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열린 2020 멜론뮤직어워드의 한 장면.  방탄소년단이 총 6개의 트로피를 휩쓸었다.

지난 5일 열린 2020 멜론뮤직어워드의 한 장면. 방탄소년단이 총 6개의 트로피를 휩쓸었다. ⓒ 카카오TV


이변은 없었다. 지난 5일 열린 2020 멜론뮤직어워드(MMA)의 주인공은 이번에도 방탄소년단(BTS)이었다. 온라인, 비대면 행사로만 진행된 올해 시상식에서 방탄소년단은 올해의 아티스트, 올해의 음반, 베스트송 등 대상 3개 부문을 포함해 Top 10, 베스트 댄스 남자, 네티즌 인기상 등 총 6개상을 휩쓸었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대상 3개 부문을 연속 석권해 뜨거운 인기를 과시했다.

​2020년 가요계를 총 결산하는 첫번째 대형 시상식으로 관심을 모은 MMA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수상자들만 출연하는 조촐한 규모로 진행됐다. 이는 향후 진행될 연말시상식에 대한 일종의 지침서 노릇이 될 것으로 보인다. 멜론 홈페이지와 모바일 어플, 카카오TV, 카카오톡 등 다양한 동영상 중계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면서 비대면 시대에 맞춘 구성으로 기존 시상식과는 180도 다른 내용이 주목받았다.

그동안 시상식에선 행사 시작에 앞서 시상자, 후보자들이 저마다 화려한 의상을 입고 레드카펫을 걷고 포토월에서 팬들과 사진기자들을 맞이하는 등의 식전 행사가 당연하게 자리잡았었다. 이는 일반인 방청객 참여가 사라진 요즘에도 당연한 방식으로 인식되곤 했다. 그런데 MMA는 달랐다. 본 행사 생중계에 앞서 당연한 것처럼 등장하던 레드카펫 식전 행사를 마련하지 않은 대신, 해외 각국 K팝 관계자들의 동영상 인터뷰 등을 소개하면서 차별화를 도모했다.

대규모 인원 집중 피한 사전 녹화 적극 활용
 
 지난 5일 열린 2020 멜론뮤직어워드의 한 장면.

지난 5일 열린 2020 멜론뮤직어워드의 한 장면. ⓒ 카카오TV

 
이날 오후 7시에 시작된 본상 시상식은 2시간여 만인 9시를 살짝 넘겨 마무리 되었다. 4시간 이상 오랜 진행으로 지루함을 안겨주던 이전 시상식과도 차이를 드러냈다. 미리 준비된 성우의 후보자 소개에 이어 곧바로 수상자가 발표되면, 무대의 문이 열리면서 수상자가 등장해 소감을 말한다. 그리고 다른 출연진들의 축하공연이 진행된다.

이전에는 참석자들이 떼지어 한 자리에 모여 앉아 있다가 호명되면 단상에 오르는 시간 등이 소요되었음을 감안할 때, 올해 MMA는 상당히 간결한 방식이었다. 몇몇 시상식들이 유명 배우들을 대거 시상자로 초대하는 것과도 대조를 이룬다.

특히 이번 MMA의 사전 녹화 적극 활용은 크게 눈길을 모았다. 시상식에서 대부분 무대는 현장 공연으로 이뤄진 것과 달리, 이번 MMA에선 많은 가수들의 퍼포먼스를 영상으로 담아냈다. 최근 많은 가수 및 관계자들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를 했지만 그럼에도 많은 연예인들이 이번 행사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던 이유 역시 사전녹화의 힘이 컸다. 예전 같았으면 당연했던 음향 및 영상 사고, 시상식 도중 돌발 상황 역시 MMA에선 찾아볼 수 없었다.

또한 코로나 19로 인해 그동안 여러 시상식이 유료 중계로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접속 장애 등으로 팬들의 엄청난 불만을 자아냈던 바 있다. MMA는 다양한 중계 수단을 활용해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큰 불편 없이 고화질, 고음질 시청을 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했다. 무관중 라이브라는 약점을 화려한 색감의 CG를 적극 활용하는 등 시각적인 만족감 마련에도 최대한 노력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유례없는 트로트 강세... 전업 연주인 시상도 이뤄져
 
 지난 5일 열린 2020 멜론뮤직어워드의 한 장면.  임영웅을 비롯한 트로트 가수들의 강세가 눈길을 모았다.

지난 5일 열린 2020 멜론뮤직어워드의 한 장면. 임영웅을 비롯한 트로트 가수들의 강세가 눈길을 모았다. ⓒ 카카오TV

 
공연에선 단연 방탄소년단의 비중이 절대적이었다. 행사 끝자락에 등장한 이들은 올해 상반기를 빛내준 'On', 첫번째 빌보드 1위곡 'Dynamite'를 비롯해서 신곡 'Life Goes On'의 최초 방송 라이브 등을 연달아 선보였다.

​이번 MMA에선 트로트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과거 트로트 부문에 국한해 한두 명의 가수만 수상하는 게 보통이었지만 TV조선 <미스터트롯> 열풍에 힘입어 임영웅, 김호중, 영탁, 트롯맨6 등이 총 5개의 트로피를 수상하는 기쁨을 누렸다. 이 밖에 기존 시상식에선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았던 스튜디오 연주인(세션맨)에 대한 시상도 이뤄져 관심을 모았다. 다른 장르별 수상자들과 마찬가지로 주중에 사전 시상 방식으로 진행되었지만 적재(기타), 신석철(드럼) 등 쟁쟁한 음악인들이 선정되면서 그간 소외받았던 이들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진 점은 충분히 칭찬받을 만했다.

​큰 탈 없이 성공적으로 행사가 마무리되었지만 아쉬움도 존재했다. 관중 없이 치르는 시상식이다보니 예전 같은 뜨거운 열기를 재현하기엔 분명 한계가 있었다. 객석을 가득 메워주던 팬들의 부재는 어떤 방식으로도 채울 수 없다는 점을 MMA 역시 체감할 수밖에 없었다. 김준수, 유연석 등 시상식을 축하하는 유명 연예인들 역시 사전 제작된 동영상 속에서 이 점을 무척 아쉬워했다. "우리의 보통 일상은 꼭 돌아올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라던 유재석의 말처럼 내년 이맘 때엔 많은 사람들이 한자리에 다시 모여 웃고 떠들면서 시상식을 즐길 수 있길 기원해본다.
 
 지난 5일 열린 2020 멜론뮤직어워드(MMA)의 한 장면.  유명 연예인들을 대거 초대하는 기존 방식 대신 MMA에선 비대면 환경에 맞게끔 사전 영상 제작을 적극 활용했다

지난 5일 열린 2020 멜론뮤직어워드(MMA)의 한 장면. 유명 연예인들을 대거 초대하는 기존 방식 대신 MMA에선 비대면 환경에 맞게끔 사전 영상 제작을 적극 활용했다 ⓒ 카카오TV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멜론뮤직어워드 MMA 시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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