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1회 말 삼성 선발투수 원태인이 역투하고 있다.

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1회 말 삼성 선발투수 원태인이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5월의 첫 번째 금요일, '사자군단 에이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이 2만 명 넘는 관중 앞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삼성은 6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원정 경기에서 5-0으로 승리를 거두고 3연승을 질주했다. 지난 주말 3연전부터 6일까지 7경기서 6승 1패를 기록할 정도로 좋은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양 팀이 '클래식 시리즈' 콘셉트에 맞춰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하는가 하면, 선수단 전원이 올드 유니폼을 착용하고 경기를 소화해 올드 팬들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또한 2019년 5월 25일(LG 트윈스전) 이후 무려 1077일 만에 사직야구장이 만원관중(22,990석)으로 꽉 들어차며 최근 두 팀에 대한 높은 관심을 실감할 수 있었다.

5회초 3득점을 뽑아내면서 승기를 굳힌 삼성이 시리즈 기선제압에 성공한 가운데,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성장한 원태인이었다.

시즌 첫 8이닝 투구, 완벽했던 원태인의 하루

출발은 썩 좋지 못했다. 1회말 롯데의 리드오프 안치홍과 8구 승부 끝에 중전 안타를 허용해 선두타자를 내보냈다. 추재현과 한동희를 각각 삼진, 뜬공으로 처리했으나 전준우에게 좌전 안타를 맞으면서 득점권 위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후속타자 DJ 피터스를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1회말을 넘겼다.

2회말 역시 선두타자 이대호의 2루타에도 흔들리지 않고 무실점으로 위기를 모면한 원태인은 이닝을 거듭할수록 안정감을 찾아갔다. 5회말까지 매 이닝 주자가 한 명씩 루상에 출루했지만, 실점은 단 한 점도 없었다.

효율적인 투구수 관리로 롯데 타자들을 요리한 원태인은 6회말 한동희-전준우-피터스로 이어지는 타선을 상대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고, 7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라와서 이대호-정훈-김민수를 차례로 범타 처리했다.

8회말에도 원태인의 위력은 여전했다. 선두타자 지시완에게 뜬공을 유도하면서 8회말을 시작한 원태인은 마지막 타자 추재현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는 순간 주먹을 불끈 쥐면서 환호했다.

이날 104구를 던진 원태인의 최종 성적은 6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 지난 달 12일 한화 이글스전(7이닝 무실점) 이후 24일 만에 실점 없이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8이닝을 끌고 간 것은 올 시즌 들어 처음이었다. 흠 잡을 데 없는 '완벽한' 하루였다.

에이스 자격 입증한 원태인, 자존심 회복했다

2019년 1군에 데뷔한 원태인은 지난해 정규시즌 14승을 기록, 3시즌 만에 잠재력을 터뜨렸다. 덕분에 2020 도쿄올림픽 야구 대표팀 엔트리에 승선하면서 결과와 관계없이 의미 있는 경험을 했다.

기대감이 한껏 높아진 탓일까, 4월부터 승승장구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 시즌 초반 원태인은 등판할 때마다 아쉬움을 남겼다. 6일 경기 전까지 6이닝 이상을 던진 게 4경기 중에서 1경기 밖에 없을 만큼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그러나 롯데를 상대로는 달랐다. 투구 내용, 이닝 소화 어느 것 하나 부족한 게 없었다. 돌이켜보면 지난해 시즌 첫 7이닝 투구를 기록한 것도 사직 롯데전(4월 18일)이었는데, 당시 7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친 이후 상승곡선을 그려나갔다.

현재 순위에 안주할 수 없는 삼성으로선 외국인 원투펀치를 받쳐줄 국내 선발 투수들의 호투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한 백정현과 더불어 원태인의 역할이 부각될 수밖에 없는 가운데서 이번 등판을 기점으로 팀의 도약을 이끌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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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BO리그 삼성라이온즈 원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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