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위로 시즌을 마무리하며 아쉬움을 삼켰던 KIA 타이거즈는 올 시즌에도 하위권을 전전하고 있다. 맷 윌리엄스 감독이 2년 연속 지휘봉을 잡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현재 '7강 3약' 판도로 흘러가는 KBO리그에서 8위에 해당한다. 7위 키움과도 무려 3경기 차이가 나는 상황. 이런 KIA의 부진 요인은 바로 타선에 있다.
 
올 시즌 KIA는 0.256(6위)의 낮은 팀 타율을 기록 중이다. 낮은 타율로 인해 팀 득점은 225점으로 리그에서 제일 낮은 수치다. 특히 장타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KIA의 팀 장타율은 0.335로 리그 최하위이고, 팀 홈런은 20개에 불과하다. 9위 한화와 무려 12개나 차이가 난다. 팀 OPS도 0.687로 완전히 침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형우와 터커 등 KIA의 중심 타선을 지키고 있어야 할 타자들의 침묵이 타선 침체 요인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최고의 타격감을 뽐내며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던 최형우는 타율 0.181 5홈런으로 부진에 빠졌다. 터커 또한 타율 0.261 4홈런으로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
 
이런 상황에 처한 KIA는 지난달 13일 황대인을 콜업하면서 타격 전력을 보강했다. 하지만 황대인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시즌 전,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고, 콜업 직전까지 2군에서도 타율 0.263 1홈런 OPS 0.683으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최근 좋은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는 황대인

최근 좋은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는 황대인 ⓒ KIA 타이거즈

 
최근 5경기서 타율 0.400 2홈런 OPS 1.150
 
하지만 황대인은 최근 들어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며 자신의 진가를 톡톡히 뽐내고 있다. 특히 지난 13일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우천 취소로 인해 롯데 자이언츠와 더블 헤더로 진행된 지난 13일, 황대인은 두 경기 모두 선발 출장해 9타수 4안타 1타점으로 좋은 타격감을 선보였다. 1차전 3번째 타석에서 황대인은 프랑코의 150km 직구를 받아 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시원한 아치를 그렸다. 장타 가뭄의 시달리는 팀의 갈증을 해소하는 홈런이었다.
 
2차전에서도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팀 타선을 이끌었고, 이러한 황대인의 활약에 힘입어 KIA는 롯데를 상대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무엇보다 황대인의 폭발적인 타격감은 팀을 흐뭇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올 시즌 황대인은 21경기에 출장해 타율 0.282(71타수 20안타) 3홈런 11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장타 갈증에 시달리고 있는 KIA의 타선에서 한 줄기 희망이 되고있다(장타율 0.451). 지난해에 비해 홈런 페이스(2020시즌 4개)도 굉장히 빠른 상황이다.
 
특히 최근 페이스가 좋다. 지난 5경기에서 타율 0.400(20타수 8안타) 2홈런 3타점을 기록 중이다. 장타율은 0.750에 달하고, OPS는 무려 1.150이다. 시즌 초반 받았던 우려의 시선들을 깨끗하게 씻어내는 듯한 활약이다.

단점으로 꼽히던 수비 또한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여러 포지션을 오가다 현재는 주로 1루수로 출전하고 있는 황대인은 144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범한 실책은 단 한개도 없다. 수비가 완벽한 상황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보여줬던 모습에 비해 올 시즌 들어 훨씬 안정된 수비를 뽐내고 있는 것이다.

물론 부족한 부분도 있다. 볼넷에 비해 삼진 개수가 굉장히 많다. 올 시즌 1개의 볼넷을 얻어내는 동안 15번이나 삼진 처리됐다. 황대인에게 선구안은 아직 풀어야 할 숙제다.
 
 '거포 유망주' 황대인은 침체된 KIA 타선의 활력소가 될 수 있을까

'거포 유망주' 황대인은 침체된 KIA 타선의 활력소가 될 수 있을까 ⓒ KIA 타이거즈

 
침체된 KIA 타선의 활력소 될까
 
경기고 시절 투타에 모두 재능을 보이던 황대인은 마운드에서는 140km 중반대의 공을 뿌렸고, 타석에서는 강한 파워를 뽐내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또한 175cm, 110kg의 큰 체격과 달리 민첩하고 유연한 동작으로 수비에서도 강점을 보였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2015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2번으로 KIA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거포 유망주'라는 타이틀과 함께 프로에 입성한 황대인은 데뷔 시즌부터 그에 걸맞은 활약(타율 0.273 2홈런 장타율 0.455)을 펼치며 많은 기대를 모았다. 이듬해에도 기록한 안타 모두를 장타(장타율 1.143)로 장식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병역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도 이범호의 후계자 후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2019시즌 공수에서 아쉬운 활약을 펼쳐 1군에서 12경기에 출전하는 데 그쳤으며, 자연스레 3루 자리는 박찬호에게 내줄 수밖에 없었다.
 
이런 황대인은 결국 3루를 포기하고 2020시즌부터 1루수라는 새로운 옷을 입었다. 1루 전향 첫해 63경기에 출장해 타율 0.276 4홈런 OPS 0.798을 기록하며 자신의 잠재력을 뽐냈다. 1루 수비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등 가능성을 증명한 시즌이었다.
 
올 시즌에는 본격적으로 1루 자리를 꿰차고 팀의 타선을 이끌고 있다. 침체된 타선으로 하위권을 전전하고 있는 KIA에게도 황대인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한 상황이다. 과연 황대인은 침체된 KIA 타선의 활력소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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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gur145145@naver.com
KIA 타이거즈 황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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