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 떨어지는 계절엔 멀어지는 하늘을 아쉬워하던 나, 햇살이 가려지는 곳에서 두렵다던 나에게 그 천국이 되어준다던 (숲에서)" - 신곡 '푸르던' 중에서.

1집 < Lost Of Spring >(2011), 2집 <새폴더(New Folder)>(2013)를 발표한 싱어송라이터 비스윗(Besweet)이 지난 9월, 새 EP 앨범 <푸르던>을 발표했다. 신곡 '푸르던'과 기존 발표곡 '입술에 뭐 바르지 좀 마', '오빠가', '가을밤', '슬프다는말 2012' 4곡을 리마스터링해 실었다.

"새 곡만 관심을 두는 것 같아서 아끼는 곡을 골라 리마스터링해서 낸 거죠."

유일한 신곡인 어쿠스틱 기타에 아련한 멜로디를 실은 '푸르던'은 샤이니의 음악에서 영감을 얻었다. 티저 영상에는 대자연을 담았고, 비스윗이 직접 기획 감독 제작했다. 광활한 자연은 샘플링했다. 데뷔 10년이 되는 해인 2019년에는 3집 앨범 발표를 게획하고 있다. 그는 음악을 습관 같은 일상이라고 했다.

"제 생각보다는 많은 분들이 음악을 들어주셔서,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냈던 것 같아요. 칭찬받을 만한 앨범들은 아니었기 때문에 스스로 지치는 게 문제였지만, 숨 쉬는 것처럼 음악 하는 게 목표에요. 제가 생각하는 음악은 숨 쉬는 거? 곡 써야지 하는 게 아니라 습관 같은 일상?"

자신을 "달콤 쌉싸름한 인생 이야기를 하는 싱어송라이터"라고 소개한 비스윗을 지난 9월 12일 종로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비스윗

비스윗 ⓒ 김광섭

 
- 비스윗 이름은 어떤 의미로 지은 건가요?
"원래는 비터 스윗(better sweet)이었는데 어떤 분이 그 이름으로 음원을 내셨어요. 터만 뺏더니 좀 더 여성스럽고 부르기도 쉬워 잘 바꾼 것 같아요. 영어 비(be)로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고, 한자 아닐 비(非)로 생각하시는 분도 있어요. 스윗할 거다, 스윗하지 않는 거다, 딱히 정해두고 있는 않아요. 생각하시고 싶은 대로 생각하시면 돼요."

-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고등학교, 대학 때에 기타를 꾸준히 쳤어요. 자연스럽게 곡이 나오더라고요. 곡을 써야겠다고 아니었고요. 그러다 보니 곡이 점점 늘어나는 거예요.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신곡 '푸르던'은 어떤 곡인가요?
"푸르던 하면 산, 숲이 생각이 나잖아요? 곡을 써놓은 뒤에 샤이니 신곡 뮤직비디오가 나왔어요. 콘셉트가 숲인데, 노래도 예쁘더라고요. 가사에 숲을 넣어보자 했어요. 결과적으로 초록의 느낌과 잘 맞는 게 아닌가 싶어요."

- 푸르다가 아니고 푸르던 과거인데요?
"그렇죠. 여름부터 쓴 곡이에요. 1절은 여름의 느낌으로 열정적으로 사랑한다죠. 계절을 사랑에 비유한 거죠. 그 장소가 숲인 거고요. 가을에는 사랑이 성숙해지다가 겨울에는 헤어진다는 이야기에요. 결론적으로 봄은 없어요. 다시 사랑하겠다는 뜻보다는 사랑했던 것을 추억하는 걸 담은 노래죠. 보통 헤어지면 더 좋은 사랑을 할 거야 하지만 이 노래는 아니에요."

- '푸르던'을 제외하고는 모두 리마스터링인데, 만족도는 어때요?
"최근에 냈던 곡보다는 퀄리티에 대해 자신감이 있어요. 굉장히 좋은 스태프와 작업해서 사운드 만족도가 높아요."

- 비스윗은 어떤 이야기를 쓰고 들려주려고 해요?
"싱어송라이터는 자기 이야기를 많이 넣지만 저는 제 이야기를 넣지는 않아요. 카페 앉아 책보다 옆 테이블 이야기가 재미있으면 그 대화에서 소재를 찾는 편이에요. 타 가수 노래를 듣고 영감을 받을 때도 있고요. 공연 보러 많이 다니니까 거기에서도 영감을 얻고요. 영화에서도요."

- 꿈꾸는 무대가 있다면?
"공연은 다 재미있지만 사람이 많은 곳에서 노래해 본 적이 없어요. 아이돌 콘서트를 보면 엄청 사람이 많더라고요. 홀에서 대규모로 크게 해 본 적이 없어서 해보고 싶기는 해요. 아니면 큰 페스티벌?"

- 비스윗 무대를 찾으면 어떤 즐거움이 얻을 수 있을지?
"지금은 흔하지만 제가 처음 공연했을 때는 관객과 대화를 하는 게 없었어요. 관객분들과 말하다가 작은 선물도 드리는 이벤트를 하고 있어요.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공연을 하다 보면 토크콘서트 느낌이 되더라고요. 노래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소한 이벤트가 기억에 남는다는 분들이 많아 이벤트 하나씩은 꼭 하려고 해요."

