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분 동안 한결같던 경기 흐름이 불과 3분 만에 뒤바뀌었다. 후반 25분까지 0-1로 뒤지고 있던 대구는 후반 29분 세징야의 동점골을 시작으로 3골을 몰아치며 저력을 발휘했다.

대구는 21일 오후 DGB 대구은행 파크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0' 8라운드 수원 삼성과의 홈 경기에서 멀티골을 폭발시킨 세징야의 활약을 앞세워 3-1의 승리를 거뒀다.

이 승리로 대구는 지난 17일 부산전 무승부로 잠시 주춤했던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게 되었고, 모처럼 연승행진을 이어가는 듯했던 수원은 다 잡은 승리를 놓치고 말았다. 

불과 3분 만에... 세징야의 발에서 시작된 역전극
 
 21일 오후 8시 DGB 대구은행 파크에서 벌어진 2020 K리그 원 8라운드 수원 블루윙즈와 대구FC의 경기에서 대구 세징야가 골을 넣은 뒤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21일 오후 8시 DGB 대구은행 파크에서 벌어진 2020 K리그 원 8라운드 수원 블루윙즈와 대구FC의 경기에서 대구 세징야가 골을 넣은 뒤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전반 초반의 기선은 수원이 잡았다. 경기 시작과 함께 염기훈의 슈팅으로 포문을 연 수원은 전반 8분 동안 고승범, 타가트가 연달아 슈팅을 시도해 3개의 슈팅 모두 유효슈팅으로 연결하는 등 집중력을 발휘했다.

수원이 경기 시작 8분 동안 세 차례 슈팅으로 주도권을 잡는 듯했지만, 대구는 세징야에게서 시작된 공격으로 분위기를 가져왔다. 전반 9분 수원 수비진의 실수를 놓치지 않은 세징야는 단독 드리블 돌파 이후 슈팅을 시도해 득점을 노렸지만 노동건 골키퍼에게 막히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이 슈팅을 시작으로 대구는 전반 22분 세징야의 프리킥을 정태욱이 헤더슛으로 연결한데 이어 전반 24분에는 츠바사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득점기회를 잡았지만 골대를 넘기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후반전에 들어서도 세징야의 발에서 대구의 공격이 시작됐다. 전반 40분 프리킥 상황에서 고승범에게 실점을 허용하며 0-1로 뒤진 채 후반을 맞이한 대구는 후반 5분 세징야가 수원 노동건 골키퍼가 나온 것을 보고 칩 슛을 시도했다. 이후 후반 12분에도 세징야가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아쉽게 무산됐다. 

하지만 이는 세징야의 발에서 시작될 역전극을 위한 예열 단계였다. 예열을 마친 세징야는 마침내 후반 29분 득점에 성공했다. 페널티박스 바깥쪽 중앙에서 볼을 잡은 세징야는 오른발 트래핑으로 수비수 1명을 제친 뒤 왼발로 슈팅을 시도해 골문을 갈랐다. 

그리고 불과 2분 뒤 세징야에게서 역전골이 나왔다. 하프라인 아래쪽부터 60m가량을 단독드리블로 돌파한 세징야는 페널티박스 부근까지 침투한 이후 오른발 슈팅으로 득점을 성공시키며 3분 만에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전, 후반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긴 세징야는 정말 중요한 순간 집중력을 발휘해 멀티골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아울러 세징야는 최근 3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는 등 시즌 5호골을 터뜨리며 득점왕 경쟁에 합류했다.

두 팀의 희비 가른 교체카드

고승범의 선제골로 수원이 1-0으로 앞서면서 대구에 강했던 수원의 면모가 이번 경기에서도 이어지는 듯했지만 교체 작전에서 두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수원의 이임생 감독은 후반 17분 박상혁을 빼고 한의권을 투입한데 이어 후반 26분에는 공격수 김건희를 빼고 미드필더인 김종우를 넣어 승리를 지키고자 했다.

그러나 이 두 번의 교체카드는 효력이 없었다. 수원은 활동량이 많은 선수들을 투입하면서 대구가 공격 쪽으로 올라오는 것을 억제하는 작전을 써야했다. 하지만 활동량이 많은 박상혁과 김건희를 빼고 활동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한의권과 김종우를 투입하면서 대구가 공격쪽으로 올라오는 상황을 제대로 막지 못했다. 
 
 21일 오후 8시 DGB 대구은행 파크에서 벌어진 2020 K리그 원 8라운드 수원 블루윙즈와 대구FC의 경기에서 대구 데얀이 골을 넣은 뒤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21일 오후 8시 DGB 대구은행 파크에서 벌어진 2020 K리그 원 8라운드 수원 블루윙즈와 대구FC의 경기에서 대구 데얀이 골을 넣은 뒤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에 반해 대구 이병근 감독대행은 교체카드를 잘 활용하며 웃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김대원을 투입하며 공격에 속도를 올린 이 감독대행은 후반 19분 츠바사를 빼고 데얀을 투입한 데 이어 후반 24분에는 이진현을 들여보냈다. 

그리고 위치에 변화를 줬다. 이전까지 평소보다 아래까지 내려와 공격을 전개하던 세징야의 위치를 올리며 공격을 극대화하려 했다. 그 결과 세징야는 후반 29분과 31분 연달아 득점을 터뜨리면서 승리의 1등 공신이 됐다.

이어 교체투입된 데얀도 득점으로 기대에 부응했다. 2-1로 앞서던 후반 추가시간 가운데 지역에서 에드가의 패스를 받은 데얀은 수비수를 제치고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 상단을 가르며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득점 이후 데얀은 골 셀러브레이션을 펼치며 지난 시즌 주전경쟁에서 밀린 설움을 풀어냈다. 

결국 후반전 두 감독의 교체작전이 승패를 바꾼 경기였는데 수원에 대해 잘 알고 있던 이병근 감독대행이 수원의 허를 제대로 찔렀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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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1 대구FC 수원삼성 세징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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