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배구 현대캐피탈 선수단

남자프로배구 현대캐피탈 선수단 ⓒ 현대캐피탈 배구단 홈페이지

 
남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이 뒤늦게 기지개를 켜고 있다.

최태웅 감독이 이끄는 현대캐피탈은 4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시즌 도드람 V리그 한국전력과의 홈경기에서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25-21 22-25 25-22 22-25 15-13)로 승리했다.

이로써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9승 11패, 승점 27을 기록하며 6위에서 5위로 순위를 한 계단 올라서면서 중위권 진입을 바라보게 됐다. 특히 올 시즌 한국전력과의 3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던 현대캐피탈로서는 더욱 값진 승리였다. 반면에 한국전력은 풀세트 끝에 아쉽게 패했으나, 치열한 순위 경쟁 속에서 귀중한 승점 1을 챙겼다.

전광인·허수봉에 문성민까지... '공격수 부자' 현대캐피탈 

기선 제압은 현대캐피탈이 했다. 전광인의 서브 에이스와 로날도 히메네스의 공격을 앞세워 먼저 주도권을 잡았다. 또한 강력한 높이를 자랑하는 최민호와 허수봉의 블로킹으로 한국전력의 추격을 차단하며 1세트를 25-21로 손쉽게 따냈다.

한국전력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1세트에서 부진했던 다우디 오켈로가 살아난 것이 큰 힘이 됐다. 다우디는 특유의 타점 높은 공격으로 현대캐피탈의 블로킹을 무력화했다. 한국전력은 25-22로 2세트를 가져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이날 경기의 최대 접전은 3세트였다. 한 세트씩 주고받은 양 팀은 단순한 점수 대결이 아닌 치열한 기 싸움을 벌였다. 3세트 중반까지 어느 한 쪽도 여유있게 앞서나가지 못하고 엎치락뒤치락하며 숨 막히는 경기가 이어졌다. 쫓아가는 입장인 현대캐피탈이 다소 밀리는듯 했으나, 차영석이 분위기를 바꿨다. 

차영석의 서브 에이스와 블로킹으로 역전에 성공한 현대캐피탈은 전광인과 허수봉의 공격이 연거푸 터지면서 점수 차를 벌리기 시작했다. 특히 리시브가 불안한 한국전력의 서재덕을 겨냥해 서브를 넣은 것이 효과를 발휘했다. 리시브에서 실수를 연발한 서재덕은 부담을 느낀 듯 공격에서도 부진했다. 

벼랑 끝에 몰린 한국전력은 4세트에서 분발했다. 경기 중반까지 잘 눈에 띄지 않던 서재덕의 공격 성공률이 올라갔고, 신영석의 속공까지 더해지면서 5-1로 달아났다. 5세트를 하지 않고 승부를 끝내고 싶었던 현대캐피탈의 추격이 거셌지만, 서재덕의 2연속 공격 성공으로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더 강해질 현대캐피탈... 후반기를 기대하라 
 
 남자프로배구 현대캐피탈 공격수 전광인

남자프로배구 현대캐피탈 공격수 전광인 ⓒ 현대캐피탈 배구단 홈페이지

 
결국 한국전력이 4세트를 따내면서 경기는 마지막 5세트로 접어들었다. 한국전력이 1~2점 차로 앞서나갔으나, 현대캐피탈이 허수봉의 연속 득점으로 8-7 역전에 성공했다. 주도권을 되찾은 현대캐피탈은 전위에 베테랑 공격수 문성민을 적절히 투입하며 고비마다 귀중한 점수를 올렸다. 

차영석의 속공으로 14-13 매치포인트를 만든 현대캐피탈은 한국전력의 다우디가 시도한 회심의 오픈 공격을 허수봉이 가로막으면서 2시간 30분 넘게 벌어진 승부에 마침표를 찍고 기뻐했다. 

이날 현대캐피탈은 허수봉이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4점을 올렸으나, 무엇보다 전광인 복귀 효과를 한껏 누린 승리였다. 그동안 외국인 공격수 히메네스의 부상 탓에 혼자서 팀 공격을 이끌며 고군분투했던 허수봉은 최근 군 복무를 마친 전광인이 돌아오자 훨씬 가벼워진 어깨로 경기력이 살아나고 있다.

올 시즌 하위권을 전전하고 있는 현대캐피탈은 지난달 26일 전광인 복귀 후 치른 3경기에서 3승 1패를 거두며 5위로 뛰어올랐다. 돌풍을 이끄는 허수봉과 전광인은 이날 43점을 합작했다.

외국인 공격수 교체 카드를 꺼낸 현대캐피탈은 곧 히메네즈가 나가고 새로운 외국인 공격수 알톤 반데로 펠리페가 합류할 예정이다. 펠리페가 제 기량을 발휘한다면 현대캐피탈의 공격은 더욱 강력해질 전망이다.

최근 꼴찌를 다투던 우리카드가 파죽의 6연승을 거두며 중위권으로 도약한 데 이어 현대캐피탈까지 살아난다면 남자부 순위 경쟁은 더욱 안갯속으로 빠져든다. 본격적으로 하위권 팀들의 반란이 시작되면서 누구도 '봄 배구'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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