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라이브 에이드(Live Aid) 공연 프레디(라미 말렉 분)가 공연의 끝에 멤버들을 돌아보는 장면

▲ 영화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라이브 에이드(Live Aid) 공연 프레디(라미 말렉 분)가 공연의 끝에 멤버들을 돌아보는 장면 ⓒ 20세기폭스코리아

 
<보헤미안 랩소디>는 영국의 세계적인 록 그룹 '퀸'(Queen)의 리드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극적인 일생을 소재로 한 영화이다. 영화는 이제는 전설이 된 < 라이브 에이드(Live Aid) > 공연을 현재 시점으로 놓고 퀸이 결성되는 시기부터 프레디 머큐리(라미 말렉 분)가 세상과 이별하는 지점까지 구성하고 있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 라이브 에이드(Live Aid) > 공연은 실황 중계처럼 현장감 넘치는 화면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이 공연에서 퀸은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로 시작하여 '라디오 가가(Radio Ga Ga)', '위 윌 락 유(We Will Rock You)', '위 아 더 챔피언스(We are the Champions)' 등을 연달아 부르며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의 관중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고 갔다. 행사를 기획했던 엘튼 존과 밥 겔도프가 "그들이 쇼를 훔쳤다"라고 말한 것처럼, 특히 프레디 머큐리의 마지막 불꽃 같던 열정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독특한 퍼포먼스로 관객을 휘어잡는 프레디 머큐리 프레디 머큐리로 분한 라미 말렉은 대체 불가의 연기를 보여준다.

▲ 독특한 퍼포먼스로 관객을 휘어잡는 프레디 머큐리 프레디 머큐리로 분한 라미 말렉은 대체 불가의 연기를 보여준다. ⓒ 20세기폭스코리아


퀸은 다양한 장르의 록 음악을 시도하며 하나로 범주화되지 않는 음악으로 넓은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독특한 그룹이다. 1971년 영국 런던에서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 보컬, 피아노), 브라이언 메이(BrianMay. 기타, 보컬), 존 디콘(John Deacon. 베이스), 로저 테일러(Roger Taylor. 드럼, 보컬)가 결성한 그룹으로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Love Of My Life)' 등을 히트시키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영화의 제목이 되기도 한 '보헤미안 랩소디'는 성적 소수자와 이방인으로 살아야 했던 프레디의 고독과 고통을 시적 은유로 풀어낸 곡으로 해석되고 있으며 진정한 사랑과 우정을 찾아가는 한 아웃사이더의 광시곡이라 할 수 있다. 영화는 당시 팝의 통념을 전복시키는 전위적이고 실험적이며  완성도가 높은 이 음악의 제작 과정과 함께 프레디와 퀸의 일대기를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공항에서 수하물 노동자로 일하던 이민자 출신의 아웃사이더 '파록 버사라'는 새로운 보컬을 구하던 무명의 밴드에 들어가게 되면서 '프레디 머큐리'라는 이름으로 개명까지 하고 밴드 퀸을 이끌게 된다. 그렇게 독창적인 음악과 화려한 퍼포먼스로 관중들을 매혹시키며 성장하던 프레디는 라디오와 방송에서 외면을 받을 것이라는 음반사의 예상을 뒤엎고 무려 5분 이상 이어지는 실험적인 곡 '보헤미안 랩소디'로 대성공을 거두며 세계적인 스타 반열에 오른다.
 
<퀸>의 멤버들로 분한 귈림 리, 벤 하디, 조셉 마젤로 <퀸>은 다양한 장르의 록 음악을 시도하며 하나로 범주화되지 않는 음악으로 넓은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독특한 그룹이다.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 보컬, 피아노), 브라이언 메이(BrianMay. 기타, 보컬), 존 디콘(John Deacon. 베이스), 로저 테일러(Roger Taylor. 드럼, 보컬)

▲ <퀸>의 멤버들로 분한 귈림 리, 벤 하디, 조셉 마젤로 <퀸>은 다양한 장르의 록 음악을 시도하며 하나로 범주화되지 않는 음악으로 넓은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독특한 그룹이다.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 보컬, 피아노), 브라이언 메이(BrianMay. 기타, 보컬), 존 디콘(John Deacon. 베이스), 로저 테일러(Roger Taylor. 드럼, 보컬) ⓒ 20세기폭스코리아

 
유일무이의 독특한 존재감을 과시하던 '프레디 머큐리'는 그러나 성적 정체성의 혼란과 실연의 아픔을 겪으며 결국 오랜 시간 가족처럼 지내오던 멤버들과도 결별하게 된다. 점점 무너져 가던 그의 모습을 안타깝게 여긴 평생의 연인이자 친구였던 메리 오스틴(루시 보인턴 분)의 도움으로 퀸이 재결합하게 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지만 운명은 그의 편이 아니었다.

이 모든 서사와 음악적 구성을 가장 실감나게 만드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은 아무래도 라미 말렉의 대체 불가의 연기라 할 수 있겠다. 그는 프레디의 디테일한 동작 하나하나를 거의 완벽하게 미친 싱크로율로 재창조하여 마치 프레디가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극적인 그의 삶에 충분히 몰입하게 만든다. 치밀한 스토리 전개와 팽팽한 긴장감을 특징으로 하는 감독 브라이언 싱어의 연출력은 이 영화에서도 빛을 발하여 앞으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감독은 프레디의 삶을 통해 차별과 굴레를 겪는 모든 이의 저항을 대변하며 진정한 자유를 추구하는 한 예술가의 성취와 좌절을 보여준다. 프레디 머큐리가 참여한 마지막 앨범 <메이드 인 헤븐(Made In Heaven)>의 가사 "하늘에서 정한 길이야, 그렇게 정해져 있었어"처럼 예술의 자유로운 영혼들은 각자 그렇게 정해진 길을 걸어가고 있는지 모른다. 
Too late, my time has come
너무 늦었지만, 내 시간이 왔어
Goodbye, everybody, I've got to go
잘 있어, 모두들, 난 이제 가야겠어
Gotta leave you all behind and face the truth
모두를 뒤로하고 진실을 마주하러 가야 해

<보헤미안 랩소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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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리뷰어. 2013년 계간 <문학들>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명왕성 소녀>(2023), <물 위의 현>(2015), 캘리그래피에세이 <캘리그래피 논어>(2018), <캘리그래피 노자와 장자>, <사랑으로 왔으니 사랑으로 흘러가라>(2016)를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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