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남자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남자 대표팀 선수들. 김창민 선수가 선수들과 대화하고 있다. (Alina Pavlyuchik)

2022 남자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남자 대표팀 선수들. 김창민 선수가 선수들과 대화하고 있다. (Alina Pavlyuchik) ⓒ 세계컬링연맹 제공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2022 남자 컬링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남자 컬링 대표팀 경북체육회 선수들이 강팀을 상대로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강한 팀들을 상대로 2승을 거두는 등 다른 경기장보다 까다로운 빙질에도 적응한 듯한 모습이다.

남자 컬링 대표팀 경북체육회(김수혁·김창민·김학균·성세현·전재익) 선수들은 한국 시간으로 4일 새벽 열린 스코틀랜드 '팀 카일 워델'을 상대로 짜릿한 승리를 거둔 데 이어, 5일 이른 아침 열린 홈 팀, 미국의 '팀 코리 드롭킨'과의 맞대결에서도 완승을 거두며 2승째를 올렸다. 

하지만 비교적 약세로 분류되는 두 팀과의 열전에서는 패배를 거둬 아쉬움을 남겼다. 선수들은 한국 시간으로 3일 열린 노르웨이와의 개막전에서 패배한 데 이어, 4일에는 덴마크와의 경기에서 연장전 끝 석패를 거두며 아쉬움을 남겼다. 

신들린 테이크아웃 쇼, 아이스리딩이 가져온 승리

선수들은 4일 새벽 열린 스코틀랜드와의 경기에서 9-6의 완승을 거뒀다. 첫 엔드 두 점을 벌어둔 데 이어 불의의 역전 상황에서도 막판 주도권을 찾아오는 등 선수들의 투혼이 빛났다. 이어 5일 새벽 열린 미국과의 경기에서는 초반부터 석 점을 따내는 호투 속에 10엔드 도중 미국의 경기 기권으로 9-7의 승리를 거뒀다.

선수들이 이른바 '컬링 강국'들을 상대로 2승을 올린 데에는 남자 컬링의 '비기'인 테이크아웃 샷이 통했던 것이 꼽힌다. 이날 대표팀 선수들은 자신의 비기였던 센터 싸움을 이어가면서, 필요할 때 과감하게 던진 테이크아웃 샷들이 통하며 승리로 가는 문을 확실하게 열어제꼈다.
 
 2022 남자 컬링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성세현 선수(왼쪽)과 김학균 선수가 함께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Alina Pavlyuchik)

2022 남자 컬링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성세현 선수(왼쪽)과 김학균 선수가 함께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Alina Pavlyuchik) ⓒ 세계컬링연맹 제공

 
특히 미국전에서 이런 테이크아웃 샷이 통했다.  성세현 선수가 경기 중반 하우스를 열어제끼면 김수혁 선수가 득점으로 연결했다. 특히 10엔드 성세현 선수는 하우스 안에 있던 미국 스톤 세 개를 모두 제거하면서, 한국의 스톤은 전혀 빼내지 않는 완벽한 샷을 선보이는 등 막판 미국의 추격의지를 꺾기도 했다.

또 다른 승리 요인으로는 아이스리딩이 꼽힌다. 라스베이거스 올리언스 아레나에서 열린 이번 세계선수권의 얼음은 다른 대회보다 더욱 '컬'이 강하게 들어가고, 아이스 왼쪽과 오른쪽의 샷 감각이 다른 등 다른 대회보다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팀 선수들은 그런 상황 속에서 다른 팀들에 비해 빠르게 아이스 감각을 찾곤 한다.

앞서 스코틀랜드전 역시 아이스의 특수한 상황을 이용했다. 선수들은 첫 엔드부터 두 점의 득점을 올리고, 마지막 엔드에는 스틸까지 뺏어내며 승리를 굳히는 등 아이스에 완벽히 적응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아이스 탓에 터져나온 스코틀랜드의 실수를 역이용하는 등 흠 잡을 데 없는 경기를 이어갔다.

김창민과 김수혁, 두 베테랑 선수들의 투혼도 강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요인이라 할 수 있다. 김창민 선수는 서드 샷에서 쉽지 않을 스위핑을 이어가고 있고, 김수혁 선수는 스킵이라고 해서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기보다는 김창민 선수의 전략을 따라가는 등 많은 것을 양보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자잘한 미스 줄이고, 샷 성공률 높여야
 
 2022 남자 컬링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남자 대표팀 김수혁 스킵.

2022 남자 컬링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남자 대표팀 김수혁 스킵. ⓒ 세계컬링연맹 제공/Steve Seixeiro

 
물론 비교적 강팀이 아닌 팀으로 여겨지는 팀에게 일격을 당한 것은 뼈아팠다. 경북체육회 선수들은 개막전에서 노르웨이에 3-7의 스코어로 석패했고, 덴마크전에서는 연장까지 간 접전 끝에 6-7로 아쉬운 패배를 거뒀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샷 성공률에 있다. 특히 서드 샷과 포스 샷에서 자잘한 실수가 보이고, 우리의 점수로 연결되어야 할 것이 상대의 점수가 되는 아까운 상황도 이어졌다. 한국 선수들이 비교적 약팀으로 분류되었던 상대에게 고전했던 이유 역시 중요한 순간에서의 샷 미스를 들 수 있다.

한국 선수들의 샷 및 드로우 성공률은 그리 높지 않다. 김수혁 선수의 경우 이번 대회 포스 성공률이 74.4%로 전체 선수들 중 8위에 올라 있고, 김창민 선수는 서드 샷 성공률이 73.5%로 10위를 기록하고 있다. 성세현 선수는 세컨드 샷이 76.8%의 성공률로 전체 9위, 김학균 선수는 82.0%의 리드 샷 성공률로 전체 10위에 올라 있다.

물론 샷 성공률이 직접적인 점수와 큰 연관이 없다지만, 반대로 중요한 순간 미스 샷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표가 된다. 실제로 미국전에서도 웨이트 미스로 인해 중요한 때 간담이 서늘한 순간이 적잖았다. 아직은 하위권에 머무르는 샷 성공률을 끌어올리는 것이 본격적인 결선 레이스에 들 수 있는 비책이 될 테다.

한편 김수혁 선수는 미국전 직후 공식 인터뷰에서 "팀원들이 다들 하려고 하는 의지가 많이 있는 것 같다. 내가 더 정신차리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모두가 맘에 들고 좋았다"라면서 강팀을 상대로 2승에 오른 소감을 전했다.

특히 김수혁 선수는 미국전, 스코틀랜드전의 승리로 중위권 싸움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것에 대해서도 "노르웨이전과 덴마크전이 많이 아쉬웠다. 운용적인 부분에서 미스가 많았는데, 그 부분을 보완하면 남은 경기 좋은 성적을 보일 테고, 6강 싸움도 가능할 것이다. 지난 경기는 잊고, 앞으로 디테일을 살려 운영할 수 있도록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며 각오했다.

선수들은 계속해서 도전을 이어나간다. 한국 시간으로 6일 새벽 1시에는 핀란드 '팀 칼레 키스키넨'과의 경기가, 같은 날 11시에는 체코 '팀 루카스 클리마'와의 경기가 이어진다. 승리를 벌어두는 것이 절실한 6일 경기에서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가질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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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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