- 테마가 있나요?
"늘 다르죠. 고백 한 번도 못 받으신 분? 물을 때, 손드시는 분 계시면 무대 위로 모셔서 노래를 불러드려요."

- 고백 이야기가 나왔는데, 비스윗의 사랑은 어떤가요?
"잘 모르겠어요. 요즘에는 필요성을 못 느끼기도 해요.(웃음) 혼자 재미있게 지내고 있어서요. 솔로라고 해서 혼자라는 느낌은 아니에요. 가족도 있으니까요. 요즘에는 필요성을 느끼지는 못해요. 지금 계절이 너무 좋으니까 데이트는 하고 싶죠."

- 솔로인 건 사실이네요?
"그렇죠. 솔로입니다."

- 가을을 어떻게 보내고 싶은가요?
"좋아하는 팀들 공연을 보고 싶어요."

- 어떤 팀?
"밴드 중에는 넬, 아이돌 중에는 샤이니, 모델 중에는 박형섭을 좋아해요. 박형섭 씨가 연극을 시작해서 많이 보러 가요. 올해 말까지 세 분의 스케줄이 있으면 많이 보러 가려고요."
 
 ep <푸르던> 자켓

ep <푸르던> 자켓 ⓒ 비스윗

 
- 넬, 샤이니가 콜라보를 하자 하면?
"너무 좋죠. 가능성은 없지만요. 처음 음악 시작할 때, 목표가 페스티벌에서 넬과 같은 라인업에 들어가는 거였어요."

- 넬은 록 밴드인데, 어렸을 때, 밴드 딥퍼플을 좋아했다고요?
"록킹한 것을 좋아해요. 시도는 했는데 안 어울리더라고요. 가슴에는 아직 뜨거운 록킹이 있죠."

- 언젠가는 밴드로도?
"네, 그렇죠. 풀 세션도 좋아하는데 제 목소리가 많이 묻히더라고요. 최근에는 조금 못하고 있죠."

- 1집, 2집에서 한 곡씩 추천한다면?
"1집에 실린 '봄의 실종'이요. 그 곡을 타이틀로 하고 싶었어요. 타이틀곡인 'Can't stop'만큼 좋아하시더라고요. 가사가 많이 없어요. 악기 자체가 분위기를 이끌어주는 곡이라서 추천하고 싶어요. 개인적인 취향도 잘 맞고요. 결론은 슬픈 거죠. 나는 너를 잃었다, 이런 이야기죠. 지금 나이 때는 절대 쓸 수 없는 노래 같아서 그때 어떻게 썼지? 그런 생각을 많이 해요.

2집에서는 'Suddenly'요. 열심히 보던 드라마가 있어요. 유승호씨가 나온 드라마에요. 너무 재미있게 봤는데, 갑자기 군대에 가신다는 거예요. 갑자기 그가 떠났다 해서 그 노래를 쓰게 되었어요. 사실 당시에 유승호씨에 대해 쓴 곡이 두 곡이에요. 그 노래와 '입술 뭐 바르지 좀 마'인데,  당시 기사에는 타이틀곡 '너의 컴퓨터 속 야구 동영상'과 관련이 있는 것처럼 나왔어요. 이 자리를 빌려 죄송하다 말씀드리고 싶어요."

- 앞으로의 계획은?
"11월이나 12월 초에 싱글이 하나 나올 것 같아요. 부지런히 하면 하나 더 나올 수 있고요. 연말이나 내년 초에 공연할 것 같아요. 곡 작업만 하다 보니 곡이 많아져서 일단은 많은 곡을 들려드리는 게 목표죠."

- 3집은 언제?
"내년이 첫 싱글을 낸 지 10년이 되어서 그 때 즈음 내면 되지 않을까 해요. 3집에 두는 의미가 커서 아직 못낸 것 같아요. 내년에 제대로 준비해서 내고 싶어요."

- 어떤 음악을 선보이고 싶은지?
"어쿠스틱한 음악을 하고 있잖아요? 요즘 아이돌이 하는 사운드의 음악을 하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돼요. 해보기는 하지만요. 결론적으로 음원으로 내는 건 항상 어쿠스틱이더라고요. 다양하게 하는 게 목표에요. 다음에는 뿅뿅 거리는 것도 하고 싶고요."

- 인사를 전한다면?
"댓글을 다 읽거든요. 가끔 답도 남겨요. 공연 와서 인사하고 가시는 분들이 기억에 남고 고마워요. 보는 듯 안보는 듯 계속 지켜봐 주시는 분들이죠. 중학교 때 제 노래를 처음 들었는데 군대 갔다 와서 들어도 노래가 좋다 하시는 분들도 고맙고요."
 
- 비스윗이 전하는 싱어송라이터 되는 법은?
"요즘에는 너무 보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노래 이외의 것으로 평가가 되고요. 화려한 것만 보지 말고 저는 음악을 잘해서 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좋아해서 하는 거죠. 좋아하는 만큼 열심히 할 각오가 있다면 지치지 않고 할 자신 있다면 음악 추천하고 싶어요."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월간 <세상사는 아름다운 이야기> 10월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기사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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