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성훈, 강하면서 부드러운 남자 이종격투기 선수 추성훈이 15일 오후 서울 동대문 DDP에서 열린 < SIA(스타일 아이콘 아시아 Style Icon Asia) 2016 > 핑크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14일과 15일 양일간 열린 < SIA 2016 >는 기존의 '스타일 아이콘 어워즈(Style Icon Awards)'를 넘어 '스타일 아이콘 아시아(Style Icon Asia)'로 확대된 페스티벌로 셀럽들의 스타일을 즐길 수 있는 컨벤션 SIA LOOK, 콜라보레이션 무대인 SIA SHOW, 프라이빗 애프터 파티 SIA NIGHT, 공공캠페인 SIA MOVE 등이 펼쳐졌다.

추성훈 ⓒ 이정민

 추성훈(일본명 아키야마 요시히로)이 UFC를 떠나 새 둥지를 찾았다.

싱가포르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격투단체 원챔피언십은 3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UFC와 결별한 파이터 추성훈과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원챔피언십은 최근 UFC 역대 최다 방어 기록(11차) 보유자 드미트리우스 존슨과 UFC 전 라이트급 챔피언 에디 알바레즈를 영입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아시아 전역에서 높은 명성을 가지고 있는 추성훈을 추가하며 더욱 화려한 선수층을 만들고 있다.

지난 2004년 K-1 다이너마이트 대회를 통해 종합 격투기에 데뷔한 추성훈은 2009년 7월 UFC에 진출해 미들급과 웰터급에서 활동했다. 하지만 2015년 11월 UFC 서울대회에서 알베르토 미나에게 판정으로 패한 후 3년 동안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아직 UFC와 3경기 계약을 남겨두고 있는 추성훈은 원챔피언십과 계약하며 9년9개월 동안 이어진 UFC와의 인연을 마무리했다.

국민적 스타 된 일본 국적의 재일교포 4세, 옥타곤 도전

재일교포 4세 유도 선수 출신의 추성훈은 한 때 부산광역시청에서 선수생활을 하며 한국 국가대표를 꿈꿨다. 하지만 국가대표 선발과는 유독 인연이 없던 추성훈은 2001년 일본으로 귀화해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선수를 꺾고 일본에 금메달을 안겼다. 추성훈이 2006년 K-1 히어로즈 라이트 헤비급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을 차지했을 때 국내 반응이 예상보다 시큰둥했던 것도 '한국을 버린 선수'라는 꼬리표가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추성훈은 2007년 10월 한국에서 열린 K-1 서울 대회 메인이벤트에서 '슈퍼코리안' 데이스 강의 코뼈를 부러뜨리는 인상적인 KO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한국 최고"를 외치며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은 추성훈은 2008년 2월 인기 토크쇼 '무릎팍 도사'에 출연하며 일약 국민적인 인기를 얻었다. 추성훈이 가지고 있는 의외의 예능감과 진솔한 매력은 대중들의 지지를 얻기 충분했다.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사랑 받는 추성훈의 상품성을 UFC에서도 모를 리 없었다. 종합격투기 데뷔 후 15경기에서 12승1패2무효경기라는 화려한 전적을 쌓아가던 추성훈은 2009년 2월 UFC와 계약을 체결했다. 이미 프라이드FC가 도산하고 K-1히어로즈를 대체한 드림 역시 흥행이 지지부진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추성훈으로서는 세계 최고의 단체에서 오는 러브콜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UFC에서는 파격적으로 추성훈의 옥타곤 데뷔전을 UFC 100번째 넘버링 대회의 메인카드로 배치했다(당시 '스턴건' 김동현은 언더카드에서 TJ 그랜트를 상대했다). 추성훈은 UFC 데뷔전에서 킥복싱과 주짓수 실력을 두루 갖춘 젊은 파이터 앨런 벨처를 상대로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2-1 판정으로 승리했다. 이 경기는 쟁쟁한 파이터들이 대거 출전한 UFC 100 대회에서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에 선정될 정도로 명경기였다.

추성훈은 UFC116에서 '도끼살인마' 반더레이 실바와의 경기가 예정돼 있었다. 활동 단체가 달라 만나지 못했던 K-1히어로즈와 프라이드의 인기 파이터가 옥타곤에서 맞붙게 된 것이다. 하지만 실바가 훈련 도중 부상을 당하면서 대회에서 이탈했고 미들급의 '좀비' 크리스 리벤이 대체 선수로 들어갔다. 추성훈은 리벤을 상대로 유리하게 경기를 끌고 갔지만 경기 막판 체력이 고갈되면서 리벤의 트라이앵글 초크에 걸려 서브미션으로 패했다.

2승5패의 전적 남기고 UFC 생활 마무리, 원챔피언십에서 새 출발

비록 UFC 데뷔 후 2경기에서 체력적인 문제를 드러냈지만 추성훈은 2경기에서 모두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에 선정될 정도로 재미 있는 경기를 보장하는 선수였다. 추성훈은 2010년 10월 런던에서 열린 UFC120에서 UFC 데뷔 후 처음으로 메인이벤트에 출전했다. 하지만 추성훈은 노련한 마이클 비스핑을 만나 특유의 아웃복싱에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연패에 당했다.

UFC133에서 비토 벨포트에게 1분52초 만에 KO로 무너진 추성훈은 웰터급으로의 감량을 단행했다. 추성훈은 웰터급 데뷔전에서 레슬링 베이스의 제이크 실즈를 만나 타격에서 실마리를 풀지 못한 채 만장일치 판정으로 패했다. 1라운드 막판 유도 기술을 이용한 시원한 테이크다운을 성공시켰지만 더 이상의 추가 공격을 이어가지 못했다. UFC 데뷔전에서 승리한 이후 내리 4연패. '파이터' 추성훈에게 한계가 보이기 시작했다.

실제로 추성훈은 2013년 9월 딸 추사랑과 함께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하며 조용히 선수 생활을 마감하는 듯했다. 하지만 2014년 9월 2년 7개월의 공백을 깨고 UFN 52대회에 출전해 TUF 시즌 7 우승자 출신의 아미르 사돌라를 판정으로 꺾고 무려 5년2개월 만에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특히 추성훈의 재기전을 초조하게 바라보는 가족들의 모습이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통해 전파를 타며 국내 시청자들을 감동시키기도 했다.

2015년 11월 UFC 서울대회를 앞두고 UFC와 4경기 재계약을 체결한 추성훈은 자신보다 7살 어린 미나를 상대로 놀라운 투혼을 선보이며 선전했다. 특히 후반에 약했던 지난 경기들과 달리 3라운드에 폭발적인 러시를 선보이며 경기 후반 미나를 압도했다. 하지만 결과는 초반 두 라운드를 빼앗긴 추성훈의 1-2 판정패. 결과적으로 미나에게 패한 UFC 서울대회는 추성훈이 옥타곤에서 펼친 마지막 경기가 됐다.

이미 만으로 43세가 된 추성훈은 격투기 선수로는 환갑이 훌쩍 넘은 나이다. 게다가 추성훈은 이미 한일 양국에서 예능인으로 상당히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심지어 모델인 아내 야노 시호는 물론 딸 추사랑까지 상당한 유명인이다). 그럼에도 추성훈은 원챔피언십과 계약하며 격투선수로서의 삶을 이어가기로 했다. 아직 출전대회와 상대선수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격투가' 추성훈은 또 한 번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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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격투기 원챔피언십 추성훈 U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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