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4강간다!" 안산공업고 선수들이 신세계·이마트배 4강 진출을 이룬 후 기뻐하고 있다.

▲ "우리가 4강간다!" 안산공업고 선수들이 신세계·이마트배 4강 진출을 이룬 후 기뻐하고 있다. ⓒ 박장식

 
2022 신세계·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의 준결승이 9일 치러진다. 앞선 8강전에서 장충고등학교, 안산공업고등학교, 충암고등학교, 그리고 북일고등학교까지 네 곳의 학교가 4강으로의 진출을 확정지었다.

장충고등학교나 충암고등학교처럼 최근 우승 경험이 있었기에 이번 대회에서도 선전이 예상되었던 학교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학교도 있었다. 특히 가장 큰 이변은 안산공업고. 김광현 선수의 졸업 이후 청룡기에서 4강에 올랐던 2017년 이후 5년만에 4강 고지를 밟는 이변을 선보였다.

북일고등학교도 지난 기간동안 어려웠던 일들을 겪고 4강 고지를 밟았다. 여러 어려움 속에서 이상군 감독 체제 하에 리빌딩을 실시한 북일고는 투타의 조화 속에 4강까지 올랐다. 결승 경기가 열릴 문학야구장에 입성할 팀은 이들 중 단 두 팀. 어떤 학교가 문학야구장에서 SSG배의 첫 우승기를 들어올릴지 주목된다.

"김광현 선수 앞에서...", "응원 감사합니다"

장충고등학교는는 덕수고등학교를 5-1로 꺾었다. 상대를 압도한 타선과 투수력이 만들어낸 승리였다. 2년 전 청룡기에서 우승했던 DNA를 안고 경기에 나서는 장충고는 그 때와 달리 모두에게 박수받는 현장에서 우승을 꿈꾼다. 2년 전에는 코로나19 탓에 무관중이었던 야구장에서 우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장충고등학교는 다시 열린 야구장에서 이제 학부모, 동문, 그리고 친구들의 응원이 시끌벅적한 가운데 경기에 임한다. 목표는 응원받으며 차지하는 우승이다. 정준영 선수는 "부담감도 있고 하지만, 응원 이렇게 해주시니까 감사하고 재밌다."며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충고등학교 선수들은 어려운 경기들을 치른 끝에 4강까지 올랐다.

장충고등학교 선수들은 어려운 경기들을 치른 끝에 4강까지 올랐다. ⓒ 박장식

 
한편 8강전의 '대이변'은 안산공업고등학교의 차지였다. 장충고등학교가 '괴물투수' 심준석의 덕수고등학교를 꺾은 것이야 그러려니 하더라도, 안산공업고의 선전이 놀라워다. 안산공고는 부산고등학교를 4-2의 스코어로 꺾고 4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마운드에서는 야수로 나오곤 했던 하상욱 선수가 역투를 펼쳤다.

하상욱 선수는 5.1이닝동안 105구를 꽉 채워 던지며 던졌다. 비록 한 점의 실점은 있었지만, 안산공업고가 경기 초반 넉 점을 올려두었기에 엄청난 호투였다. 투수로 주로 출전하지 않았던 하상욱 선수가 나와 역투를 펼치면서, 투수가 많지 않았던 안산공고는 마운드 자원을 아끼면서 승리하는 큰 성과를 얻었다.

경기 후 송원국 안산공고 감독의 설명은 놀라웠다. 하상욱 선수의 경기는 부상투혼이었기 때문이었다. 송 감독은 "하상욱 선수가 허리에 통증이 있어서 타자로 나갈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상욱이가 '던지는 것은 가능하다. 아이들 다 뛰는데 내가 출전하지 못하면 인생에 후회할 것 같다'며 요청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송 감독은 "상욱이가 투구하는 것은 허리에 통증이 오지 않는다고 하더라. 그래서 출전을 허락했다. 그런데 너무 잘 해줬다."며 하상욱 선수를 칭찬했다. 

송 감독은 현역 시절 '끝내기의 사나이'로 유명했다. 2001년 두산 베어스 소속이었던 그는 SK와의 경기에서 '어린왕자' 김원형을 상대로 9회말 2사 만루 동점 상황 1군 데뷔 첫 타석에 나섰다. 그는 긴장되는 순간을 풀어내는 초구 끝내기 홈런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런 경력이 선수들에게 이어질 것으로 송 감독은 기대한다.

