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 한국 대표팀이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파라과이전에 대비한 훈련을 진행했다.

▲ 한국 대표팀 한국 대표팀이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파라과이전에 대비한 훈련을 진행했다. ⓒ 대한축구협회

 
 
브라질전 패배 후 칠레전 승리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벤투호가 이번에는 파라과이를 상대로 남미팀 예방주사를 맞는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0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파라과이와 평가전을 갖는다.
 
경기력 향상된 칠레전, 김민재-이재성 공백 메우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6월 A매치 4연전 가운데 3경기가 브라질, 칠레, 파라과이 등 남미팀에 집중돼 있다. 월드컵 본선 첫 경기 우루과이전에 대비한 모의고사가 한창인 가운데 이번 파라과이전은 사실상 남미팀 상대 마지막 맞춤 전략을 세울 수 있는 기회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0위의 파라과이는 한국(29위)보다 21계단이 낮다. 2022 카타르월드컵 남미예선에서는 10개팀 가운데 8위에 그쳐 3연속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파라과이와의 상대전적에서 2승 3무 1패로 근소하게 앞서 있다. 최근 두 차례 대결(2009년 8월 1-0승, 2014년 10월 2-0승)에선 한국이 모두 승리했다.
 
파라과이는 지난 2일 일본 원정에서 1-4로 크게 패했지만 당시에는 주요 유럽파들이 제외됐다. 이번 한국전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 중인 미구엘 알미론(뉴캐슬)를 비롯해 발부에나(디나모 모스크바), 오스카 로메로(보카 주니어스), 마티아스 빌라산티(그레미우) 등 유럽과 남미 주요 리그에 소속 선수들이 포함됐다. 특히 우루과이와 마찬가지로 4-2-3-1 포메이션을 사용한다는 점 또한 벤투호에게는 좋은 스파링 상대가 될 전망이다.
 
벤투호가 지난 칠레전에서 얻은 소득은 김민재, 이재성 부재를 슬기롭게 메웠다는   데 있다. 브라질전과 비교해 4명의 선발 라인업을 바꾼 벤투 감독은 손흥민을 원톱, 나상호-정우영-황희찬을 2선에 배치하는 4-2-3-1 포메이션으로 바꾸며, 부분적인 실험을 감행했다. 브라질전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해소하고, 칠레의 강한 전방 압박에 맞서 세밀하면서도 빠른 템포의 패스를 통해 승리를 거뒀다. 
 
특히 2선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정우영(프라이부르크)과 센터백 정승현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지난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70분 출전에 그쳤던 정승현은 이날 칠레전에서 풍부한 운동량으로 후방 빌드업을 억제했다. 뿐만 아니라 전반 12분에는 황희찬의 선제골을 돕는 어시스트를 올렸으며, 후반 7분 민첩한 돌파로 이바카체의 퇴장을 이끌어냈다. 기회 창출에서도 4회로 팀 내 가장 많았다.
 
또, 오른발잡이 센터백 김민재, 박지수의 부상으로 칠레전에서 선발 기회를 부여받은 정승현은 정확한 전진 패스를 공급하며, 칠레의 전방 압박을 무력화시켰다. 빌드업 이외에도 견고한 수비력으로 무실점 승리에 기여했다.
 
황희찬 지난 6일 칠레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황희찬이 이번 10일 열리는 파라과이전에서 기초군사훈련으로 인해 결장한다.

▲ 황희찬 지난 6일 칠레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황희찬이 이번 10일 열리는 파라과이전에서 기초군사훈련으로 인해 결장한다. ⓒ 대한축구협회

 
 
황희찬-정우영 이탈... 벤투 감독, 새로운 카드 꺼낼까
 
그런데 이번 파라과이전에서는 황희찬과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알 사드)이 결장한다. 황희찬은 기초군사훈련 입소로 인해 대표팀에서 소집 해제됐으며, 정우영은 훈련 도중 경미한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선수 모두 벤투 감독이 중용하는 핵심자원이다. 황희찬은 브라질전 1도움, 칠레전 1골로 이번 6월 평가전에서 가장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바 있다. 정우영 역시 벤투호의 전술에 있어 핵심적인 선수다.

벤투 감독은 9일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번 소집은 월드컵을 준비하는 중요한 과정이라 황희찬도 끝까지 함께하는 것이 좋았을 것이다. 정우영은 파라과이전에 출전할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다. 회복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 선수 공백으로 최상의 전력을 꾸릴 수 없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그는 "항상 그랬듯이 일관된 프로세스와 플레이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최선의 대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질적으로 김민재, 이재성을 포함하면 4명의 주전급이 빠지는 셈이다. 결국 2선과 3선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물론 황희찬의 자리는 상대적으로 대체할 카드가 많다. 황의조가 원톱으로 포진할 경우 자연스럽게 손흥민이 2선 측면으로 이동하는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이밖에 엄원상, 송민규, 권창훈 등이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정우영의 빈 자리는 매우 크다. 2018년 벤투호 출범 초기만 해도 정우영의 위치에는 기성용이라는 대체불가의 미드필더가 버티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기성용이 2019 아시안컵을 마지막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정우영으로 옮겨가는 그림이 그려졌다.
 
지난해 9월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라크-레바논과의 2연전에서 정우영이 코로나 확진으로 제외됐을 당시 벤투 감독은 손준호, 황인범을 번갈아가며 출전시킨 바 있다. 황인범은 다소 낯선 수비형 미드필더의 위치를 무난하게 소화하며 다재다능함을 증명했다.
 
이재성마저 없는 상황에서 황인범을 3선으로 한 칸 내릴 경우 전방과의 간격이 넓어진다. 고승범, 김진규, 백승호, 김동현 중 최소 1-2명은 벤투 감독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백승호는 브라질전에서 선발 출전했으며, 고승범은 칠레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 짧게나마 그라운드를 누볐다. 6월 A매치 기간에 한 경기도 나서지 못한 김진규와 김동현이 벤투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을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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