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회장배 전국컬링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최연소' 선수 김슬.

이번 회장배 전국컬링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최연소' 선수 김슬. ⓒ 박장식

 
7일부터 12일까지 의성에서 열리는 회장배 전국컬링대회 학생부.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많은 선수들이 참여하는 이번 대회에서 눈에 유독 띄는 선수가 있었다. 다른 선수들의 반 만한 키에 '스톤이나 밀 수 있을까' 싶다가도, 막상 리드 샷을 던지는 모습을 보면 정확한 투구에 깜짝 놀라곤 했다.

열 살, 올해로 초등학교 3학년인 의정부컬링스포츠클럽의 김슬 선수가 주인공이다. 의정부클럽은 김슬 선수를 비롯해 스킵 김하경 선수 등의 활약에 힘입어 우승을 차지하는 기록을 써냈다. 특히 의정부클럽은 지난 2월 열린 동계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따면서, 올해 대회 2연패에 올랐다.

벌써 컬링 '3년차' 선수라는 김슬 선수. 이번 동계체전에서는 '최연소 금메달리스트'라는 재미있는 기록까지 써내며 대한체육회로부터 꿈나무상을 받기도 했다고. 이번에는 '회장배 최연소 금메달리스트'가 되었던 10일, 전화로 김슬 선수를 만났다.

"오빠가 간 컬링장에서... 나도 해보겠다고 했어요"

김슬 선수가 컬링을 처음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1학년 때의 일이었다. 김슬 선수의 어머니인 정호영씨는 김슬 선수의 오빠인 김율 선수와 함께 컬링을 시작했다며 김슬 선수의 이야기를 전했다. 정호영씨는 "잘 아는 지인 분이 '아들이 하고 있는데 재밌다'며 컬링을 소개시켜 줘서 체험을 하러 간 것이 계기"라며 웃었다.

원래는 컬링을 오빠 혼자 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김슬 어린이도 오빠가 컬링장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나도 해보고 싶다'고 해서 컬링장에 들어갔는데, 팀에 들어가게 되었다는 것이 어머니의 설명. 정호영씨는 "감독님이 들어와 보라고 했는데, 너무 잘 한다고 팀에 들어가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하시더라"고 말했다.

그렇게 체험하듯 컬링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김슬 선수. 사실 '영미!' 김영미 선수가 컬링 선수인지도 모른 채 그저 재미있어서 컬링을 시작했단다. 나중에 김슬 선수의 아버지가 올림픽 장면을 보여준 덕분에 '팀 킴' 선수들이 컬링 선수라는 것을 알았을 정도라고.
 
 김슬 선수가 이번 회장배 대회에서 스톤을 투구하는 모습.

김슬 선수가 이번 회장배 대회에서 스톤을 투구하는 모습. ⓒ 김슬 선수 가족 제공

 
그런 김슬 선수는 팀에서 중심 역할을 맡게 되었다. 지난 동계체전에서도 주전으로 출전해 초등부 우승을 기록했고, 이번 회장배 대회에서도 '언니'들과 함께 주전 멤버로 출전했다. 리드 포지션에 출전한 김슬 선수는 다른 초등학교 고학년 선수들 못잖게 스톤을 투구한다고. 올해 회장배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는 주역이 되었다.

더욱이 오빠 김율 선수도 남자 초등부 대회에 출전해 금메달을 따내면서, 남매가 모두 금메달리스트가 된 진기록을 쓰게 되었다. 정호영씨는 "남녀 팀이 너무 잘한 덕분에 율이도, 슬이도 모두 금메달을 딸 수 있게 된 것이 너무 좋았다"며 '2관왕 남매'와 함께한 소감을 전했다.

"팀 킴 언니들에게 이것저것 배우고 싶어요!"
 
김슬 선수는 전화로 만난 인터뷰에서 이번 대회 우승에 대해 "기분이 뿌듯하다. 감독님이랑, 언니들 덕분에 우승한 것 같다"면서, 특히 "스킵인 하경이 언니에게 고맙다"며 우승 소감을 전했다. 특히 "컬링 할 때, 연습 할 때 언니들이 잘 해줘서 더 좋다"며 팀 케미도 자랑했다.

김슬 선수는 이번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김영미 선수가 컬링을 하는 것을 보고 컬링이 정말 유명한 종목이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김슬 선수는 "김영미 선수에 대해서는 알았지만, 이번 올림픽을 보고 나서 내가 그 종목을 하는 걸 알았다"며 웃었다.

특히 '최연소 동계체전 컬링 메달리스트'가 된 김슬 선수는 "동계체전에서 금메달 땄을때는 내가 제일 어린 나이인 것을 몰랐는데, 엄마가 말해 줘서 꿈나무상을 받으러 가면서 알게 되었다"면서, "금메달 따는 것도 좋지만, 사람들에게 그런 점으로 칭찬받는 것도 더 좋은 것 같다"고 웃었다.

김슬 선수가 닮고 싶은 선수는 단연 '팀 킴' 선수들. 김슬 선수는 특히 "'팀 킴' 언니들을 만나서 웨이트 감 찾는 방법도 배우고 싶고, 작전 짜는 방법도 배우고 싶다"면서, "언니들 만나서 함께 컬링 경기도 해 보고 싶다"고 웃었다. 특히 김은정 선수에 대해서도 "테이크아웃 잘 하고, 드로우 잘 하는 것을 닮고 싶다"고 전했다.

"스톤을 던졌는데 하우스 중앙에 들어왔을 때 뿌듯하고 좋다"는 천생 컬링 선수, 김슬 선수의 꿈은 멋진 컬링 국가대표가 되는 것. 김슬 선수는 "고등학교 올라가서는 청소년 올림픽에도 나가고 싶고, 10년 뒤에는 올림픽까지 출전할 수 있는 멋진 국가대표 선수가 되고 싶다"며 자랑스럽게 꿈을 드러냈다.

컬링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면 여느 국가대표 선수 못지 않게 이야기를 꺼내곤 했던 김슬 선수는 이번 회장배 대회 우승으로 2022 꿈나무선수에 추천되기도 했다. 김슬 선수가 가장 어린 메달리스트로 주목받는 것을 넘어, 10년 뒤에는 한국 컬링을 이끌어나갈 한 축에 설 모습을 기대해보아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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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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