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베테랑 우완 투수 노경은

SSG 베테랑 우완 투수 노경은 ⓒ 연합뉴스


정규시즌 개막 이후 줄곧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는 SSG 랜더스가 단점마저 확실하게 보완했다. 중요할 때마다 등장해 호투를 펼친 '베테랑' 노경은의 공이 크다.

SSG는 4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6-5로 한 점 차 승리를 거두었다. SSG에 우세 3연전을 내준 키움은 LG 트윈스에게 2위 자리를 내주면서 3위로 추락했다.

특히 선발투수 이태양이 단 3분의 1 이닝만 소화하고 마운드를 내려가면서 그 어느 때보다 불펜의 부담이 큰 경기였다. 그러나 뒤이어 등판한 오원석을 시작으로 불펜 투수들의 호투 릴레이가 펼쳐졌고, 선두 팀의 저력을 발휘했다. 이틀 만에 등판한 노경은도 힘을 보탰다.

주중에만 구원승 두 차례나 챙긴 노경은

오원석(5⅔이닝 1실점)-최민준(1이닝 무실점)-문승원(1이닝 무실점)이 추가 실점을 최소화하자 타자들도 힘을 냈다. 7회초 KBO리그 데뷔 첫 홈런을 터뜨린 외국인 타자 후안 라가레스의 솔로포로 격차를 2점 차까지 좁혔고, 8회초 박성한의 2타점 2루타로 균형을 맞췄다.

득점 없이 9회초를 마무리한 SSG가 9회말에 꺼낸 카드는 노경은이었다. 노경은은 이지영과 김태진을 차례로 땅볼로 처리한 데 이어 박준태를 7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노경은의 호투 덕분에 10회초를 맞이한 SSG는 무사 1, 3루서 박성한이 땅볼을 치는 사이 3루주자 최정이 홈을 밟아 역전에 성공했다. 키움 내야진 곳곳에서 빈 틈이 보이는 것을 놓치지 않은 SSG 타자들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마무리투수 서진용이 리드를 지키면서 SSG는 한 점 차 리드를 지켰고, 노경은은 구원승을 챙겼다.

시리즈 첫 날이었던 2일 경기에서도 노경은은 팀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팀이 4-5로 지고 있던 7회말에 등판해 2이닝을 실점 없이 틀어막으면서 추격의 발판을 마련, 9회초에만 3점을 얻어낸 SSG는 역전승을 일궈냈다. 그날 역시 노경은은 승수를 추가했다.

더구나 7월 말 이후 주축 구원투수들이 부진에 허덕이면서 키움 불펜이 흔들렸던 반면 SSG는 접전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우세 3연전을 차지했다. 경기 후반 1~2이닝을 거뜬히 소화하는 노경은이 없었다면 결코 불가능한 일이었다.

완전체가 된 SSG, '진짜' 마지막 퍼즐조각은 노경은

전반기만 해도 SSG는 불안하게 선두 자리를 지켰다. 키움과 LG의 거센 추격에 승차가 좁혀지기도 했다. 앞에서 잘 던지고 타자들이 점수를 내도 마무리투수 서진용으로 가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아서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그랬던 SSG가 후반기 들어 더 짜임새 있는 전력을 갖추게 됐다. 구원투수로 화려한 복귀를 알린 문승원, 지난 달 31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선발 복귀전을 치른 박종훈이 가세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제는 빈 틈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게다가 후반기가 시작하면서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보직을 전환한 노경은의 상승세가 이어지는 점도 주목해봐야 한다. 노경은의 후반기 성적은 6경기 9이닝 3승 2홀드 ERA 0으로, 자책점을 기록한 경기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패스트볼, 포크볼,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섞어 타자들을 요리한다. 수없이 노경은을 상대해봤던 타자들도 쉽게 타이밍을 맞추기 어렵다. 어쩌면 SSG 마운드의 '진짜' 마지막 퍼즐조각은 노경은일지도 모른다.

1984년생인 노경은은 불혹의 나이를 향해 가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둥지를 찾은 것에서 만족하지 않고 여전히 자신의 경쟁력을 입증해 보이고 있다. 매 경기 간절한 마음으로 공을 뿌리는, '베테랑 투수'의 야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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