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스토리 '불꽃미남'

tvN 스토리 '불꽃미남' ⓒ CJ ENM

 
tvN 스토리와 tvN에서 동시 방영된 <불꽃미남>이 지난 24일 8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차인표, 손지창, 신성우 등 1990년대 드라마와 가요계를 화려하게 빛냈던 '오빠'들을 재소환한다는 기획은 제법 흥미로웠다.

TV에선 자주 볼 수 없었던 그 시절 스타들의 예능 출연이라는 점에서 4050세대에겐 반가울 만한 일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들이 꿈꿔왔던 버킷리스트 도전을 통해 다채로운 재미를 선보이는 것이 <불꽃미남>의 큰 줄기였지만 막상 뚜껑을 연 이후의 모습은 좀 달랐다.

그 시절 스타 재소환... 공감대 형성에는 실패
 
 tvN 스토리 '불꽃미남'

tvN 스토리 '불꽃미남' ⓒ CJ ENM

 
​차인표는 그동안 가슴 속에 품어왔던 영화감독에 대한 꿈을 위해 박준규, 이미도가 출연하는 단편 영화 촬영을 현실화시키는가 하면 손지창은 옛 동료 김민종과 해후하고 모처럼의 신곡 '오버 더 스카이'를 김원준의 힘을 빌려 발표했다. 그런가 하면 '늦깎이 아빠' 신성우는 나만의 작은 아지트를 마련하기 위해 김광규, 김숙 등 동료들의 도움을 통해 시골 집을 개조하고 나섰다.  

​인기 스타로 살아왔지만 지금은 부모, 아버지라는 무게감 속에 잠시 뒷전으로 미뤄왔던 일들을 방송의 힘을 빌어 도전하는 내용이 <불꽃미남>의 큰 틀을 채운 것이다. 하지만 회차를 거듭할수록 <불꽃미남>의 불꽃은 뜨겁게 타오르지 않았다. 50대에 접어든 이들의 이야기가 예능의 틀을 거치면서 재미뿐만 아니라 공감대 형성도 하지 못했다.  

​연예인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그들의 평범한 일상 대신 일회성 방송을 위한 이벤트성에 중심이 맞춰지다 보니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의 감정이입도 어려웠다. 뿐만 아니라 주변 지인들 불러 캠핑하고 식사하는 뻔한 그림들이 자주 화면을 채우는 등 단순한 관찰 예능의 범주에 머물기도 했다.

안착하기 힘든 중년 남성 예능
 
 tvN 스토리 '불꽃미남'

tvN 스토리 '불꽃미남' ⓒ CJ ENM

 
<불꽃미남>과 비슷한 기획 의도를 지닌 예능이 그간 없지 않았다. 김구라, 박명수, 이성재 등을 내세웠던 채널A <개뼈다귀>를 비롯해서 역시 차인표가 등장했던 MBC <궁민남편>, 이제 막 40대에 들어선 하하, 김종민, 장동민 등의 리얼 버라이어티 E채널 <찐한 친구> 등 제법 많은 예능이 TV 편성표를 채워왔다.  

​4050세대 연예인들을 앞세워 잠깐의 일탈이 주는 재미와 그들만의 고민으로 이야기를 꾸몄지만 대부분 짧은 회차 속에 간판을 내리는 게 다반사였다. 최근 TV 시청의 주도권을 쥔 중장년층 이상으로 재편되는 흐름에 발을 맞추긴 했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화면 속 연예인들끼리는 즐거운 시간이 되었을지 몰라도 막상 시청자들은 이에 빠져들지 못했고 거리감을 좁히지 못했다.  

<불꽃미남> 역시 비슷한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 한동안 근황이 궁금했던 출연자들이 등장하면서 그간의 궁금증이 해소됨과 동시에 시청에 대한 욕구도 사라져 버린 것이다.

파편화된 내용 구성도 약점 작용​
 
 tvN 스토리 '불꽃미남'

tvN 스토리 '불꽃미남' ⓒ CJ ENM

 
여타 관찰 예능처럼 <불꽃미남> 또한 야외 촬영본을 놓고 스튜디오에서 패널들이 대화를 나누며 재미를 더하는 식으로 꾸려졌다. 그런데 <불꽃미남>의 방식은 이 두 가지 내용이 서로 섞이지 않고 겉돌기만 했다.     

패널로 등장한 김숙, 이지혜, 이미도, 최예나 등이 그 시절 오빠들의 열성팬으로 나서 이야기를 나누지만 정작 프로그램의 주역들은 여기에 등장하지 않는다. MBC <나 혼자 산다>를 비롯해서 JTBC <독립만세>·<해방타운> 등 각종 관찰 예능이 화면 속 인물을 모셔 놓고 촬영분에 대한 의견을 서로 공유했던 것과 다른 것이다.  

또한 차인표는 차인표대로, 손지창은 손지창대로 각자의 화면에만 등장할 뿐 이들 간의 교류도 보여주지 않았다. 스타들의 영상을 단순 나열하기만 하다 보니 시너지 효과는커녕, 방송 내용의 파편화만 초래하는 인상을 남겼다. 결국 <불꽃미남>은 의욕은 넘쳤지만 모닥불이 되지 못하고 금세 꺼져버린 성냥불이 되고 말았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불꽃미남 차인표 신성우 손지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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