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시즌 LG 트윈스를 상대로 개막전을 치른 NC 다이노스는 이명기(좌익수)-박민우(2루수)-나성범(우익수)-양의지(포수)-애런 알테어(중견수)-권희동(지명타자)-박석민(3루수)-강진성(1루수)-김찬형(유격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그리고 올해, 시즌 첫 경기를 소화한 NC의 라인업에는 지난해 개막전과 비교했을 때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었다. 박건우(중견수)-전민수(지명타자)-손아섭(우익수)-닉 마티니(좌익수)-박준영(3루수)-오영수(1루수)-서호철(2루수)-박대온(포수)-김한별(유격수)까지 9명 모두 새로운 얼굴이 자리를 차지했다.

결과는 처참했다. NC는 지난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서 0-4로 '영봉패'를 당했다. 선발 마운드에 오른 SSG 윌머 폰트를 상대로 출루 한 번 없이 9이닝 퍼펙트로 침묵을 지켰다. 10회말 김택형에게도 안타를 뽑아내지 못해 '팀 노히트' 기록을 헌납하고 말았다.
 
 지난 주말 SSG 랜더스와의 개막 2연전에 선발 출전한 박건우(왼쪽)와 손아섭(오른쪽)

지난 주말 SSG 랜더스와의 개막 2연전에 선발 출전한 박건우(왼쪽)와 손아섭(오른쪽) ⓒ NC 다이노스


예상은 했지만, 더 심각했던 NC 타선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라고 분석할 수는 있다. 술자리 파문으로 4월 한 달간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주전급 야수 4인방 없이 시즌을 시작했고, 내야에 힘을 보탤 수 있는 김주원은 발목 부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태다.

가장 뼈아픈 것은 공-수 양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전 포수 양의지와 노진혁이 개막전 엔트리서 제외된 것이다. 안 그래도 약해진 타선의 무게감이 더 줄어들면서 상대 투수에게 전혀 위협을 주지 못했다.

물론 NC가 개막전에서 만난 폰트의 컨디션은 완벽에 가까워 공략법을 찾는 게 쉽진 않았다. 그럼에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시즌 개막 전 우승후보로도 평가 받았던 팀이 맞나 싶을 정도로 실망스러운 모습이었다.

적어도 3일 경기에서는 변화의 기미를 보여줘야 했다. 안타 한 개 없이 꽁꽁 묶인 첫 경기와 달리 3일 경기에서는 안타 5개, 사사구 3개를 얻어내면서 기회가 적지 않았다. 특히 8회 말에는 오영수와 전민수의 연속 안타로 무사 2, 3루의 득점권 상황을 만들었는데, 서호철의 땅볼로 단 1득점에 그쳤다는 게 문제다.

9회말에도 박건우의 볼넷과 마티니의 안타로 상대를 압박하는 듯했지만, 윤형준-박준영-오영수 세 명의 타자가 모두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더 이상 점수 차를 좁히지 못했다. 타자들의 집중력이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 2연전이었다.

'이적생 듀오' 박건우-손아섭이 해결해야

결국 NC가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우승후보로 평가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FA 이적생 듀오' 박건우와 손아섭이 함께 살아나야 타선 전체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다른 타자들과 마찬가지로 박건우, 손아섭의 출발도 썩 매끄럽지 않은 편이었다. 개막전서 출루가 한 차례도 없었던 박건우의 경우 이튿날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고, 개막전서 10회 말 볼넷으로 골라 나가 상대의 팀 퍼펙트를 차단시킨 손아섭은 3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부진했다.

올 시즌 짜임새 있는 야구에 초점을 맞춘 NC이지만, 경기를 풀어가는 데 있어서 중장거리 타구도 이따금씩 필요하다. 그런 타구를 생산할 수 있는 타자가 바로 박건우와 손아섭이다.

그러나 시즌 초반 이들마저 제 몫을 해주지 못할 경우 이동욱 감독이 계획했던 것보다 다소 흐름이 꼬일 수도 있다. 노진혁, 양의지 등 주전급 야수가 하나둘 돌아왔을 때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하는 만큼 언제쯤 두 선수의 페이스가 정상 궤도에 진입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아직 두 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어도 기대감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게 사실이다. 일단 연패를 끊어내고 한숨을 돌리고 싶은 NC는 5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맞대결서 시즌 첫승에 도전한다. 부담감이 커진 박건우와 손아섭의 방망이가 키를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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