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20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대진이 완성됐다. UEFA는 10일 오후 7시(한국시각) 스위스 니옹에서 '2019-20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대진 추첨식을 진행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2019-20시즌 챔피언스리그는 16강 일정중 총 4개 대진에서 2차전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지 못한 상황에서 중단된 바 있다. UEFA는 아직 8강 진출 팀이 가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대진표를 먼저 완성했다.

UCL 잔여일정에서 한국인 선수가 소속된 팀은 황희찬의 RB라이프치히(독일)가 유일하다. 황희찬은 최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를 떠나 라이프치히로 이적했다. 라이프치히는 올해 16강에서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올랐던 손흥민의 토트넘 홋스퍼를 격침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황희찬은 올 시즌 이미 잘츠부르크 소속으로 챔피언스리그에 나섰기 때문에 올시즌에는 더 이상 출전이 불가능하다.

라이프치히는 스페인의 강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8강전에서 격돌한다. 파리 생제르맹(PSG)는 아탈란타(이탈리아)와 격돌한다.

16강 일정이 끝나지 않은 팀들은 대진 상대가 아직 확정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가지게 됐다. 레알 마드리드-맨체스터 시티 승자는 8강에서 유벤투스-올림피크 리옹의 승자와 맞붙는다. 바르셀로나-나폴리 승자는 8강에서 바이에른 뮌헨-첼시 승자와 격돌한다.

만일 레알과 유벤투스가 8강에서 맞붙을 경우 '호날두 더비'가 성사된다. 레알 마드리드는 호날두의 전 소속팀, 유벤투스는 현재 몸담고 있는 팀이다. 호날두는 2009년부터 2018년까지 레알 마드리드에서 438경기에 나와 450골을 기록하며 라리가 우승 2회, 챔피언스리그 우승 4회를 기록하며 전성기를 보냈다.

호날두는 지난 2018년 여름 레알을 떠나 유벤투스로 팀을 옮겼고 30대 중반에 넘긴 나이에도 올시즌 무려 25골을 기록하며 유벤투스의 리그 선두를 견인하고 있다. 호날두는 레알 시절에는 여러 차례 유벤투스를 상대로 골을 넣으며 UCL 토너먼트에서 격침시킨 전력이 있다.

하지만 실제 성사될 가능성은 아직 불투명하다. 레알과 유벤투스 모두 16강 1차전서 각각 맨시티(1-2) 리옹(0-1)에 패하며 탈락 위기에 놓여있다. 물론 한골 차이인만큼 2차전에서 충분히 뒤집을수 있는 격차이기도 하다.

호날두 더비만큼은 못하지만, 맨체스터 시티와 유벤투스, 혹은 레알 마드리드와 리옹의 매치업이 성사되어도 흥미로울 전망이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시티는 이미 EPL에서는 리버풀에 타이틀을 내줬고, 최근 FIFA의 재정페어플레이 룰 위반 혐의까지 더해지며 다음 시즌 UCL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이라 올시즌 우승 도전이 더 간절하다.

유럽 최고의 감독으로 꼽히는 과르디올라지만, 바르셀로나 시절 이후로는 챔피언스리그 타이틀과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호날두와는 바르셀로나 사령탑 시절, 라이벌팀의 감독과 선수로 여러 차례 명승부를 펼친 바 있다. 한편 프랑스리그 명문인 리옹은 UCL에서는 대체로 평범한 클럽이었지만 유독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는 강한 면모를 보이며 '16강의 천적'으로 군림한 시절이 있었다.

나폴리-바르셀로나, 첼시-바이에른 뮌헨 승자가 맞붙게 될 또 다른 8강 대진도 어느 팀이 올라오든 빅매치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2014-15시즌 트레블(3관왕)이후 챔피언스리그에서 번번이 8강 징크스에 시달리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바르셀로나와 리오넬 메시의 명예회복 여부가 관전포인트다. 리그 우승경쟁에서 사실상 레알의 우승이 유력해지면서 바르셀로나는 UCL 우승이 사실상 무관 탈출의 마지막 희망이다.

UCL 일정 재개의 또다른 변수는 올시즌에 한정하여 8강부터 결승까지 단판 토너먼트로 펼쳐진다는 점이다. 16강 잔여 일정만 기존 팀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하여 홈앤 어웨이로 완주할 방침이다. 올시즌 8강부터는 지난 시즌 암스테르담의 기적(토트넘-아약스), 안필드의 기적(리버풀-바르셀로나) 같은 2차전 대역전 드라마가 불가능해졌다. 변수가 많은 단판승부의 특성상, 이름값이나 전력차이를 떠나 이변의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UCL이라고 할 만하다.

UCL의 전신인 1955년 유러피언컵 이래 이 대회에서 우승을 경험해 본 클럽은 단 22팀 뿐이다. 올시즌 아직까지 살아남은 팀중에서 UCL 우승 경험이 있는 팀은 최다우승의 레알 마드리드(13회)를 비롯하여 바르셀로나-뮌헨(이상 5회), 유벤투스(2회), 첼시(1회) 등 총 5팀이다. 아틀레티코는 준우승만 3회 기록했으며 파리 생제르망, 맨체스터 시티, 나폴리, 아탈란타, 라이프치히, 리옹까지 우승경험이 없는 팀이 7팀으로 더 많다.

가장 최근에 UCL 역사상 '첫 우승팀'이 탄생한 것은 지난 2012년의 첼시가 마지막이었다. 또한 2005년 이후로는 스페인-잉글랜드-독일-이탈리아의 유럽 4대 빅리그 클럽들만이 우승-준우승을 독식하는 구조가 심화되어있다. 올해 챔피언스리그에서는 과연 기존의 공식을 깨는 이변의 우승팀이 등장할 수 있을지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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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L8강대진 호날두 메시 황희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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