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류현진 선수가 2019년 5월 7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경기에서 6회 3사후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있다.

LA 다저스의 류현진 선수가 2019년 5월 7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경기에서 6회 3사후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있다. ⓒ AFP-연합뉴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또 하나의 위업을 달성했다. 류현진은 8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로 등판하여 위력적인 호투를 펼쳐 시즌 4승에 성공했다.

이날 승리가 더욱 값진 이유는 7시즌째 다저스에서 뛰고 있는(부상 기간 포함) 류현진이 다저스를 제외한 내셔널리그의 다른 14팀을 상대로 정규 시즌 경기에서 1번 이상을 모두 승리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브레이브스를 상대로는 정규 시즌 승리가 없었는데 이날 경기 승리로 그 기록을 채운 것이다.

순식간에 흘러간 경기, 8회까지 82구 3피안타 무실점

지난 등판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상대로 8이닝을 던졌던 류현진은 이날도 이닝 이터로 거듭난 모습을 보여줬다. 류현진은 1회부터 경제적인 투구수를 기록하며 전체적인 경기 분위기를 빠르게 가져갔다.

1회에 9구만 던지고 삼자범퇴 이닝을 만든 류현진은 2회에도 8구, 3회와 4회에 각각 10구 등 투구수를 아끼며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5회에 투구수가 17구까지 갔지만 상대 타자들이 조금 끈질기게 버텼을 뿐 역시 삼자범퇴로 이닝이 끝났다.

류현진이 호투하는 동안 다저스 타선은 1회말 저스틴 터너의 선제 솔로 홈런과 데이비드 프리즈 타석 때 상대 투수 폭투까지 겹치며 찬스를 얻었다. 맥스 먼시의 행운의 내야 안타 때 2명의 주자가 추가 득점했고 1회부터 3점 차 이상을 벌리며 넉넉하게 앞서갔다. 터너는 2회말 1타점 적시타와 5회말 솔로 홈런을 추가하며 류현진을 확실하게 지원했다(5-0).

퍼펙트 행진을 이어가던 류현진은 6회가 되어서야 첫 안타를 허용했다. 선두타자 타일러 플라워스를 내보냈지만, 다음 타자 엔더 인시아테를 상대할 때 야수 선택으로 아웃시키면서 주자가 2루를 밟지 못하게 했다. 그리고 대타 찰리 컬버슨을 병살로 잡아내며 6회 역시 타자 3명만 상대하고 7구만 던졌다.

6회까지 18명만 상대한 류현진은 7회에도 선두타자 오즈하이노 알비스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조쉬 도날드슨을 공 1구 만에 잡아내는 등 다른 3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하며 7회를 끝냈다. 특히 로날드 아쿠나를 상대로는 안타성 타구를 맞았지만 우익수 코디 벨린저의 호수비로 이닝이 끝났다(7회 10구).

2경기 연속 8회에 등판한 류현진은 댄스비 스완슨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이에 개의치 않고 나머지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했다. 8회 투구수 역시 11구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누적 투구수 82구 만에 8회를 끝냈다.

MLB 통산 3번째 완투, 6년 만에 완봉승 달성

6회말 행운의 안타를 기록한 류현진은 8회말 무사 만루 상황에서 대타로 교체되지 않고 완봉승 도전을 위해 타석에 등장했다. 무사 만루 찬스에서 류현진은 삼진으로 물러났음에도 박수를 받으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류현진이 추가 득점 찬스를 놓쳤으나 다음 타자인 키케 에르난데스가 희생 플라이를 기록하며 점수를 더 벌려줬다(6-0). 그리고 저스틴 터너의 스리런 홈런이 터지며 주자를 싹쓸이, 류현진이 9회에 편하게 공을 던질 수 있도록 힘을 보탰다(9-0). 이 날만 4안타 6타점(3홈런)을 기록한 터너는 시즌 초반 부진을 털고 확실하게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터너를 중심으로 동료들에게 확실하게 득점 지원을 받은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통산 2번째로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이전까지 2번의 완투는 모두 메이저리그 진출 첫 해에 나왔고,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완봉승이 1번,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원정에서 8이닝 완투패가 있었다.

경기 후반에 이르자 공의 속도는 조금 떨어졌지만 류현진은 올 시즌 위력적이었던 체인지업을 통해 타자들의 범타를 이끌어냈다. 9회에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첫 타자 요한 카마르고를 1구 범타 처리했다.

알비스를 4구 만에 잡아낸 류현진은 다음 타자 알비스에게 2구 째에 2루타를 허용했다. 하마터면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이 될 뻔했지만 다행히 담장을 맞고 넘어가지 않았다. 위기를 넘긴 류현진은 프레디 프리먼을 상대로 삼진을 잡아내며 스스로 완봉승을 완성했다(4피안타 6탈삼진 93구 완봉승).

NL 14팀 상대 모두 승리 달성, 박찬호 이후 처음

이날 승리로 류현진은 시즌 4승과 함께 평균 자책점도 2.03까지 크게 낮췄다. 다음 경기에서 또 호투하면 1점 대 평균 자책점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며, 사실상 다저스의 에이스 역할을 해내고 있다.

또한 이 승리로 류현진은 정규 시즌 경기에서 내셔널리그의 다른 14팀을 상대로 모두 승리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어깨 부상이 없었다면 조금 더 빨리 달성할 수도 있는 기록이었지만, 부상을 딛고 달성한 업적이라서 더욱 빛났다.

사실 브레이브스를 상대로 한 전적이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었지만 유독 승리 인연이 없었다. 2013년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에도 류현진은 데뷔 경기부터 매 경기 6이닝 이상을 이어가다 브레이브스를 상대로 등판했던 첫 경기에서 처음으로 5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2013년 첫 포스트 시즌 등판 상대도 브레이브스였다. 그러나 이 경기에서 류현진은 리드 상황에서 비교적 일찍 대타로 교체되는 바람에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팀은 이겼지만 류현진에게는 아쉬운 경기였다. 이후 류현진은 2018년 디비전 시리즈 1차전에 등판하여 브레이브스를 상대로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내셔널리그 전 구단 상대 승리 기록은 한국인 선수 기록으로는 박찬호에 이어 2번째다. 박찬호 역시 다저스에서 뛰면서 이 기록을 달성했고, 2006년에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니폼을 입고 다저스를 상대로도 승리하며 내셔널리그 15팀을 상대로 모두 승리하는 기록까지 남겼다.

한 차례 DL 불구, 규정 이닝 진입 류현진

사실 류현진은 올 시즌 초반에도 사타구니 통증으로 인해 부상자 명단에 한 차례 다녀오면서 선발 등판을 한 차례 걸렀다. 4승 1패 평균 자책점 2.03을 기록한 류현진은 규정 이닝에 진입하면서 메이저리그 전체 선발투수 평균 자책점 5위에 올랐다. 이날 경기까지 44.1이닝을 던진 류현진은 최근 3경기에서 7이닝, 8이닝, 9이닝을 던지며 점차 경기 당 이닝을 늘려가고 있다.

류현진이 올 시즌 목표를 20승으로 잡았던 이유는 그 만큼 많은 경기에 나서고 싶다는 의미로 읽힌다. 사타구니 부상에 대한 불안감이 있지만 류현진은 이날 경기에서 투구수를 아껴가며 93구 만에 경기를 끝냈다. 다만 다음 등판 일정이 13일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 4연전 마지막 일정인데, 낮 경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체력 회복이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시즌을 치르면서 갈수록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류현진이 올 시즌 어떤 행보를 보일지 계속 지켜보자.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MLB 메이저리그야구 LA다저스 류현진완봉승 류현진관련기록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