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여자 컬링 세계선수권에 나선 '팀 킴'의 김초희, 김선영 선수.

2022 여자 컬링 세계선수권에 나선 '팀 킴'의 김초희, 김선영 선수. ⓒ 세계컬링연맹 제공

 
여자 컬링 대표팀 '팀 킴'이 세계선수권에서 초반 레이스 강적으로 꼽혔던 미국을 상대로 완승을 거뒀다. '팀 킴'은 경기 중반 대량득점으로 상대의 기를 일찍이 꺾었다.

캐나다 프린스 조지에서 열리는 2022 여자 컬링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 중인 강릉시청 '팀 킴'(김은정·김선영·김초희·김경애·김영미)은 한국 시간 22일 열린 미국 '팀 코리 크리스텐슨'과의 경기에서 11-4로 완승을 거두며 4연승했다. 특히 다음 경기 상대인 스코틀랜드가 코로나19 이슈로 기권했기에 5연승 역시 확정지은 상태다.

쉽지 않은 상대였다. 초반부터 한국을 몰아세운 '팀 크리스텐슨'은 전반까지 한국을 압박하는 기세를 보였다. 하지만 5엔드 터진 석 점의 빅 엔드가 경기의 흐름을 바꾸어놓았다. 결국 막판까지 미국을 흔들어놓은 '팀 킴' 선수들은 결국 상대의 악수를 받아내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김은정의 전반 마지막 샷 통했다... 5엔드 석 점

이날 첫 엔드의 해머, 즉 후공권은 미국이 쥐었다. 미국은 1엔드 탐색전을 벌였다. 첫 번째 엔드를 비워내며 2엔드까지 후공권을 계속 쥔 것. 미국은 2엔드에서 두 점의 첫 득점을 올리며 한국을 압박했다. 특히 막판 한국에 어려운 샷을 유도하는 등 미국의 작전이 한국이 전략을 짜는 데 쉽지 않게 했다.

3엔드 한국도 따라붙었다. 하우스 안 난전이 벌어진 상황, 한국이 하우스 안쪽에 두 개의 스톤을 배치하는 데 성공하며 동점을 만들어낸 것. 아쉬움이 있다면 한국의 마지막 스톤이었다. 미국의 실수로 2점의 득점을 확정지은 상황에서 던진 마지막 스톤에서 자신의 스톤을 레이즈해 넣는 전략에 실패해 찝찝함을 남겼다.

한국도 4엔드 미국을 어렵게 만들었다. '팀 킴'은 하우스 안에 최대한 많은 자신들의 스톤을 밀어넣었다. 특히 김은정은 자신의 마지막 스톤에서 한국의 스톤 사이로 미국의 스톤을 빼내는 절묘한 테이크아웃 샷에 성공하며 미국의 대량 득점을 저지했다. 미국은 1득점을 가져가는 데 그쳤다.

5엔드 드디어 한국의 빅 엔드가 터졌다. 한국이 센터에 1번 스톤을 차지한 가운데, 그 뒤에 미국의 스톤이 2번 스톤으로 배치된 상황. 한국은 하우스 안 자신의 스톤을 적절한 웨이트로 쳐내 미국의 스톤을 런 백으로 빼내면 석 점을 따낼 수 있는 기회에 놓였다. 

그리고 김은정 선수가 깔끔하게 그 작전에 성공했다. 김은정 선수는 전반 마지막 스톤 투구에서 적절한 웨이트를 가하며 런백 샷을 정확히 성공했다. 자로 잰 듯 반듯하게 들어간 스톤은 미국의 스톤만을 빼내고 한국 스톤을 1·2·3번 스톤으로 만들어냈다. 전반 스코어는 5-3.

바뀐 룰 적극적으로 이용한 '팀 킴'의 승리
 
 김은정 선수는 이번 세계선수권에서도 '팀 킴'의 해결사 노릇을 든든히 해내고 있다.

김은정 선수는 이번 세계선수권에서도 '팀 킴'의 해결사 노릇을 든든히 해내고 있다. ⓒ 세계컬링연맹 제공

 
6엔드에도 한국의 작전이 빛났다. 하우스 왼쪽 아래에서 난전이 벌어진 상황을 이용해 한국이 센터를 차지한 것. 한국은 마지막 스톤을 돌아 들어가 1번 스톤으로 만들어냈다. 가드 뒤에 숨은 완벽한 샷이었다. 미국은 이 스톤을 쳐내려 했지만 그대로 하우스 밖으로 빠져나갔다. 한국은 귀중한 스틸 한 점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7엔드에도 미국이 한국의 작전에 말려들었다. 미국은 어렵게 배치한 한국의 스톤을 극복해내지 못하고 한 점을 따내는 데 그쳤다. 한국 역시 8엔드가 아쉬웠다. 마지막 스톤을 정확히 투구해내면 두 점을 따낼 수 있는 상황에서 슈터가 하우스에 남지 못했다. 스코어는 7-4.

9엔드는 '팀 킴'의 승리가 확정되었다. 미국이 실수를 연발하는 가운데 한국이 하우스 안에 넉 개의 스톤을 밀어넣었고, 미국 역시 마지막 샷에서 한국의 스톤을 쳐내지 못하면서 한국의 대량 스틸이 확정되었다. 스코어는 11-4. 더 이상 경기를 이어갈 수 없었던 미국은 여기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국의 완승이었다.

한국은 초반 레이스에서 주목할 만한 난적인 미국을 상대로 바뀐 작전을 성공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번 시즌 바뀐 '틱샷 금지룰'을 역이용해 센터 싸움에 성공하는 등 바뀐 작전에도, 아이스에도 모두 적응한 결과는 깔끔한 승리였다.

김은정 선수는 세계컬링연맹 공식 인터뷰를 통해 "오늘 초반 엔드를 치르면서 아이스 웨이트 감각에 문제가 있긴 했는데, 마지막까지 잘 컨트롤한 것 같아서 기쁜 느낌이다"라면서 경기 소감을 전했다.

이어 김은정은 "우리가 올림픽을 준비하고 치르면서 자신감이 떨어진 부분이 없잖아 있는데, 올림픽 준비한 기간 동안 노력한 것을 세계선수권 때 보여준다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고 생각한다"며 남은 세계선수권 경기에 대한 각오 역시 전했다.

스코틀랜드전을 부전승으로 넘어간 한국 대표팀은 다음 상대로 이탈리아를 만난다. 이탈리아는 1승 4패에 머무르고 있다. 한국 대표팀이 이탈리아를 상대로도 승리해 6연승 고지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탈리아전은 한국 시간으로 23일 11시부터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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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 팀 킴 2022 여자 컬링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컬링 대표팀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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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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