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전반기 피날레였다. 리그 최고의 국내 선발투수 맞대결서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이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키움은 10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홈 경기서 2-0으로 승리를 거두었다. 2시간 37분이 걸릴 정도로 경기 내내 팽팽한 투수전이 펼쳐졌다.

팀 분위기만 보면 키움의 우세가 점쳐지는 경기였다. 최근 가장 흐름이 좋은 국내 선발 투수 구창모와 안우진의 격돌에 많은 야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는데, 마지막에 웃은 투수는 안우진이었다.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9회초 1사 NC 권희동 타석 때 키움 문성현과 교체된 선발 안우진이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있다. 안우진은 이날 8⅓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9회초 1사 NC 권희동 타석 때 키움 문성현과 교체된 선발 안우진이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있다. 안우진은 이날 8⅓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 연합뉴스

 
'위기' 없었던, 완벽했던 안우진의 투구

안우진은 1회초부터 시속 150km가 훌쩍 넘는 패스트볼을 앞세워 NC 타자들을 요리했다. 2사 이후 박민우에게 좌전 안타를 한 차례 허용하기는 했지만, 후속타자 양의지를 뜬공으로 돌려세우면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선두타자 닉 마티니에게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한 2회초에는 박준영에게 병살타를 유도하면서 NC에게 흐름을 내주지 않았다. 2사 이후 이명기를 공 3개로 삼진 처리하면서 2회초 역시 무실점으로 마무리했다.

NC 입장에서는 출루하는 것조차 어려운 일이었다. 3회초 이후에는 안우진의 강력한 구위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7회초 2사 양의지의 안타 이전까지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오랜만에 안타가 나온 7회초 역시 NC가 원했던 첫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

안우진과 달리 비교적 출루 허용이 많았던 NC 선발 구창모는 6회말 이지영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투구수 관리 역시 쉽지 않았다. 결국 6이닝을 다 채우지 못하고 5⅓이닝 4피안타 4사사구 7탈심진 1실점을 기록, 불펜에게 마운드를 넘겨주었다.

무실점 행진을 이어간 안우진의 구속은 그대로였다. 경기가 후반에 접어들었음에도 패스트볼 시속이 150km대 중반까지 찍혔다. 여기에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는 슬라이더와 커브까지 적절하게 섞어 던지면서 NC 타선을 꽁꽁 묶었다.

8회초까지 100구를 던진 안우진은 라커룸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9회초를 앞두고 다시 마운드에 올라와 선두타자 손아섭을 상대로 헛스윙 삼진을 솎아냈다. 이날 자신의 11번째 탈삼진을 기록한 안우진은 그제서야 교체됐고, 키움 벤치와 관중석에서는 박수가 쏟아졌다. 최종 성적은 8⅓이닝 2피안타 3사사구 11탈삼진 무실점이었다.

전반기에 10승 달성... '커리어하이' 예약한 안우진

오는 12~14일 SSG 랜더스와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이 예정돼 있기는 하지만, 선발 로테이션상 에릭 요키시-타일러 애플러-정찬헌이 등판하는 만큼 안우진에게는 10일 NC전이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었다. 16일에 열리는 올스타전을 제외하면 최소 열흘 이상 쉴 수 있다는 이야기다.

2018년 1군에 데뷔해 네 시즌 동안 1군 무대서 경험을 쌓은 안우진이 선발투수로서 풀타임 시즌을 뛰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그럼에도 전반기에만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 이미 '커리어하이'를 예약했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한층 강력해진 구위와 안정적인 제구를 보여주고 있고, 시즌이 길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홍원기 감독의 철저한 관리가 뒷받침한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었다. 게다가 올스타 브레이크로 일주일 동안 휴식을 취할 수 있어 후반기에도 안우진의 활약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팀도 미소 짓기는 마찬가지다. 매번 가을야구를 가는 것에 만족해야 했으나 확실한 국내 선발 에이스의 등장으로 날개를 달았다. 후반기 순위 경쟁, 포스트시즌까지 생각해야 하는 키움은 '안우진'이 있어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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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키움히어로즈 안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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