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벨라루스 선수의 출전 금지를 발표하는 윔블던 홈페이지 갈무리.

러시아·벨라루스 선수의 출전 금지를 발표하는 윔블던 홈페이지 갈무리. ⓒ 윔블던

 
세계 테니스 4대 메이저대회 영국 윔블던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를 퇴출했다.

윔블던을 주관하는 올잉글랜드론테니스클럽(AELTC)은 20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의 출전을 금지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올잉글랜드클럽은 "러시아의 불법 행위에 대한 보편적인 비난에 공감하고, 영국 스포츠 기관으로서 더 넓은 의무의 맥락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사태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스포츠 대회와 관련하여 영국 정부가 내린 지침을 따랐다"라고 설명했다.

윔블던 "선수 개인의 고통 안타깝지만... 우크라 도와야"

이어 "부당하고 전례 없는 군사 침략 상황에서 러시아 정권이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 출전으로 어떠한 이익도 얻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으로 영향을 받는 선수 개인에게는 힘든 일이고, 러시아 지도부 때문에 그들이 고통받는 것이 안타깝다"라면서도 "지금은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모든 것을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다만 대회가 열리는 6월까지 상황에 '큰 변화'가 생길 경우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윔블던은 6월 27일부터 7월 10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이번 결정으로 올해 윔블던에는 남자 단식 세계랭킹 2위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 여자 단식 세계랭킹 4위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 등 러시아와 벨라루스 출신 상위 랭커들이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선수 외에 코치, 심판, 물리치료사 등은 대회에 참여할 수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나이젤 허들스톤 영국 체육부 장관은 "윔블던 측의 단호한 결정을 환영한다"라며 "영국은 러시아의 야만적인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는 데 스포츠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국제사회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러시아 "선수를 인질로 잡아" 강력 반발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2위 다닐 메드베데프(사진) 등 러시아·벨라루스 선수의 윔블던 출전 금지를 보도하는 영국 BBC 갈무리.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2위 다닐 메드베데프(사진) 등 러시아·벨라루스 선수의 윔블던 출전 금지를 보도하는 영국 BBC 갈무리. ⓒ BBC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대대적인 군사 작전을 벌이고 있으며,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벨라루스는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 선수가 특정한 정치적 편견, 음모, 적대 행위의 인질이 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라며 "기량이 뛰어난 러시아 선수가 많기 때문에 (이들이 출전하지 못하면) 이번 윔블던은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스포츠계의 러시아 보이콧은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앞서 국제축구연맹(FIFA)이 2022 카타르 월드컵에 러시아의 출전을 금지했으며, 세계 최대 아이스하키리그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도 러시아와의 관계를 단절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러시아와 벨라루스에서의 대회 개최 및 선수 출전 금지를 권고하자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국제농구연맹(FIBA), 국제배구연맹(FIVB) 등 여러 종목의 국제연맹이 동참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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