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파문으로 야구계에서 사실상 퇴출당한 강정호(35)가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 선수로 복귀를 추진하고 있다.

키움 구단은 18일 성명을 통해 "강정호와 2022시즌 선수 계약을 체결했다"라며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강정호에 대한 임의해지 복귀 승인도 요청했다"라고 발표했다.

이어 "고형욱 단장이 지난주 미국에 머물고 있는 강정호와 세 차례 통화를 하며 영입 의사를 전달했고"라고 밝혔다. 강정호의 연봉은 프로야구 최저 연봉인 3000만 원이다.

키움 고형욱 단장은 "40년 넘게 야구인으로 살아온 선배 야구인으로서 강정호에게 야구선수로서 마무리할 마지막 기회를 주고 싶어 영입을 추진하게 됐다"라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강정호, 뒤늦은 사과 기자회견 KBO리그 복귀를 추진 중인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 야구선수가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세 차례 음주운전 및 음주운전 뺑소니와 관련, 팬들에게 공식사과를 하고 있다.

▲ 강정호, 뒤늦은 사과 기자회견 강정호 선수. 지난 2020년 6월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세 차례 음주운전 및 음주운전 뺑소니와 관련, 팬들에게 공식사과를 했다. ⓒ 이정민

 
음주운전만 3차례... '몰락한 재능' 강정호

2006년 프로 무대에 데뷔한 강정호는 키움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 통산 90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8(3070타수 916안타) 139홈런 545타점을 기록했다. 국가대표에도 발탁되며 최고의 유격수로 활약했다. 

국내 무대를 평정한 강정호는 2015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입단하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도 진출했다. 297경기에 나서 타율 0.254(917타수 233안타) 46홈런 144타점으로 의미있는 성적을 남겼다. 

그러나 강정호는 2009년, 2011년, 2016년 무려 3차례나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돼 충격을 안겼다. 특히 2016년에는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내고 달아나 법원으로부터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 때문에 미국 취업비자를 받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던 강정호는 2018년 피츠버그에 복귀했으나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고, 결국 이듬해 피츠버그에서도 방출되고 말았다.

강정호가 전성기에 키움에서 큰 공헌을 한 것은 맞지만 이번 영입 시도는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 강정호는 음주운전 때문에 KBO 상벌위원회로부터 1년 유기실격, 봉사활동 300시간의 징계를 받은 바 있다.

KBO가 임의해제 복귀를 승인하더라도 징계가 곧바로 발효되기 때문에 올 시즌 경기에 나설 수 없다. 징계를 끝내고 내년에 복귀하더라도 만 36세가 되는 강정호가 무려 4년간의 공백을 극복하고 예전의 실력을 보여줄지는 장담할 수 없다.

키움이 주전 유격수 김하성이 메이저리그로 진출하며 내야 전력이 약해진 것은 맞지만, 강정호 영입은 젊은 유망주를 적극적으로 키우겠다는 구단 운영의 방향성과도 맞지 않는다. 

키움, 2년 만에 또 무리수... 팬심 돌릴 수 있을까 

무엇보다 야구팬들의 반발은 당연하다. 키움은 2020년에도 강정호를 영입하려다가 여론의 거센 비난에 스스로 철회한 바 있다. 그 이후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는데도 키움이 또다시 강정호 복귀를 추진하면서 KBO리그는 불편한 논란에 휘말리게 됐다.

그럼에도 고형우 단장은 기자회견에서 "강정호는 팀이 어려운 시기에 중심을 잘 잡아준 선수"라며 "미국에 가면서 후배들에게도 좋은 본보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고, 잘못은 했지만 기회를 주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음주운전을 이유로 방출한 송우현과 처분이 다르지 않으냐는 지적에 "송우현은 지난해 일이고, 강정호는 그 전에 벌어진 일"이라며 "강정호는 3년의 시간이 지났고, 앞으로도 유기실격이 남아있기 때문에 그동안 더 반성하고 자숙했으면 좋겠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야구선수가 그라운드로 못 나오는 것이 제일 큰 징계"라며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뿐이고, 많은 시간이 흘렀으니 용서해 줬으면 한다"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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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 키움 히어로즈 음주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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