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밤에 방송된 JTBC <최강야구>서 몬스터즈를 상대로 호투를 펼친 동의대 투수 최윤서

18일 밤에 방송된 JTBC <최강야구>서 몬스터즈를 상대로 호투를 펼친 동의대 투수 최윤서 ⓒ JTBC

 
수원 KT 위즈에서 펼쳐진 첫 번째 맞대결서 연장 승부 끝에 진땀승을 기록했을 정도로 '무패 행진' 최강 몬스터즈에게도 동의대학교는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인천 송도 LNG 야구장에서 다시 마주한 두 팀의 2차전도 1차전 못지않게 접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두 팀이 2-2로 팽팽하게 맞서던 4회초가 진행되던 중에 선발 조효준을 교체하면서 1차전서 등판하지 않았던 '1학년' 우완투수 최윤서를 마운드에 올렸다. 분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투수가 등장하자 몬스터즈도 바짝 긴장했다.
 
 18일 밤에 방송된 JTBC <최강야구>서 과감한 작전으로 상대를 흔든 동의대학교 정보명 감독

18일 밤에 방송된 JTBC <최강야구>서 과감한 작전으로 상대를 흔든 동의대학교 정보명 감독 ⓒ JTBC

 
최윤서의 호투, 과감한 작전으로 분위기 잡은 동의대

최윤서의 패스트볼 평균 시속은 130km대 후반이었지만, 타이밍을 빼앗는 슬라이더가 좋다는 게 선수들과 김선우 해설위원의 반응이었다. 5회초 상대 실책으로 겨우 잡은 1사 1루의 기회는 '캡틴' 박용택의 삼진과 이택근의 주루사로 허무하게 무산시켰다.

동의대는 5회말 무사 2루에서 강준서의 번트 상황에서 상대 투수 유희관의 악송구가 나오자 2루주자가 홈으로 파고들어 단숨에 승부를 뒤집었다. 더 과감해진 동의대는 상대의 혼을 빼놓는 작전을 선보이기도 했다. 타자주자가 1루에서 아웃되는 사이 빈 틈을 놓치지 않은 1루주자 강준서가 3루까지 내달린, '번트 앤드 런'이었다. 추가 실점으로 연결되진 않았으나 몬스터즈로선 아찔한 순간이었다.

몬스터즈 타선을 꽁꽁 묶은 최윤서의 호투는 6회초에도 이어졌다. 서동욱과 김문호에게 안타를 내주면서 득점권 위기를 맞이했으나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탈삼진으로 잡아냈다. 김선우 위원은 "스타가 탄생했다"고 최윤서를 향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6회초 1타점 적시타를 기록한 이택근이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끌고 갔지만, 동의대에게는 비장의 카드가 남아있었다. 1차전에서 위력을 발휘했던 좌완 사이드암 신승윤 카드이 그 주인공이었다. 그리고 이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투수 정면으로 향한 박용택의 타구를 신승윤이 숏 바운드로 잡아내더니 2루수-1루수로 연결되는 더블 플레이를 완성, 그대로 몬스터즈의 공격 이닝이 마무리됐다.
 
 18일 밤에 방송된 JTBC <최강야구>서 동의대를 상대로 다소 부진한 이대은의 모습

18일 밤에 방송된 JTBC <최강야구>서 동의대를 상대로 다소 부진한 이대은의 모습 ⓒ JTBC

 
얇은 마운드 뎁스, 이대은마저 무너졌다

7회초 추가 득점에 실패한 몬스터즈의 이승엽 감독은 7회말을 앞두고 이대은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대은이 2이닝을 막아주고 마지막 이닝을 심수창에게 맡기겠다는 게 이 감독의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대은이 안타와 볼넷을 허용하면서 그 계획이 틀어졌다.

6회말 더블 아웃으로 아쉬움을 삼켰던 동의대가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2사 2, 3루서 3번타자로 등장한 유태웅이 중전 안타를 기록했고, 그 사이 두 명의 주자가 차례로 홈을 밟으면서 다시 동의대가 리드를 잡았다. 한순간에 몬스터즈 덕아웃의 분위기는 냉랭해졌다.

