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언 몬스터' 류현진(31·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2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무실점 호투로 시즌 6승을 따낸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코리언 몬스터' 류현진(31·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2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무실점 호투로 시즌 6승을 따낸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진인사대천명, 사람으로서 해야 할 일을 다 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용어이다. 2018 정규 시즌 등판을 모두 마친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게 현재 상황에서 해당되는 용어가 될 수도 있고, 아직 그 때가 오지 않았을 수도 있다.

류현진은 9월 29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의 AT&T 파크에서 열렸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로 등판하며 올해 정규 시즌 등판을 모두 마쳤다.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1실점의 퀄리티 스타트로 류현진 본인의 역할도 다 했다.

류현진의 호투 속에 다저스는 자이언츠와의 원정 3연전 첫 경기를 승리했고 류현진은 시즌 7승 3패 평균 자책점 1.97로 정규 시즌을 마치게 됐다. 다저스는 시즌 89승 71패를 기록하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승차 1경기 차이를 유지했다.

진인사대천명, 류현진의 정규 시즌 등판 마감

일단 류현진은 정규 시즌에 할 수 있는 만큼은 다 했다. 올 시즌 부상으로 상당한 시간을 자리를 비웠던 탓에 규정 이닝(162이닝)은 채우지 못하게 됐다. 류현진이 규정 이닝을 채웠던 시즌은 메이저리그 첫 시즌인 2013년이 유일하다.

사실 29일 경기에서 류현진의 빠른 공 구위는 이전 경기만큼 위력적이지는 못했다. 이전 2경기에서 류현진이 던졌던 빠른 공의 평균 속도는 시속 91.7마일과 91.6마일이었다. 그러나 29일 경기에서 류현진의 빠른 공 평균 속도는 이보다 더 떨어진 평균 90마일이었다.

이 때문에 류현진은 2회말 수비에서 선두 타자인 닉 헌들리에게 시속 87마일 짜리 컷 패스트볼을 던졌다가 이 날의 유일한 실점인 홈런을 허용했다. 이후 연속 볼넷을 허용했던 류현진은 병살타 유도에 성공하며 더 이상 실점하지 않았다.

이 때까지만 해도 류현진은 승리가 힘들어보였다. 상대 선발투수였던 자이언츠의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는 최근 홈 경기에서 22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을 이어가고 있었으며, 이전까지 류현진과의 6경기 맞대결에서 3승 2패 평균 자책점 1.10으로 상당히 강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3회초 공격에서 다저스는 FA 시장에 나올 예정인 매니 마차도가 다시 방망이를 뜨겁게 달궜다. 마차도의 적시타로 인하여 다저스는 범가너의 홈 경기 연속 무실점 기록을 중단시켰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로 연고지를 옮기기 전 뉴욕 시절부터도 다저스와 전통의 라이벌 관계였던 자이언츠는 비록 포스트 시즌 진출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자이언츠는 그래도 다저스의 포스트 시즌 진출은 저지하려고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류현진의 위기 관리 능력과 더불어 자이언츠는 이 날 경기에서만 병살타 5개를 남기며 자멸했다. 위기를 극복한 류현진은 시즌 7승에 성공하며 시즌 평균 자책점도 2.00에서 1.97까지 더 낮추면서 정규 시즌을 마쳤다.

끝까지 가는 PS 티켓 경쟁, 타이 브레이커 일정도 발표

같은 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 콜로라도 로키스는 워싱턴 내셔널스에게 5-2로 승리하고 다저스와의 승차 1경기 차이를 유지했다. 반면 내셔널리그 와일드 카드 2위 자리를 빼앗겼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같은 날 시카고 컵스에게 패하면서 다저스와의 승차가 2경기 차이로 벌어졌다.

다저스는 30일 경기에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10월 1일 마지막 경기에서는 워커 뷸러를 선발로 예고하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다저스가 남은 2경기 중 1경기를 승리하거나, 카디널스가 남은 2경기 중 1경기라도 패한다면 다저스는 최소 와일드 카드 2위를 확보하게 된다.

하지만 와일드 카드 자격으로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면 포스트 시즌에서 불리한 점들이 여러 가지 있다. 일단 다른 디비전 챔피언들과는 달리 월드 챔피언까지 1승이 더 필요하다. 와일드 카드 1위와 2위 팀은 단판 승부로 이뤄지는 와일드 카드 결정전을 치르며, 여기서 승리한 팀은 리그 1위 팀과 디비전 시리즈를 치른다.

와일드 카드 결정전에서 에이스를 써 버리고 디비전 시리즈를 시작하기 때문에 와일드 카드 팀은 디비전 시리즈에서 에이스를 3차전 1경기에만 활용할 수 있다. 설사 밀워키 브루어스나 뉴욕 양키스처럼 높은 승률을 기록했더라도 와일드 카드로 포스트 시즌에 진출할 경우 홈 어드밴티지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 역시 불리한 요소다.

포스트 시즌을 치르기도 전에 체력을 더 소모할 가능성도 있다. 정규 시즌 162경기를 모두 치르고도 동률 팀이 발생할 경우, 그 동률을 깨뜨리기 위해 타이 브레이커 게임을 치러야 한다. 예전에 와일드 카드 팀이 1팀일 경우엔 상대 전적을 따져서 디비전 챔피언과 와일드 카드를 나눴지만, 와일드 카드 결정전이 생기고 나서는 무조건 타이 브레이커를 치르게 됐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는 내셔널리그 최종 순위와 관련하여 만일의 경우를 대비한 타이 브레이커 일정을 29일에 발표했다. 현재 내셔널리그는 중부지구 및 서부지구 선두 다툼 그리고 와일드 카드 2위 경쟁이 끝나지 않은 상태다.

