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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은 예로부터 수도 서울의 '진짜 산'이라 불리웠다. 북서쪽 방면에서 정상을 바라보면 백운대와 인수봉, 만경대가 뫼산자 형국으로 솟아 있어 삼각산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기도 하다. 조선시대 이래로 우리나라 5대 명산(백두산, 금강산, 묘향산, 지리산)에 속하였으며 나라에서 큰 제사를 지내왔다.

외적을 방어하던 산성과 더불어 많은 유물과 사적이 있으며 이름난 사찰만 30여 곳이고 작은 암자와 절간을 합치면 100군데 이상이다.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도봉산과 연계하여 장대한 코스를 오르기도 하며 비박과 암벽 등산을 할 수도 있다.

북한산은 한 번 발을 들여놓으면 계속해서 찾게 되는데 정상까지 오르지 않고서도 산책 루트로 좋은 장소가 여러 군데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산책 코스는 북한산 삼사분면에서 가장 돋보이는 사찰 두 군데를 돌아보는 길이다. 으뜸 가는 단풍 명소인 승가사는 빼놓을 수 없으며 금선사는 북한산 초입에 있는 가람으로서 템플 스테이(temple stay)를 체험할 수 있다.
 
▲ 승가사와 금선사, 북한산 삼사분면의 돋보이는 가람 #24
ⓒ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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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의 시작은 3호선 불광역 2번 출구로 나와 길을 건너 좌회전하여 7212 버스를 타고 승가사 입구에서 하차하면 된다. 오른편의 비봉길로 들어서서 조금 걷다보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우측으로 가면 구기계곡을 거쳐서 대남문으로 가게 된다.

좌측으로 돌아서 조금 오르다보면 혜림정사 옆으로 승가사 가는 이정표가 있다. 길은 외줄기 북진 삼백리이므로 헤맬 염려는 없다. 가는 길이므로 잠시 혜림정사에 들러서 눈요기를 하는 것도 좋으며 회귀하는 루트를 지도로 만들면 아래 그림과 같다.
 
승가사에서 금선사로 회귀하는 산책길
▲ 북한산 3/4분면 걷기 좋은 단풍길 승가사에서 금선사로 회귀하는 산책길
ⓒ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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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지점에서 승가사까지는 포장도로가 계속되므로 오르락 내리락 없이 순탄한 길이다. 겨우 차 한대가 지나갈 정도의 도로를 타고 한 시간 남짓 걸음을 옮기다 보면 승가사에 도착한다. 신라 35대 임금 경덕왕 때 수태(秀台) 선사가 창건하였으며 당나라 고종 때 생불로 불리웠던 승가(僧伽)를 추모하는 뜻에서 이름 지어졌다고 한다.

이후 여러 차례 중창과 중수를 거쳐 지금에 이르렀는데 가파른 지형을 따라 여러 전각이 아기자기하게 모여 있다. 일주문을 지나 계단 위를 보면 9층 석탑이 보인다. 무거운 범종도 그렇고 이 석탑도 일일이 사람 손으로 운반을 하여 7년에 걸쳐서 꾸몄다고 한다.
 
물들어 가는 단풍과 석탑의 어울림이 화사하다
▲ 승가사 9층 석탑 물들어 가는 단풍과 석탑의 어울림이 화사하다
ⓒ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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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중턱에 불과하지만 여기서 바라보는 서울 시내 풍경이 제법 볼 만하다. 여러 건물을 둘러보고 뒷쪽 계단을 오르면 큰 바위 아래에 약사전이 나온다. 이 안에 보물 제1000호로 지정된 석조승가대사좌상이 안치되어 있다. 뜻을 풀어보자면 '돌로 만든 승가 대사가 앉아 있는 조각상'이다.
 
108계단 위에 돋을새김 한 보물 제 215 마애석불
▲ 마애석가여래좌상 108계단 위에 돋을새김 한 보물 제 215 마애석불
ⓒ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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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전 위쪽으로 108 계단을 오르면 보물 제 215호로 지정된 마애석가여래좌상이 나온다. 커다란 바위에 돋을새김한 석가모니가 속세를 굽어보고 있는데 화강암 모자가 눈부심을 막아서 더욱 멀리 진리의 빛을 발하고 있는 듯하다. 

