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인 할매> 포스터

영화 <시인 할매> 포스터 ⓒ (주)스톰픽쳐스코리아

 
"영광스럽습니다. 글을 배웠기 때문에 여기에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영화로 개봉할지도 몰랐는데 이렇게 되어서 너무 기쁩니다. 제가 말주변이 없습니다. 이해 부탁드립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시인 할매>에 출연한 양양금, 윤금순 할머니의 말이다. 두 할머니는 기자회견장이 익숙하지 않은 듯 한동안 눈만 깜박이며 긴장한 듯 보였다. 서너 번의 질문이 오갔지만 할머니들의 긴장감은 더 커진 듯했다. 

29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시인 할매>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이종은 감독과 윤금순, 양양금 할머니, 그리고 김선자 도서관장이 참석했다. 영화는 글을 모르는 할머니들이 어느날 한글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의 삶을 시에 담아내는 과정을 그렸다.

두 할머니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할 때마다 "이종은 감독과 김선자 도서관장 덕에 여기까지 왔다. 정말 고맙다"는 말을 덧붙였다. 긴장이 도저히 풀리지 않은 탓일까 현장에서는 포토타임도 생략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할머니들이 자신의 삶 글로 남기면 좋겠다 생각"
 
 다큐멘터리 영화 <시인할매> 스틸컷

다큐멘터리 영화 <시인할매> 스틸컷 ⓒ (주)스톰픽쳐스코리아


이종운 감독은 "2016년에 할머니들이 낸 시집을 읽고 감명을 받아서 이를 가르친 선생님과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만들고 싶었다"며 운을 뗐다. 이 감독은 "할머니들의 삶을 제대로 들여다보기 위해 최소 4계절을 담아야 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촬영 중에 옥수수, 감자 등을 주시며 먹고 하라는 권유하시는 바람에 가끔 촬영이 어려웠지만, 지나서 생각해보니 1년간 어머니들의 사랑 안에서 살았던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어 영화 <시인할매>에 대해 "할머니들이 왜 글을 몰랐는지 등 이런저런 삶을 구구절절하게 인터뷰로 끌어내진 않았다"라며 "할머니들의 시에 함축적으로 다 표현되어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영화 <시인 할매>에서 할머니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시를 권유해 온 김선자 도서관장은 "우연히 할머니들이 글을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가르쳐드리기로 결심했다"면서 "할머니들이 자신의 삶에 대해 글로 남기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작은 사립 도서관에서 간식이나 재료 등을 준비하려니 한계에 부딪혀 2012년부터는 직장생활을 병행하고 있다"라고 도서관장으로서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시인할매> 스틸컷

다큐멘터리 영화 <시인할매> 스틸컷 ⓒ (주)스톰픽쳐스코리아


한편 이날 시사회 후 드론 촬영 장면이 많다, 음악이 너무 길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이 감독은 "내가 과도하게 영화에 몰입이 되었던 것 같다"면서 "음악이 많이 들어간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감독은 드론 촬영분에 대해 "곡성이 가진 자연 그대로의 정서를 표현하고 싶었다"면서 "드론을 통해 멀리서 할머니들의 삶을 봤을 땐 아름답지만 가까이 근접 샷으로 봤을 땐 다른 것이 보인다는 표현을 위한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영화는 2월 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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