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의 5번째 골 터뜨리고 기뻐하는 손흥민

팀의 5번째 골 터뜨리고 기뻐하는 손흥민 ⓒ 로이터/연합뉴스

 
손흥민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국내 축구팬들에게 최고의 선물을 안겼다.

토트넘 핫스퍼 FC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은 24일(이하 한국시각) 잉글랜드 머지사이드주 리버풀의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2018-2019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에버튼FC와의 18라운드 경기에서 2골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토트넘은 멀티골을 포함해 무려 5골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손흥민의 맹활약에 힘입어 에버턴에 6-2의 완승을 거뒀다(14승4패).

지난 23일 리그 2위 맨체스터시티가 크리스탈 펠리스에게 2-3으로 덜미를 잡히면서 토트넘에는 18라운드가 맨시티와의 격차를 좁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토트넘은 승점 3점이 꼭 필요했던 경기에서 에버턴이라는 만만치 않은 난적을 상대로 6골을 몰아치며 맨시티와의 승점 차이를 2점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3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월드클래스 플레이어' 손흥민이 있었다.
 
 손흥민의 골 세리머니

손흥민의 골 세리머니 ⓒ 로이터/연합뉴스

 
골키퍼의 실수를 용납하지 않은 손흥민의 동점골

영국을 비롯한 유럽의 많은 국가에서는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12월 26일을 '박싱데이'로 부르며 휴일로 지정한다. 프리미어리그에서도 26일을 전후로 많은 경기를 배치해 축구팬들의 관심을 끌어 올린다. 지난 20일 아스널FC와의 카라바오컵 8강을 치렀던 토트넘도 24일 에버턴, 26일 AFC본머스, 30일 올버햄튼 원더러스 FC를 차례로 상대하는 박싱데이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20일 북런던 더비에서 79분을 소화하며 결승골을 기록했던 손흥민은 24일 에버턴과의 원정경기에서도 선발 출전했다. 지난 15일 번리전에서 교체 출전해 15분을 소화했던 손흥민은 동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체력적인 여유가 있었다. 토트넘은 해리 케인과 델리 알리, 손흥민이 공격진을 형성하고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는 축구팬들에게 가장 익숙한 주전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시작은 에버턴이 좋았다. 에버턴은 전반 21분 도미닉 칼버트-르윈의 크로스를 쇄도하던 시오 월콧이 오른발로 가볍게 차 넣으며 선제골을 기록했다. 최근 리그 4경기에서 2무2패로 부진하며 리그 11위까지 밀려났던 에버튼이기에 '강호' 토트넘을 상대로 한 선제골은 매우 의미 있었다. 하지만 에버턴 홈관중들의 함성은 10분도 채 되지 않아 침묵에 휩싸였다. 구디슨 파크를 침묵에 빠트린 주인공은 다름 아닌 손흥민이었다.
 
 에버턴 골키퍼와 수비수가 충돌하는 사이에 볼을 잡아 슈팅하는 손흥민(맨 왼쪽).

에버턴 골키퍼와 수비수가 충돌하는 사이에 볼을 잡아 슈팅하는 손흥민(맨 왼쪽). ⓒ AP/연합뉴스

 
손흥민은 전반 27분 케인의 패스를 받아 문전 경합 상황을 만들었다. 에버턴의 조던 픽포드 골키퍼는 이를 걷어내기 위해 패널티 박스 밖으로 나왔다가 수비수와 뒤엉켰고 손흥민은 침착하게 측면을 파고 들다가 반대쪽 구석으로 정확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픽포드 골키퍼가 나오면서 골문이 비어 있었지만 바로 뒤에 수비수가 따라 붙었다. 각도도 좁아 결코 쉬운 상황은 아니었지만 손흥민은 끝까지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최근 리그 6경기에서 5골을 기록한 절정의 골감각

손흥민은 전반 35분에도 무사 시소코의 패스를 받아 강력한 왼발 유효슈팅을 기록했고 픽포드 골키퍼를 맞고 나온 공이 델리 알리에게 연결되면서 역전골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토트넘은 전반 42분 키어런 트리피어의 프리킥이 골대를 맞고 나온 것을 케인이 리바운드골을 성공시켰는데 트리피어의 프리킥 상황을 만든 반칙을 얻은 선수가 바로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전반에 기록한 토트넘의 3골에 모두 관여한 셈이다.
 
 동료들과 골 자축하는 손흥민

동료들과 골 자축하는 손흥민 ⓒ 로이터/연합뉴스

 
손흥민은 후반 시작과 함께 한 골씩 주고 받아 4-2로 맞서던 후반 16분 교체 투입된 에릭 라멜라의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맞선 상황에서 오른발로 가볍게 마무리하며 멀티골을 완성했다. 각도에 따라 오프사이드로 볼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대로 손흥민의 골이 인정됐다. 손흥민이 리그 경기에서 멀티골을 기록한 것은 지난 3월 12일 본머스전 이후 9개월 만이다(지난 11월 11일 웨스트햄전 멀티골은 카라바오컵 16강이었다).  

손흥민은 후반 28분에도 측면 돌파에 이은 정확한 크로스로 케인의 6번째 골을 도왔다. 리그 3번째이자 시즌 4번째 어시스트였다. 이번 시즌 유독 왼발골이 많았던 손흥민은 이날 오른발로만 두 골을 기록하며 '양발잡이'의 위용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리그 첫 멀티골을 기록하며 절정의 감각을 보여주고 있는 손흥민이 이틀 후 본머스와의 박싱데이에도 선발 출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손흥민이 팀의 5번째 골을 터뜨리는 모습

손흥민이 팀의 5번째 골을 터뜨리는 모습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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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축구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핫스퍼FC 손흥민 멀티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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