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⅓ 노히트 쾌투 후 인터뷰하는 류현진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지난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 경기를 마친 후 인터뷰하고 있다.

류 선수는 이날 경기에서 8회 1사까지 안타를 맞지 않고 노히트 행진을 펼치는 등 8이닝 무실점 쾌투로 시즌 5승을 이뤘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 ⓒ 연합뉴스

 
'코리안 몬스터'가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전국구 괴물'로 인정 받았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4일(이하 한국시각) 5월 한 달 동안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들을 선발하는 '이달의 선수'에서 내셔널리그 '이달의 투수'로 LA 다저스의 류현진이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류현진은 5월 한 달 동안 6경기에 등판해 45.2이닝 동안 단 3점만을 내주며 5승 평균자책점 0.59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내셔널리그 5월 최고의 투수로 공인 받았다.

류현진은 아시아 투수로는 노모 히데오(1995년 6월, 1996년 9월), 고 이라부 히데키(1998년 5월,1999년 7월), 박찬호(1998년 7월), 다나카 마사히로(2014년 5월)에 이어 5번째로 '이달의 투수'에 선정됐다. 한편 내셔널리그 이달의 선수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거포 조쉬 벨에게 돌아갔고 아메리칸리그 이달의 선수와 이달의 투수는 각각 라파엘 데버스(보스턴 레드삭스)와 루카스 지올리토(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수상했다.

시작부터 끝까지 한 치의 빈틈도 없었던 류현진의 5월

지난 5월 2일 류현진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서 선발로 예고될 때만 해도 5월의 전망은 마냥 밝아 보이지 않았다. 류현진은 올 시즌 두 번의 원정경기에서 7.1이닝4실점으로 큰 재미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류현진은 이날 8이닝을 소화하며 4피안타1실점으로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꽁꽁 묶었다. 비록 승리는 챙기지 못했지만 이날의 호투는 류현진의 찬란한 5월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아메리칸패밀리필즈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 1회에 역투하고 있다.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 ⓒ AP/연합뉴스

 
그리고 류현진은 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9이닝4피안타6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빅리그 데뷔 후 두 번째 완봉승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무엇보다 8일은 한국시간으로 어버이날이었고 어머니 박승순씨가 태어난 날이었기 때문에 더욱 의미 있는 호투가 됐다. 그리고 류현진은 어버이날의 호투를 현지시간으로 '어머니날(Mother's Day)'이었던 13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 계속 이어갔다.

류현진은 '완봉 다음 경기는 투구 리듬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씻고 7회까지 단 하나의 안타도 맞지 않는 노히트노런 행진을 이어갔다. 완봉승 다음 경기에서 8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한 류현진은 평균자책점을 1점대로 끌어 내리며 LA를 넘어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주목 받는 투수가 됐다. 5월 '이달의 투수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 것도 이 즈음부터였다.

신시내티 레즈와 피츠버그를 차례로 만난 중부 원정 2연전도 류현진에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20일 신시내티 원정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무실점 행진을 31이닝까지 늘린 류현진은 26일 피츠버그전에서 올 시즌 가장 많은 10개의 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이날 류현진이 맞은 적시타는 단 하나뿐이었고 두 차례의 병살타를 유도하며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과시했다. 타석에서 터진 결승 2루타는 보너스였다.

18일 만에 안방으로 돌아온 류현진은 31일 뉴욕 메츠를 상대로 5월의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8회 2사까지 단 4개의 안타만을 허용한 류현진은 5연승과 함께 시즌 8승째를 수확하며 내셔널리그 다승 단독 1위로 뛰어 올랐다. 1.48까지 낮춘 평균자책점은 당연히 메이저리그 전체 1위 기록이다. 류현진은 시즌 개막 후 11경기 연속 2실점 1볼넷 이하라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믿기 힘든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커쇼와 힐의 뜨거운 한 달에도 지지 않았던 류현진의 눈부신 5월

내셔널리그에는 류현진의 팀 동료 클레이튼 커쇼를 비롯해 양대리그 사이영상에 빛나는 맥스 슈어저(워싱턴), 작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제이콥 디그롬(메츠), '체인지업의 달인' 콜 해멀스(시카고 컵스) 등 뛰어난 투수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이들 중 그 어떤 투수도 류현진보다 화려한 5월을 보내지 못했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경력이 많지 않은 신예 투수들이 류현진의 경쟁자로 떠올랐다.

애틀랜타의 만 21세 신예 마이크 소로카는 류현진을 가장 위협한 투수였다. 소로카는 5월 5경기에 등판해 34이닝 동안 단 3자책점 만을 기록하며 3승 무패 0.79의 뛰어난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승리에서도 평균자책점에서도 이닝에서도 류현진에게는 조금씩 미치지 못했다. 물론 소로카는 현재까지 6승1패1.41 57.1이닝으로 규정이닝 진입을 눈 앞에 두고 있어 향후 류현진의 평균자책점 타이틀 경쟁자가 될 전망이다.
 
류현진-커쇼-뷸러 '선발 투수들만 모였네' LA 다저스의 류현진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 랜치 스프링캠프 훈련장에서 클레이턴 커쇼(왼쪽부터), 워커 뷸러와 함께 불펜 피칭을 바라보고 있다.

LA 다저스의 류현진과 클레이턴 커쇼(왼쪽부터), 워커 뷸러의 모습 ⓒ 연합뉴스

 
나머지 투수들도 마찬가지. 밀워키 브루어스의 브랜든 우드러프는 5월 5경기에 등판해 33이닝 동안 4승1.36을 기록했지만 탈삼진에서만 류현진보다 1개가 많을 뿐 나머지 기록에서는 모두 류현진에 미치지 못했다. 컵스의 카일 헨드릭스 역시 4승1.81로 화려한 5월을 보냈지만 비교대상이 류현진이었던 게 불운이었다. 아메리칸리그 쪽으로 눈을 돌려봐도 한 달 동안 40이닝을 넘게 던지면서 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는 찾을 수 없다.

다저스의 현역 투수 중에서는 사이영상 3회 수상에 빛나는 커쇼가 총 6회에 걸쳐 이달의 투수상을 수상했고 완봉승 3회를 기록했던 2016년5월(5승 무패 0.91)이 마지막이었다. 다저스 투수 중 가장 최근에 이달의 투수상을 받은 선수는 2017년 7월의 리치 힐(4승무패1.45)이었다. 류현진은 그 시절의 커쇼, 힐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 성적을 올리며 다저스 투수로는 22개월 만에 이달의 투수상을 수상했다.

'코리안특급' 박찬호는 이달의 투수상을 받았던 1998년 빅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시즌 15승을 기록하며 다저스의 핵심 선발 투수로 도약했다. 일본인 투수 다나카 역시 이달의 투수에 선정된 2014년 올스타전에 출전했다. 류현진 역시 '이달의 투수상'에서 멈추지 말고 이를 계기로 빅리그에서 더욱 입지를 굳히는 투수로 거듭나야 한다. 물론 올해 빅리그 전체에서 가장 뜨거운 투수 류현진에겐 '괜한 걱정'처럼 보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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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LA 다저스 류현진 코리안 몬스터 이달의 투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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