승가사를 나와 20분 정도면 비봉에 도착한다. 거대한 암반이 층층이 쌓여 있어서 상당히 가파르다. 등산객이라면 북한산 종주에서 빠지지 않는 장소라서 주말에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곳이다. 네 발로 기어올라 깎아지르는 바위에 걸터 앉아 인생샷을 찍는 사람이 여럿이다.
 
관봉에 앉아 경치를 바라보는 등산객 너머로 단풍이 지고 있다.
▲ 관봉 암릉 사이로 가지를 내린 소나무 관봉에 앉아 경치를 바라보는 등산객 너머로 단풍이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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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서울의 진경을 맛볼 수 있는 북한산 관봉
▲ 관봉에서 바라본 남산 풍광 수도 서울의 진경을 맛볼 수 있는 북한산 관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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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약한 글쓴이는 현기증이 나므로 이곳은 구경만 하고 지나친다. 조금 더 내려가면 평평한 암릉 위에 소나무가 멋지게 삐져나와 자라나는 관봉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편하게 경치를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봉이나 관봉에서 바라보는 서울 시내 풍광은 거의 비슷하다. 다만 관봉에서는 향로봉이 좀 더 가까우며 해가 지는 방향이므로 마치 수묵화를 보는 듯 느껴진다. 향로봉 방향으로 하산하는 길은 매우 험한 길이므로 산책 코스로는 비추천이다. 

불전사물을 만져볼 수 있는 절간

관봉을 내려와 사거리 갈래길에서 구기동으로 내려가면 금선사에 다다른다. 만약 여기서 북진하면 진관사로 나갈 수 있는데 이 루트도 제법 거칠다. 금선사(金仙寺)는 다른 절과는 달리 범종각으로 올라가서 구경을 할 수 있다.

운판과 법고, 목어를 가까이서 보고 만져볼 수 있어서 좋다. 범종각에 있는 여러 타악기(불전사물)들은 뭇 생명들의 평안을 기원하는 목적으로 두드린다. 범종은 세상만물과 중생을 일깨우는 소리이며 법고는 뭇 짐승들의 고통을 달래주기 위해서 친다.
 
모든 생명의 평안을 위해 법고를 두드림
▲ 금선사 법고 모든 생명의 평안을 위해 법고를 두드림
ⓒ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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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어는 물에 사는 존재, 망치로 두들기는 운판은 하늘을 나는 새들의 혼을 위로한다. 금선사는 템플 스테이 사찰 중 하나다. 쉽게 말해 절간의 일상을 체험하면서 대한민국 불교를 살짝 맛볼 수 있는 관광 프로그램의 일종이다.

금선사는 무학대사가 창건했으며 목정굴 안쪽에 수월관음보살좌상이 있다. 이 사찰은 조선의 23대 임금인 순조의 탄생설화를 간직한 가람이다. 정조 임금은 첫 아들인 문효세자를 잃고 서른이 넘도록 아들을 얻지 못해 고심했다고 한다. 어느날 용파(龍波) 스님이 도성으로 들어가 왕에게 불교 차별을 시정해 줄 것을 탄원했다.
 
한 여름에도 서늘한 기운이 흐르는 금선사 계곡
▲ 금선사 연화당 한 여름에도 서늘한 기운이 흐르는 금선사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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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은 숭유억불 정책을 펼쳤으나 역대 임금들은 개인적으로 불교를 멀리 하지 않았다. 이에 정조는 왕자의 탄생을 기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용파 스님은 당시 금선사에 머물던 농산(聾山) 스님과 의논하여 각기 목정굴과 수락산 내원암에서 치성을 들였다. 기도의 효험 때문인지 수빈 박씨가 회임하였고 이윽고 순조가 태어난다.

금선사에서 조금만 내려오면 연화사가 있다. 조그마한 사찰이지만 봄 여름에는 연꽃이 무성하게 피어나므로 잠시 둘러봐도 좋겠다. 이렇게 구기동에서 출발하여 회귀하는 코스는 대략 서너시간 정도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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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접사 사진집 '로봇 아닙니다. 곤충입니다'를 펴냈다. 다음 세대를 위한 화보 도감. daanka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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