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UFC 헤비급 챔피언 다니엘 코미어

현 UFC 헤비급 챔피언 다니엘 코미어 ⓒ 다니엘 코미어 페이스북

 
현 UFC 헤비급 챔피언은 오는 20일이면 만으로 40세가 되는 'DC' 다니엘 코미어다. 코미어는 레슬러였다가, 세계 3대 이종 종합격투기 대회 중 하나인 UFC로 영역을 옮긴 뒤 라이트 헤비급과 헤비급 챔피언 벨트를 차지했다. 그는 완벽에 가까운 격투기 커리어를 보내고 있다. 종합 격투기 데뷔 후 24번 케이지에 올라 현 라이트 헤비급 챔피언 존 존스 외의 상대에게는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다.

하지만 단체 입장에서 보면 고령의 챔피언은 썩 내키지 않는 게 사실이다. 선수 생활이 얼마 남지 않은 챔피언 입장에서는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상대를 까다롭게 고를 수밖에 없고, 그만큼 경기의 간격이 길어지기 때문에다. 실제로 코미어는 지난해 11월 1차 방어전을 치른 후 4개월의 시간이 흘렀지만, 소문만 무성할 뿐 여전히 2차 방어전 상대와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챔피언이 방어전을 늦출수록, 타이틀 도전권을 노리는 선수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다. 물론 현재는 랭킹 1, 2위 스티페 미오치치와 프란시스 은가누가 차기 타이틀 경쟁 구도에서 가장 앞서 있지만, 이 선수들도 1, 2승만 추가하면 얼마든지 타이틀 전선에 뛰어들 수 있다. 오는 10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캔자스주 위치타의 인트러스트 뱅크 아레나에서 열리는 UFN146 메인이벤트에서 격돌하는 데릭 루이스와 주니어 도스 산토스가 대표적이다.

타이틀전 패배 극복하고 '빅네임' 산토스 상대로 재기전 

복싱이나 종합격투기에서 헤비급이 인기가 많은 이유는 바로 높은 KO율 때문이다. 비록 스피드도 느리고 기술도 단순하지만 묵직한 펀치나 킥 한 방에 상대를 쓰러트리는 KO 승부는 헤비급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이다. 2010년 프로 격투기 선수로 데뷔해 28전의 전적을 가진 루이스는 통산 판정 승부가 단 4번에 불과한 '상남자' 파이터다. 통산 21승 중 KO승이 18회에 달할 정도로 높은 KO율(85.7%)을 자랑한다.

2014년 UFC와 계약한 루이스는 커다란 덩치와 험상궂은 인상으로 눈길을 끌었지만 옥타곤 데뷔 후 4경기에서 KO승 두 번, KO패 두 번을 기록할 정도로 '모 아니면 도'의 스타일을 가진 파이터였다. 하지만 옥타곤에 적응하기 시작한 루이스는 가브리엘 곤자가, 샤밀 압두라키모프,트래비스 브라운 등을 KO로 제압하며 헤비급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물론 마크 헌트전에서 난타전 끝에 당한 KO패도 있었다).

루이스는 작년 7월 타이틀전을 경험한 '핵주먹' 은가누를 판정으로 꺾으면서 본격적으로 타이틀 전선에 뛰어들었다(물론 이 경기는 서로 KO패를 경계한 지루한 내용으로 격투팬들에겐 혹평을 받았다). 루이스는 3개월 후 러시아의 타격가 알렉산더 볼코프를 상대로 3라운드 역전 KO승을 거뒀고 11월에 열린 UFC 230에서 챔피언 코미어의 1차 방어전 상대로 결정됐다.

경기 간격이 한 달도 채 되지 않았지만 루이스로서는 일생일대의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하지만 상대를 분석하긴커녕 체력을 회복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했던 루이스가 코미어를 상대하긴 무리였다. 루이스는 레슬링에서 코미어에게 압도적인 열세에 놓인 채 하위 포지션에 깔려 있다가 2라운드 2분 14초 만에 서브미션으로 패하며 챔피언 등극에 실패했다. 그리고 루이스는 코미어에게 패한 지 4개월 만에 다시 옥타곤에 올라 도스 산토스를 상대한다.