7회말을 마치고 덕아웃으로 돌아온 이대은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푹 숙였다. 그는 "사실 좀 겁이 난다. 또 마음대로 안 될까봐. 마음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으니까. 자랑할 수 있는 게 구속이었는데, 구속도 안 나오고 희관이형처럼 제구가 잘 되는 것도 아니었고 잘 막은 것도 아니다. 점수도 주었다"고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두 팀 모두 8회 절호의 기회를 잡고도 무득점에 그치기는 했지만, 타격이 더 컸던 쪽은 역시나 몬스터즈다. 9회말에 올리려고 했던 심수창을 일찌감치 호출해야 했기 때문에 9회초에 점수를 내고 수비 이닝에 돌입하더라도 그 부담감을 떠안아야 했다. 투수 5명으로 버텨야 하는, 몬스터즈 마운드의 현주소가 그대로 드러났다.
 
 18일 밤에 방송된 JTBC <최강야구>서 동의대학교를 상대로 창단 첫 패배를 기록한 몬스터즈 이승엽 감독

18일 밤에 방송된 JTBC <최강야구>서 동의대학교를 상대로 창단 첫 패배를 기록한 몬스터즈 이승엽 감독 ⓒ JTBC

 
뼈아픈 실책에 첫패... 3차전은 다를까

패색이 짙던 몬스터즈는 9회초 류현인의 안타와 정근우의 몸에 맞는 볼로 단숨에 무사 1, 2루의 기회를 마련했다. 그러자 정보명 감독은 투심이 장점으로 손꼽히는 '에이스' 손민규를 구원 등판시켜 '맞불'을 놓았다. 다만 몬스터즈 타자들은 1차전 선발투수로 올라와 한 차례 상대해봤던 투수라는 점에서 희망을 가졌다. 

몬스터즈의 바람은 현실이 되는 듯했다. 1사 1, 2루서 박용택의 1타점 적시타로 한 점을 따라붙었고, 정의윤의 몸에 맞는 볼로 1사 만루의 기회서 서동욱이 밀어내기 볼넷으로 걸어나가 5-5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 이후가 문제였다. 1사 만루서 이홍구가 친 타구가 투수 정면으로 향했고, 자연스럽게 더블 플레이로 이어졌다.

동점이 된 기쁨도 잠시, 몬스터즈는 곧바로 9회말 1사 2루의 위기를 맞이했다. 심수창과 이홍구, 몬스터즈의 투포수 배터리는 2번타자 허지원을 1루에 채워놓고 3번타자 유태웅과 승부하는 것을 택했다. 2개의 아웃카운트를 한 번에 잡겠다는, '더블 플레이 유도'를 위한 선택이었다. 반면 이승엽 감독은 후속타자 유태웅이 3안타를 기록 중인 점을 고려할 때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의도는 괜찮았고, 결과도 좋을 뻔했다. 볼카운트 1-2에서 심수창의 4구째를 받아친 유태웅의 타구는 3루수 쪽으로 향했다. 정상적인 수비라면 5-4-3으로 연결되는 더블 플레이였는데, 3루수 서동욱의 송구가 2루수 정근우의 뒤로 빠지고 말았다. 그 사이 2루주자 강준서가 빠르게 홈으로 쇄도하면서 치열했던 접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18일 밤에 방송된 JTBC <최강야구>서 동의대에 창단 첫 패배를 기록한 이후 급격하게 얼어붙은 몬스터즈 라커룸의 모습

18일 밤에 방송된 JTBC <최강야구>서 동의대에 창단 첫 패배를 기록한 이후 급격하게 얼어붙은 몬스터즈 라커룸의 모습 ⓒ JTBC

 
투수 심수창을 비롯해 그라운드에 나가있던 야수들은 쉽게 발을 떼지 못한 채 첫패의 충격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서동욱은 "당황스럽긴 한데, 핑계대지 않겠다. 내가 잘못 던진 게 맞다"며 자신의 잘못임을 인정했고, 이승엽 감독은 "오늘이 제일 고비였는데, 그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잘 준비해서 (3차전에선) 이기겠다"고 선수들을 다독였다.

박용택은 "진짜 오랜만에 느껴보는 드러움(?)이다. 다들 프로그램 시작할 때 뭔가 살아있음을 느꼈다고 했는데, (오늘) 다들 지고 나서 한 번 더 느꼈다. '진짜 나 야구선수구나'라고. 다음 경기는 예능(적인 요소) 0.01%도 없이 가겠다"고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집념을 드러냈다. 하와이 전지훈련을 목표로 전승까지 바라봤던 몬스터즈가 첫패를 교훈삼아 더 강한 팀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최강야구 프로야구 KBO리그 이승엽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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