 돌아갔다. 

사실 스포츠에서는 형제 또는 자매 선수들이 꽤 많은 편이다. 같은 유전자를 물려받은 형제·자매들은 비슷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어린 시절부터 같은 환경에서 기량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컬링 '팀킴'의 김영미와 김경애처럼 자매가 나란히 올림픽 메달을 따는 자매도 있지만 야니스와 코스타스, 그렉 매덕스와 마이크 매덕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투수코치)처럼 전혀 다른 커리어를 보내는 형제들도 있다.

UFC 웰터급 챔피언이자 파운드4파운드(체급무시 순위) 1위에 빛나는 카마루 우스만과 그의 동생 모하메드 우스만 역시 같은 프로파이터로 활약하고 있지만 두 형제의 위상은 전혀 달랐다. 하지만 7일(이하 한국시각) 열린 UFC on ESPN 40대회에서 카마루의 동생 모하메드가 UFC의 선수육성프로그램 TUF의 30번째 시즌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형의 뒤를 이어 세계 최고의 격투단체 UFC에 입성했다.
 
 모하메드 우스만(왼쪽)과 카마루 우스만은 역대 최초의 TUF 형제 동반 우승을 달성했다.

모하메드 우스만(왼쪽)과 카마루 우스만은 역대 최초의 TUF 형제 동반 우승을 달성했다. ⓒ UFC

 
함께 정상에 오르지 못한 형제-자매 파이터

UFC에는 형제 파이터들이 많이 활약했고 지금도 활약하고 있다. UFC 초창기엔 캔 샘락과 프랭크 샘락이 있었고 맷 휴즈와 마크 휴즈 역시 UFC에서 활약했던 형제선수였다. 뛰어난 주짓수를 무기로 헤비급의 강자로 활약했던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와 뛰어난 복싱스킬을 앞세워 라이트헤비급에서 활약했던 호제리오 노게이라는 쌍둥이지만 뛰는 체급도, 경기 스타일도 전혀 달랐다.

UFC에서 가장 많은 화제를 몰고 다니는 형제 파이터는 '악동' 닉 디아즈와 네이트 디아즈다. 1983년생과 1985년생으로 두 살 터울의 디아즈 형제는 화끈한 경기스타일로 여러 차례 명승부를 만들어내며 UFC를 대표하는 인기파이터로 군림하고 있다. 다른 파이터들처럼 '챔피언 로드'를 향해 묵묵하게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본인들이 원할 때 옥타곤에 오르는 성향 때문에 데이나 화이트 대표조차 이 형제를 통제하지 못한다.

하지만 닉 디아즈는 2011년 10월 B.J.팬에게 판정승을 거둔 후 최근 10년이 넘도록 4경기에서 1무3패에 그치고 있다. 특히 작년 9월 로비 라울러와의 경기에서는 현저하게 느려진 스피드로 전성기 때의 기량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며 격투팬들을 실망시켰다. 동생 네이트 디아즈 역시 2016년 코너 맥그리거와의 2연전 이후 최근 5년 동안 현재진행중인 2연패를 포함해 3경기에서 1승2패에 그치고 있다.

UFC 라이트급 전 챔피언이자 현재 PFL에서 활약하고 있는 앤서니 페티스도 형제 파이터로 유명하다. 앤서니 페티스보다 6살 어린 동생 서지오 페티스는 168cm 61kg의 작은 체구로 UFC에서는 가장 가벼운 플라이급에서 활약했다. 하지만 UFC플라이급에서 승리와 패배를 반복하며 한계를 보인 서지오는 2020년 북미 2위 단체 벨라토르로 이적해 작년 5월 벨라토르 밴텀급 챔피언에 등극했다.

여성 디비전에서는 '플라이급의 여왕' 발렌티노 셰브첸코와 언니 안토니나 셰브첸코가 자매선수로 나란히 UFC에서 활약하고 있다. 남자선수들은 대부분 경험이 풍부한 형의 성적이 더 좋은 것과 달리 똑같이 여성 플라이급에서 활약하는 셰브첸코 자매는 동생 쪽의 기량이 압도적으로 높다. 실제로 언니 안토니나 셰브첸코는 지난 7월 코트니 케이시를 판정으로 꺾고 연패에서 탈출했지만 아직 여성플라이급 15위 안에도 진입하지 못했다.

2015년 카마루 이어 최초 TUF 형제 동반 우승

1987년생인 형 카마루 우스만은 지난 2015년7월 TUF 21번째 시즌에 참가해 결승에서 헤이더 핫산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며 UFC에 입성했다. UFC 데뷔 후 파죽의 9연승을 달리며 타이틀 도전권을 따낸 우스만은 2019년 3월 타이론 우들리를 판정으로 꺾고 웰터급 챔피언에 등극했다. 챔피언 등극 후 5번의 방어전을 모두 승리로 가져간 우스만은 현재 조르주 생 피에르 이후 가장 완벽한 웰터급 챔피언으로 불리고 있다.

그로부터 7년 후 카마루보다 2살 어린 친동생 모하메드 우스만도 형에 이어 TUF 30번째 시즌에 도전장을 던졌다. 현존하는 UFC 최강파이터 친동생의 TUF 참가에 격투팬들의 관심이 쏟아졌지만 모하메드가 좋은 성적을 올릴지엔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실제로 모하메드는 TUF 토너먼트 8강과 4강에서 상대를 KO시키지 못하고 판정으로 간신히 승리하며 다소 힘들게 결승에 진출했다. 

모하메드는 결승에서 격투기 데뷔 후 5전5승의 전적을 자랑하는 잭 파웅가를 상대했다. 파웅가는 노련한 거리싸움으로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어갔고 성급하게 날린 모하메드의 큰 펀치는 허공을 가르기 일쑤였다. 그렇다고 모하메드에게는 형 카마루처럼 상대를 그라운드에서 제압할 수 있는 뛰어난 레슬링 실력도 없었다. 심지어 모하메드는 1라운드 종료시 파웅가의 작은 도발에 발끈하며 멘탈적으로도 흔들리는 모습을 드러냈다.

그렇게 기술도 정신도 뒤진 상태에서 들어간 2라운드. 하지만 역시 헤비급은 단 한 순간에 경기가 끝날 수 있는 체급이었다. 자신감이 넘친 파웅가는 모하메드를 상대로 근접전을 펼쳤고 모하메드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강력한 왼손 카운터 펀치를 파웅가의 안면에 작렬했다. 쓰러진 파웅가에게 후속 파운딩을 적중시키며 승리를 확정한 모하메드는 UFC 역사상 최초로 TUF를 동반 우승한 형제파이터에 등극했다.

사실 만33세의 모하메드 우스만은 UFC에 데뷔하기에 결코 적은 나이는 아니다. 하지만 헤비급은 챔피언 프란시스 은가누가 만 35세, 2위 스티페 미오치치가 만 39세일 정도로 평균연령이 상대적으로 높은 체급이다. 따라서 모하메드가 기존 랭커들을 한 두 명만 꺾는다면 충분히 헤비급의 다크호스로 떠오를 수 있다. 모하메드가 헤비급의 새로운 강자가 된다면 옥타곤에는 '나이지리아의 악몽'이 2명으로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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