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좋은 사람> 관련 이미지.

영화 <좋은 사람> 관련 이미지. ⓒ 영화진흥위원회

 

학생들에게 정직을 가르치며, 어떤 상황에서든 바른 선택을 하라고 교육하는 한 담임선생님이 있다. 만약, 자신의 학생이 딸을 유괴하고 교통사고가 나게 한 사건의 용의자라면? 이런 상상에서 출발한 이야기가 관객과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영화 <좋은 사람>은 제목이 뜻하는 의미와 달리 복잡하고 모순적인 상황으로 구성돼있다. 아내와 별거 중인 경석(김태훈)은 반에서 발생한 지갑 도난 사건을 겪은 후 CCTV에 찍힌 세익(이효제)을 의심하기 시작하고, 제대로 교육하기 위해 열정을 보인다. 부작용이었을까. 아내의 부탁으로 딸을 데리고 오는 도중 딸이 실종되는 일을 당하고, 딸은 교통사고를 당한 채 병원 응급실에서 발견된다.

사람에 대한 믿음과 자신의 평소 가치관, 그리고 가족에 대한 사랑이 모두 흔들리는 지점이다. 영화는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하고, 일상을 지켜나가는데 필수인 요소들에 일종의 역설적인 상황을 부여해 관객으로 하여금 함께 의심하고, 궁금증이 들게 한다. 용의자로 지목된 세익은 억울해 하고 결백을 호소하고, 경석의 아내는 모든 게 경석의 탓이라며 몰아세운다. 절망감과 격한 괴로움을 느끼던 경석이 영화 후반부 모종의 선택과 행동을 하기까지 영화적 긴장감이 꽤 강하다.
 
 영화 <좋은 사람> 관련 이미지.

영화 <좋은 사람> 관련 이미지. ⓒ 영화진흥위원회

  
 영화 <좋은 사람> 관련 이미지.

영화 <좋은 사람> 관련 이미지. ⓒ 영화진흥위원회

 
거짓말한 것으로 추정되는 학생을 끝까지 믿을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는 사소해 보이지만,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생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기도 하다. 우리 삶에서 일어날 법한 아이러니한 상황을 영화는 제법 잘 발견해서 관객들에게 제시한다. 관객 입장에선 경석에게 감정이입을 할 수밖에 없는데, 비난과 원성을 늘어놓는 아내와 경석 자체를 거부하는 딸 또한 이 영화에선 중요한 갈등 요소가 된다. 안팎에서 모두 괴로운 경석은 대체 '좋은 사람'이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게끔 한다.

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 정욱 감독은 첫 장편인 이번 작품을 두고 "누구에게나 벌어질 수 있는 비극적 상황에서 과연 좋은 사람이란 누굴까 생각했다"며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좋은 사람이 되기엔 힘들어 보이기에 질문하는 심정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만큼 아이러니함에 집중했다고 볼 수 있다.

경석을 연기한 김태훈의 힘이 좋다. 섬세한 감정 변화를 얼굴과 온몸을 사용해 표현해나갔다. 극적 대사나 부딪힘이 적은 편인데도 선생으로서 남편으로서 느끼는 중압감과 절망감을 생생하게 표현했다. 여기에 상대역인 이효제 또한 신선한 이미지로 속을 알 수 없는 세익을 잘 구현했다. 두 배우의 호흡이 꽤 좋은 편이다.

전반적으로 영화의 분위기가 무겁기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몰입도와 배우들의 연기 면에선 흠 잡을 데가 없다.

한줄평: 모순적 상황에서 진지한 질문을 던지게 하다
평점: ★★★☆(3.5/5)

 
영화 <좋은 사람> 관련 정보

감독: 정욱
출연: 김태훈, 이효제, 김현정, 김종구, 박채은
제공: 영화진흥위원회
제작: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배급: 싸이더스
공동배급: 찬란
러닝타임: 101분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개봉: 2021년 9월 9일
 
좋은 사람 김태훈 청소년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