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넘게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한 앨버트 수아레즈(삼성 라이온즈)가 오랜만에 환하게 웃었다.

삼성은 8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원정 경기서 4-2로 승리를 거두었다. 전날 연장 승부 끝에 롯데를 꺾은 삼성은 5위 자리를 그대로 지켰고, 6위 두산 베어스와 격차를 1경기 차로 벌렸다.

두 팀 모두 외국인 투수를 선발로 내세운 날이었다. 특히 양 팀 선발투수 모두 그 어느 때보다 경기에 임하는 각오가 남달랐다. 수아레즈 못지 않게 롯데 선발 찰리 반즈도 두 경기 연속으로 QS+(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기록하고도 모두 패전을 떠안을 정도로 운이 좋지 않았다. 이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타선의 득점 지원이 필요한 경기였다.
 
  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1회말 삼성 선발투수 수아레즈가 역투하고 있다.

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1회말 삼성 선발투수 수아레즈가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108구 역투 펼친 수아레즈의 판정승

기선제압에 성공한 팀은 롯데였다. 리드오프 안치홍을 시작으로 전준우, 이대호, 피터스까지 무려 네 타자 연속 안타로 선취점을 뽑아냈다. 그러나 이어진 무사 만루 기회에서 추가점이 나오지 않아 분위기를 확실하게 잡았다고 볼 수 없었다. 반대로 말하면, 수아레즈 입장에서는 경기 초반 큰 고비를 넘으면서 한숨을 돌린 1회 말이었다.

그러자 삼성 타선이 수아레즈를 돕기 시작했다. 4회 초 선두타자 김지찬의 안타에 이어 박승규의 희생번트로 득점권 기회를 잡았고, 2사 3루서 롯데 포수 정보근의 패스트볼을 틈 타 3루주자 김지찬이 홈을 밟았다.

두 팀의 희비가 엇갈린 것은 5회 초였다. 이해승의 1타점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한 상성은 김지찬의 땅볼 때 3루주자의 득점, 구자욱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두 점을 더 보탰다. 순식간에 두 팀의 거리는 3점 차까지 벌어졌고, 반즈는 5회 초에만 31개의 공을 던졌다.

반면 수아레즈는 상대 타자의 출루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5회 말에는 1사 1루서 이대호를 병살타로 돌려세우는가 하면, 6회 말에는 1사 1루서 이호연과 박승욱을 차례로 삼진 처리하면서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

수아레즈의 최종 성적은 6이닝 6피안타 1사사구 6탈삼진 1실점, 지난 달 21일 kt 위즈전 이후 18일 만에 QS(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7회부터 마운드를 책임진 구원 투수(이승현, 김윤수, 오승환)는 1이닝씩 도맡았다. 9회 말 롯데가 마무리 오승환을 어떻게든 공략해보려고 했지만, 한 점을 뽑는 데 그쳤다.

잘 던지고도 돋보이지 않았던 수아레즈

데이비드 뷰캐넌, 호세 피렐라뿐만 아니라 수아레즈도 시즌 초부터 순항 중이었다. 특히 시속 150km가 넘는 투심패스트볼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강력한 힘을 발휘하면서 타자들을 어렵게 만들었다. 이날 롯데 타자들 역시 수아레즈의 투심패스트볼을 쉽게 때려내지 못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단지 4월 21일 NC 다이노스전에서 KBO리그 데뷔 첫승을 거둔 이후 좀처럼 승리투수가 되지 못해 승수가 쌓이지 않았을 뿐이다. 수아레즈가 선발로 나올 때마다 타선의 득점 지원이 어땠는지만 봐도 알 수 있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8일 경기 이전까지 수아레즈는 경기당 3.20점의 지원을 받았다. 이는 리그에서 고영표(2.31점), 배제성(2.97점)에 이어 세 번째로 낮은 수치였다. 투고타저 현상이 두드러지는 시즌임을 감안해도 활약에 비해 승리를 따내지 못한 경기가 많았던 게 사실이다.

여러 팀이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에 비해 삼성은 외국인 선수 걱정이 없는 몇 안 되는 팀 중 하나다. 수아레즈가 좀 더 힘을 낼 수 있도록 타자들이 분발해야 한다. 시즌 2승 달성에는 성공했지만, 이날 삼성 타선이 얻은 점수는 4점이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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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기록 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 수아레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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