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첫 번째 메달 사냥은 실패했지만 포기는 없다. 여전히 여덟 번의 기회가 남아있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혼성계주 조기 탈락의 아픔을 딛고 남자 1000m와 여자 500m에서 금맥 캐기에 나선다.
 
7일 남자 황대헌(23·강원도청), 이준서(22·한국체대), 박장혁(24·스포츠토토), 여자 최민정(24·성남시청)은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와 여자 500m에 출전한다.
   
혼성계주 충격의 탈락, 개인전서 명예 회복 노린다
 
지난 5일 한국은 최민정, 이유빈, 박장혁, 황대헌으로 구성된 2000m 혼성계주 준준결승에 나섰지만 1조에서 3위에 그치며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쇼트트랙 첫 번째 메달 소식을 전해오겠다는 목표는 아쉽게 물거품되고 말았다.
 
혼성계주는 이번 올림픽에서 최초로 도입된 종목이다. 전통적으로 남녀 쇼트트랙에서 강점을 보이는 한국의 메달이 예상됐다. 하지만 중국, 이탈리아와 경쟁을 펼친 한국은 레이스 도중 코너를 돌던 박장혁이 혼자 넘어지면서 추격할 동력을 잃었다.
 
선수들은 경기 후 언론과의 인터뷰를 생략하고 지나칠만큼 예상지 못한 결과에 크게 실망한 눈치였다. 그러나 같은날 벌어진 남자 1000m와 여자 500m 예선을 손쉽게 통과한 것은 긍정적인 요소다.
 
특히 남자 1000m는 김기훈(1992 알베르빌, 94 릴레함메르), 김동성(98 나가노), 안현수(2006 토리노), 이정수(2010 밴쿠버)가 금메달을 따내는 등 전통적으로 강세 종목이다.

남자 1000m 예선 1조에 출전한 박장혁(1분24초081)과 4조 이준서(1분24초698)는 각각 조 1위로 예선을 통과했다. 이 종목 세계기록(1분20초875) 보유자 황대헌 역시 예선 5조에서 1분23초042의 기록을 세우며 올림픽 신기록으로 준준결승에 진출했다.
 
여자 500m에서는 한국 여자 에이스 최민정이 예선 6조에서 42초853의 기록, 1위로 결승선에 들어오며, 준준결승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주의해야할 중국 텃세 주의보
 
공교롭게도 두 종목은 4년 전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과 인연이 없었다. 이번 대회 남자 1000m에서는 중국의 우다징, 런즈웨이가 준준결승에 진출함에 따라 주의해야 할 경계 대상으로 손꼽힌다.
 
또, 스타트가 매우 중요한 여자 500m는 한국의 취약 종목 중 하나다. 세계 랭킹 1위 수잔 슐탱(네덜란드)은 예선에서 42초379를 기록, 최민정이 보유한 평창 동계올림픽 기록(42초422)를 갈아치웠다.
 
무엇보다 쇼트트랙 첫 날 나타난 최대 변수라면 중국의 텃세다. 중국은 혼성 2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준결승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수혜를 입었다. 당시 중국은 미국, 헝가리,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에 밀려 준결승 4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 끝에 미국과 ROC에게 실격을 줬다. 러시아의 실격 사유는 중국의 터치 과정에서 진로를 방해했기 때문이다. 미국에 대해서는 교체 선수가 일찍 레이스 라인(블루 라인)에 진입한 것을 지적했다. 반면 터치 없이 경기를 진행한 중국은 별도의 페널티가 부여되지 않았다.
 
당초 대회를 앞두고 중국의 텃세와 심판 판정에 대한 우려가 컸다. 항상 한국 쇼트트랙에 밀려 2인자 설움을 맛본 중국은 이번 대회에서 단단히 벼르고 나왔다. 결국 실력으로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 한국 쇼트트랙이 저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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