그는 "상대가 센 팀이지만 우린 뚝심이다. 잘 하면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면서, "내가 현역 때 했던 것을 아이들이 알더라. 내가 20년 전 했던 것처럼 아이들도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라고 스스로 생각한다면 아이들도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웃었다.

송 감독의 바람은 인천SSG랜더스필드, 즉 문학야구장에서 열릴 결승전에서 안산공업고 출신의 김광현 선수가 후배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다. "결승에 가서, 가장 이름난 선배가 뛰는 야구장에서 경기하는 것도 정말 좋을 것 같다"며 그는 바랐다.

"명문고라는 말 다시 듣게", "SSG배도 우승을"
 
 신세계·이마트배 4강전 경기에서 북일고등학교 홍준서 선수가 3루에 슬라이딩하고 있다.

신세계·이마트배 4강전 경기에서 북일고등학교 홍준서 선수가 3루에 슬라이딩하고 있다. ⓒ 박장식

 
천안 북일고등학교는 '한화 이글스 3군'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실력이 좋고, 프로 지명도 많았던 야구팀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은 아쉬웠다. 저조한 전국대회 성적 속에 2년 전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프로야구 신인 지명 37년만에 북일고 선수의 이름이 불리지 않는 굴욕도 겪었다. 하지만 이번 SSG배는 그런 북일고의 부활 무대였다.

16강에서 충청권역 라이벌인 세광고를, 8강에서 경북고를 꺾은 천안북일고는 이번 SSG배의 의미가 더욱 크다. 최근의 부진으로 듣지 못했던 '야구 명가'라는 말을 다시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경력이 길었던 이상군 감독의 지도 아래 선수들은 다시 부활을 꿈꾼다.

이 감독은 "첫 대회에서 4강까지 들었으니, 좋은 징조로 봐야 할 것 같다. 모교라서 그런지, 선수들이 다시 성장하면서 기량이 좋아지는 모습 보는 것이 재미있다. 이제 북일고가 부활하는 중이다."라며 웃었다. 특히 "투수들이 너무 좋다. 모든 경기를 통틀어 지금까지 점수를 두 점밖에 안 내줬다."며 칭찬했다.

특히 이 감독은 결승전에 나서게 된다면 감회가 더욱 새로울 터. 한화 이글스 코치, 감독대행을 거치던 시절 있었던 덕아웃에서 이제는 아이들과 함께 경기에 나서기 때문이다. 그는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모교 감독으로 프로 때 밟던 문학을 밟으니 말이다."라며, "충암고와 경기도 재밌게 잘 해보겠다"며 다짐했다.

북일고 주장이자, 4번타자인 문현빈 선수도 4강과 결승의 의미가 깊다. "U-15 국가대표 때 만난 윤영철 선수의 팀과 처음으로 만나니 반갑다"며, "잘 맞붙고 싶다."고 웃었다. 특히 문현빈 선수는 "문학 무조건 가고 싶다. 야구장보다도 결승에 가는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라며, "우승으로 우리 학교가 명문고라는 말을 다시 듣고 싶다."고 각오했다.
 
 충암고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의 모습. 충암고는 북일고를 상대로 일전을 치른다.

충암고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의 모습. 충암고는 북일고를 상대로 일전을 치른다. ⓒ 박장식

 
이에 맞서는 충암고등학교는 2년 사이 세 번째 우승을 노린다. 지난해 열린 대통령배, 그리고 청룡기에서 모두 우승한 충암고였지만, SSG배가 협회장기로 존속하던 시절부터 해당 대회의 우승이 없었다는 것이 유일한 흠이었다. 그런 단 하나의 흠을 채워줄 기회가 이번 SSG배가 된 셈이다.

충암고 에이스 윤영철 선수의 기대도 크다. 윤영철 선수는 "경기들을 다 이겨서 신세계·이마트배에서 꼭 우승하고 싶다."며 다짐한 터. 선수들의 바람이 이번 대회에서의 우승, 그 이전에 북일고와의 맞대결에서 승리로 장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4강전은 9일 낮동안 목동야구장에서 펼쳐진다. 장충고등학교와 안산공업고등학교의 경기가 먼저 펼쳐지고, 충암고등학교와 북일고등학교의 경기가 뒤를 잇는다. 중계는 SPOTV를 통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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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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