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LG의 8연승 도전을 저지하며 파죽의 4연승 행진을 내달렸다.

김종국 감독이 이끄는 KIA 타이거즈는 12일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11안타를 때려내며 7-1로 승리했다. 지난 주말 안방에서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3연승을 기록하며 분위기를 바꾸는데 성공한 KIA는 LG와의 전반기 마지막 3연전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단독 5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42승1무39패).

KIA는 선발 양현종이 6이닝3피안타3사사구3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8승을 기록하며 전반기 일정을 마쳤고 4명의 불펜투수가 남은 3이닝을 1실점으로 막으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타선에서는 2회 선제 적시타를 터트린 이창진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 가운데 최근 김종국 감독과 KIA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슈퍼루키' 김도영이 3점 홈런을 포함해 2안타3타점2득점을 기록하며 7월 맹활약을 이어갔다.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4회초 1사 1,2루 KIA 김도영이 3점 홈런을 쳐낸 뒤 동료들에게 축하받고 있다.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4회초 1사 1,2루 KIA 김도영이 3점 홈런을 쳐낸 뒤 동료들에게 축하받고 있다. ⓒ 연합뉴스

 
2010년대 루키들 부진, 2020년대 루키들은 맹활약

타이거즈의 연고지인 광주·전라지역은 선동열과 이종범( LG 2군 감독), 박재홍(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서재응(KIA투수코치), 김병현, 최희섭, 양현종 등 한국 야구사에 남을만한 위대한 선수들을 대거 배출한 곳이다. 하지만 연고지역 1차 지명이 부활한 2014년부터  KIA가 심사숙고해 선택한 1차 지명 유망주들은 안타깝게도 KIA의 핵심전력으로 성장한 경우가 무척 드물었다.

2014년 1차 지명으로 선택한 효천고의 우완 차명진은 프로 데뷔 6년째가 되던 2019년 프로 데뷔 첫 승을 기록했지만 2020년 0.1이닝5실점, 작년 10.2이닝9실점을 기록한 후 KIA에서 방출 당했다. 2015년 1차지명이었던 대졸우완 이민우(한화)는2020년 시즌 6승을 기록하며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하는 듯 했다. 하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확실히 잡지 못한 이민우는 KIA마운드에 정착하지 못하고 지난 4월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로 이적했다.

광주일고 에이스로 201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KIA의 1차 지명을 받은 김현준 역시 프로 입단 후 4년 동안 부상과 군복무 등으로 한 번도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2020년 1군에 데뷔한 김현준은 15경기에서 1승1홀드의 성적을 올렸지만 평균자책점이 무려 12.56에 달했다. 김현준은 작년 19경기에서 1패2홀드5.49, 올해 9경기에서 1패5.40을 기록하고 있지만 아직 풀타임 1군 선수로 활약하지 못하고 있다.

2017년 투수 유승철,2018년 포수 한준수를 지명했던 KIA는 2019년 '리틀 양현종'으로 불리던 청소년 대표팀의 좌완 에이스 김기훈(상무)을 1차지명으로 데려왔다. 김기훈은 입단 첫 해부터 선발투수로 낙점되며 큰 기대를 모았지만 2년 동안 41경기에서 3승10패1홀드5.48로 부진하다 군에 입대했다. 하지만 김기훈은 올 시즌 상무에서 10경기에 등판해 5승1패2.08로 평균자책점과 탈삼진(63개) 부문 2위를 달리며 내년 시즌을 기대케 하고 있다.

2010년대 1차 지명 선수들의 부진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KIA는 2020년대 들어 2010년대의 '시련'을 보상 받기 시작했다. 2020년 1차 지명 정해영은 루키 시즌 필승조로 활약하다가 작년부터 KIA의 마무리 투수가 됐고 작년 1차 지명 이의리는 1985년의 이순철(SBS스포츠 해설위원) 이후 36년 만에 타이거즈에 신인왕 타이틀을 안겼다. 그리고 KIA는 202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엄청난 거물 유망주가 둘이나 등장하면서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7월 8경기서 3홈런 OPS 1.244 대폭발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종종 연고지에 실력이 비슷한 선수 2명이 등장하면 구단은 큰 고민에 빠지게 된다. 2022년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KIA 역시 같은 이유로 고민에 빠졌는데 두 선수 모두 역대급 재능을 갖춘 유망주로 평가 받으면서 KIA의 고민은 더욱 커졌다. 결국 KIA는 시속 155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던지는 진흥고의 투수 문동주(한화)를 포기하고 이종범 이후 가장 다재다능한 유격수 자원으로 꼽히던 동성고의 내야수 김도영을 선택했다.

스프링캠프부터 남다른 재능을 뽐내던 김도영은 시범경기에서 12경기에 출전해 타율 .432 2홈런5타점7득점3도루OPS(출루율+장타율)1.068을 기록하면서 시범경기 타격왕에 등극했다. 이에 김종국 감독은 차원이 다른 잠재력을 보여준 김도영을 LG와의 개막전에서 1번 유격수로 선발출전 시켰다(참고로 프로 첫 해 73도루를 기록했던 이종범도 루키 시즌 초반에는 1번이 아닌 9번 타자로 시작한 바 있다). 

하지만 프로경험이 전무한 김도영에게 1번은 너무 버거운 자리였다. 김도영은 4월 한 달 동안 타율 .179 4타점11득점1도루로 김종국 감독과 팬들의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했다. 김도영은 시즌을 거듭하면서 타율을 2할대 초반까지 끌어 올렸지만 2루수 김선빈, 유격수 박찬호, 3루수 류지혁으로 내야진을 꾸린 KIA에서 김도영이 들어갈 자리는 없어 보였다. 하지만 김도영은 7월의 시작과 함께 전혀 다른 선수로 변모하며 KIA의 연승을 이끌고 있다. 

1일 SSG랜더스와의 경기에서 프로 데뷔 첫 홈런을 터트린 김도영은 이틀 후에도 홈런을 쏘아 올리며 연패에 빠진 KIA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김도영은 3일 SSG전부터 10일 한화전까지 5경기 연속안타를 때려냈고 12일 LG전에서 드디어 프로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3회 좌전안타로 출루해 황대인의 적시2루타 때 홈을 밟은 김도영은 4회 1사1,2루에서 LG선발 이민호의 초구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 중단에 꽂히는 쐐기 3점 홈런을 터트렸다.

7월에 열린 8경기 중 7경기에서 안타를 치고 있는 김도영은 7월 들어 타율 .360(25타수9안타)3홈런5타점7득점3도루OPS1.244를 기록하며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휘젓고 있다. 사실 시즌 전 김도영에 대한 기대치를 생각하면 지금의 활약은 다소 늦은 감이 있다. 하지만 만약 김도영의 7월 맹타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면 KIA는 후반기 순위경쟁에서 엄청난 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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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KIA 타이거즈 김도영 슈퍼루키 7월 맹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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