사실 헤비급 랭킹 3위 루이스에게 8위 도스 산토스와의 경기는 얻는 게 썩 많지 않은 경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은가누 정도를 제외하면 빅네임을 꺾었던 경험이 많지 않은 루이스에게 이름값이 높은 전 챔피언 도스 산토스는 자신의 명성을 높이기에 상당히 좋은 제물이다. 최근 연승을 거둔 도스 산토스의 상승세를 꺾어 버릴 수 있다면 루이스는 다시 한번 타이틀 전선에서 경쟁할 수 있다.
 
  10일 UFN 146 메인 이벤트에서 격돌하는 데릭 루이스와 주니어 도스 산토스.

10일 UFN 146 메인 이벤트에서 격돌하는 데릭 루이스와 주니어 도스 산토스. ⓒ UFC 홈페이지

 
도스 산토스, UFC 헤비급 최고의 타격 테크니션 명성 찾을까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나 파브리시우 베우둠 같은 브라질리언 헤비급 파이터들은 타격보다는 극강의 주짓수 실력을 바탕으로 한 시대를 풍미해 왔다. 하지만 '시가노' 도스 산토스는 193cm 108kg의 건장한 체격을 바탕으로 통산 20승 중 14승을 KO로 마무리한 타격가 유형의 파이터다(통산 서브미션 승리는 한 번뿐이고 실전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지만 도스 산토스 역시 주짓수 블랙벨트 보유자다). 

도스 산토스는 2008년 10월 옥타곤 데뷔전에서 베우둠을 경기 시작 80초 만에 그림 같은 크로스 카운터로 눕히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도스 산토스는 '맷집왕' 로이 넬슨(판정승)을 만나기 전까지 스테판 스트루브, 미르코 크로캅, 길버트 아이블, 가브리엘 곤자가를 KO로 제압하며 케인 벨라스케스와 함께 헤비급을 이끌 차세대 기수로 떠올랐다. 그리고 도스 산토스는 2011년 11월 케인을 1라운드 KO로 제압하고 UFC 헤비급 챔피언에 등극했다. 

하지만 도스 산토스는 13개월 만에 다시 만난 케인의 전진 압박에 철저히 밀리며 타이틀을 빼앗겼고 2013년 10월 3차전에서도 5라운드 TKO로 무너지며 설욕에 실패했다. 이후 도스 산토스는 헤비급을 양분하던 강자에서 승리와 패배를 반복하는 평범한 선수로 전락했다. 2017년 5월에는 미오치치의 2차 방어전 상대로 낙점됐지만 1라운드 3분을 채 버티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약물에 적발되면서 2017년 9월로 예정됐던 은가누와의 대결마저 취소됐다.

격투기 데뷔 후 최대 위기에 놓였던 도스 산토스는 작년 4월 약물제조 과정에서의 오염이라는 결론이 나오면서 징계가 해제됐다. 도스 산토스는 작년 7월 블라고이 이바노프와의 재기전에서 판정으로 승리했고 12월에는 타이 투이바사를 KO로 꺾으며 건재를 과시했다. 도스 산토스로서는 2013년 6월 헌트전 이후 5년 7개월 만에 거둔 KO승리였다. 그리고 6년 만에 연승을 거둔 도스 산토스는 오는 10일 루이스를 상대로 3연승 도전에 나선다.

도스 산토스는 3번의 타이틀전 패배와 약물 적발 등으로 순위가 8위까지 내려갔다. 따라서 3위 루이스를 꺾으면 단숨에 헤비급 랭킹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다. 도스 산토스는 최근 4번의 패배 중 3번의 KO패를 당했지만 패배를 당한 4경기 중 3번이 타이틀전이었을 만큼 강한 상대들과 싸워왔다. 루이스를 상대로 헤비급 최고의 타격 테크니션으로서 위용을 찾는다면 도스 산토스에게 등을 돌렸던 격투 팬들의 관심도 다시 찾아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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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UFN146 데릭 루이스 주니어 도스 산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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