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 김광현이 신시내티와의 천적관계를 확인하며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광현은 24일(아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에서 5.2이닝 5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8탈삼진 1실점 호투로 시즌 첫 승을 수확했다. 경기는 김광현의 호투와 포수 야디어 몰리나의 결승홈런, 폴 골드슈미트의 2타점 적시타 등에 힘입어 세인트루이스가 5-4로 승리했다.

작년 39이닝을 던지며 24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던 김광현은 사실 많은 삼진을 잡는 투수와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김광현은 이날 빅리그 데뷔 후 가장 많은 8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KK'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김광현은 올 시즌 8.2이닝을 던지는 동안 12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9이닝당 12.46개의 삼진을 기록하고 있다. 2경기 만에 시즌 첫 승을 챙긴 김광현은 9.00으로 시작했던 평균자책점을 4.15로 끌어 내렸다.
 
낮은 구속에도 신시내티 타자들 효과적으로 공략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의 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 18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 홈런 4방을 터트리며 9-4로 승리했지만 이후 4경기에서 1승 3패에 머물며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최하위로 밀려났다. 패한 3경기에서 단 2점 밖에 올리지 못했을 정도로 빈타에 허덕인 것이 치명적이었다. 아직 지구 선두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승차는 3경기에 불과하기 때문에 안방에서 열리는 신시내티와의 홈 3연전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이 선발 등판하는 신시내티와의 홈 3연전 첫 경기에서 베테랑 내야수 맷 카펜터를 7번 2루수로 출전시키고 멀티 플레이어 토미 에드먼이 1번 우익수로 출전했다. 중심타선에는 골드슈미트와 놀란 아레나도, 몰리나가 배치됐다. 이에 맞서는 신시내티는 좌완 김광현을 맞아 1번 좌익수 제시 윙커와 4번 1루수 조이 보토를 제외한 7명의 우타자를 선발로 출전시켰다. 

올 시즌 처음으로 부시 스타디움 마운드에 오른 김광현은 올 시즌 .373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선두타자 윙커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하며 1회 무사에 주자를 출루시켰다. 닉 카스테야노스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선행주자를 지운 김광현은 에우제니오 수아레즈를 삼진으로 처리하며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다. 김광현은 2사 후 신시내티의 프랜차이즈스타 보토를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첫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세인트루이스가 1회말 공격에서 신시내티 선발 소니 그레이에 막혀 삼자범퇴로 물러난 가운데 김광현은 2회 선두타자 알렉스 블랜디노를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1사 후 닉 센젤에게 초구 커브로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가다가 2루타를 허용한 김광현은 조나단 인디아와 타일러 스티븐슨을 각각 유격수 땅볼과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처음으로 득점권에 나간 신시내티의 2루 주자를 잔루로 만들었다.

세인트루이스는 2회말 공격에서 1사 후 몰리나의 솔로홈런으로 선취점을 올렸다. 득점지원을 안고 3회 마운드에 오른 김광현은 선두타자로 나온 투수 그레이를 루킹삼진으로 돌려 세운 후 첫 타석에서 안타를 허용했던 윙커를 좌익수플라이로 처리했다. 그리고 2사 후 카스테야노스를 몸쪽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하면서 이날 경기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한 경기 최다 탈삼진에 빅리그 데뷔 첫 안타까지
 
 김광현이 18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2021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방문 경기를 마치고 현지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하고 있다.

김광현이 18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2021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방문 경기를 마치고 현지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하고 있다. ⓒ MLB 프레스박스 화상 인터뷰 캡처

 
3회말 공격에서 선두타자로 타석에 선 김광현은 그레이의 5구째 커브를 받아 쳐 내야 안타로 출루했다. 김광현의 빅리그 데뷔 첫 안타였다. 하지만 후속타자 에드먼이 초구에 2루 땅볼로 물러나면서 김광현이 주루하는 장면은 길게 볼 수 없었다.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의 안타로 시작된 3회 공격에서 골드슈미트의 2타점 적시 2루타와 아레나도의 적시타, 몰리나의 2루타를 묶어 스코어를 5-0으로 벌리며 김광현을 든든하게 지원했다. 

첫 등판에 이어 타선의 든든한 득점지원을 받으며 4회 마운드에 오른 김광현은 선두타자 수아레즈를 상대로 볼 3개로 시작했다가 연속 3개의 스트라이크를 던지며 삼진으로 처리했다. 1사 후 보토 역시 연타석 삼진으로 돌려 세운 김광현은 2사 후 블랜디노와 센젤에게 연속안타를 허용하며 2사 1, 2루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김광현은 인디아를 공 하나로 유격수 플라이를 유도하며 4회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첫 타석 안타로 어엿한 3할 타자가 된 김광현은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1볼 2스트라이크에서 그레이의 4구째를 지켜 보다가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5회 마운드에 오른 김광현은 선두타자 스티븐슨을 초구에 중견수 라인드라이브로 잡았다. 1사 후 신시내티의 두 번째 투수 허스 험브리를 삼구삼진으로 돌려세운 김광현은 8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윙커까지 삼진으로 처리하며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5회까지 단 70개의 공으로 15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아낸 김광현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선두타자 카스테야노스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첫 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김광현은 흔들리지 않고 수아레즈를 중견수플라이, 보토를 투수 땅볼로 처리한 후 마운드를 우완 라이언 헤슬리에게 넘겼다.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에 아웃카운트 하나가 부족했지만 첫 등판의 부진을 날리기에 충분한 호투였다.

첫 등판에서 김광현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부분은 역시 구속이었다. 김광현은 이날도 1회 시속 147km의 빠른 공을 던졌지만 대부분의 빠른 공이 시속 145km 미만에 머물렀다. 하지만 김광현은 몰리나 포수의 노련한 리드 속에 속구와 슬라이더를 위주로 체인지업과 커브를 적절히 섞어 던지며 신시내티 타자들의 많은 헛스윙을 유도했다. 무엇보다 90개도 채 되지 않는 경제적인 투구 수로 17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는 점이 가장 고무적이다.

작년에도 김광현과의 두 차례 만남에서 2승을 헌납했던 신시내티는 올해도 첫 만남에서 김광현에게 시즌 첫 승을 선물했다. 신시내티가 이날 경기 전까지 내셔널리그 팀 홈런 1위(32개)에 올라 있던 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김광현의 호투는 더욱 빛났다. 첫 홈경기를 통해 '신시내티 사냥꾼'임을 다시 한 번 증명한 김광현의 다음 등판은 오는 29일 또는 30일 필라델피아와의 홈경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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