10월 1일에 정규 시즌이 종료된 이후에 동률이 발생하면 바로 다음 날인 10월 2일에 타이 브레이커를 치른다. 중부지구 선두를 가리기 위한 타이 브레이커 게임은 리글리 필드에서 열리며, 서부지구 선두를 가리기 위한 타이 브레이커 게임은 다저스 스타디움에서 열릴 예정이다. 만일 와일드 카드 2위를 가리는 타이 브레이커 게임을 열어야 한다면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타이 브레이커 게임이 1경기만 열리면 10월 2일 새벽 5시 9분에 열린다. 같은 날 2경기가 열릴 경우 리글리 필드 경기가 새벽 2시 5분, 다저스 스타디움 또는 부시 스타디움 경기가 새벽 5시 9분에 열린다.

로키스와 다저스 그리고 카디널스의 승률이 모두 동률이 될 경우 이틀 연속 타이 브레이커를 치러야 할 상황도 나올 수 있었다. 그러나 29일 경기에서 로키스가 승리하고 카디널스가 패하여 서로 3경기 차이가 되었기 때문에 이런 경우는 성사되지 않게 됐다.

타이 브레이커 게임이 마지막으로 열렸던 경우는 2013년이었다. 당시 텍사스 레인저스와 탬파베이 레이스가 타이 브레이커를 치렀다. 현재 타이 브레이커가 필요할 수도 있는 5팀 중에서 가장 최근 타이 브레이커에서 좋은 경험을 했던 팀은 로키스였다.

로키스는 2007년 시즌 막판 무서운 상승세를 통해 정규 시즌 마지막 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와일드 카드 동률을 이뤘다. 쿠어스 필드에서 열렸던 타이 브레이커에서 로키스는 당시 파드리스의 에이스였던 제이크 피비와 당시 최고의 내셔널리그 마무리투수였던 트레버 호프먼을 공략하는 데 성공하여 와일드 카드를 따냈다.

로키스의 상승세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디비전 시리즈 3전 전승,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4전 전승을 통해 창단 첫 월드 시리즈 진출까지 이뤄낸 것이다. 비록 월드 시리즈에서는 보스턴 레드삭스에게 4전 전패로 물러났지만, 2007년 로키스의 10월은 "롹토버"라 불릴 정도로 잘 알려져 있다.

타이 브레이커 혹은 와일드 카드 결정전도 생각해야 하는 다저스

만일 남아있는 정규 시즌 2경기에서 로키스가 모두 승리할 경우 다저스는 서부지구 우승에 대한 경우의 수가 사라지게 된다. 이렇게 될 경우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2위를 차지하게 될 시카고 컵스나 밀워키 브루어스 중 한 팀을 상대로 와일드 카드 결정전을 치러야 한다.

다저스가 남은 2경기를 모두 패하고 카디널스가 2경기를 모두 승리하게 될 경우 다저스와 카디널스는 와일드 카드 2위를 결정하기 위한 타이 브레이커까지 치러야 한다. 경우에 따라 다저스의 선발투수 운영이 바뀔 수도 있다는 뜻이다.

다저스는 자이언츠와의 마지막 3연전을 앞두고 당초 예정되었던 선발 로테이션을 하루 씩 앞당겼다. 베테랑 왼손 투수 리치 힐이 로테이션을 걸렀고, 류현진과 커쇼 그리고 뷸러가 하루 씩 앞당겨서 등판하는 일정이다.

일단 30일 경기에서는 확실히 커쇼가 등판한다. 커쇼는 향후 디비전 시리즈 1차전 준비를 위해서라도 타이 브레이커 게임이나 와일드 카드 결정전 선발 등판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그대로 로테이션을 지킨다.

문제는 10월 1일 경기다. 9월 30일 경기에서 카디널스가 패하거나 다저스가 승리하여 카디널스가 경쟁 상대에서 사라질 경우 다저스의 시즌 마지막 경기는 포스트 시즌 당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일단 10월 1일 경기는 다저스가 로키스보다 5분 먼저 시작한다.

일단 다저스는 9월 30일 경기 결과에 따라 10월 1일 투수 운영을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 베테랑 힐이 만일의 경우 와일드 카드 결정전을 준비하거나 뷸러가 10월 1일 등판 대신 와일드 카드 결정전을 준비할 수도 있다. 선발투수 경험이 있는 알렉스 우드나 마에다 겐타 등이 10월 1일 시작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이어 던지기를 할 수도 있다.

내셔널리그 와일드 카드 결정전은 10월 3일에 시작되기 때문에 29일 경기에 등판한 류현진이 와일드 카드 결정전에 등판하려면 3일 휴식이라는 강수를 둬야 한다. 어깨 수술로 긴 재활을 거쳤던 류현진에게는 단순히 포스트 시즌이 문제가 아니라 선수 생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한 시나리오다.

류현진과 커쇼는 정상적인 등판 간격을 유지한다면 디비전 시리즈부터 출전할 수 있다. 일단 9월 30일 경기에서 커쇼의 호투로 어떻게든 이긴 다음 와일드 카드 결정전 때에는 다른 투수들을 동원해서 어떻게든 버텨야 하는 다저스다.

물론 남은 2경기에서 다저스가 로키스를 다시 뒤집고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하면 투수 운영에 좀 더 여유가 생긴다. 다만 그 과정에서 타이 브레이커를 치르면 그러한 여유는 사라진다.

류현진이 포스트 시즌 경기에서 등판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여부는 이제 커쇼에게 달렸다. 정규 시즌에서 마지막 등판까지 최선을 다한 류현진이 커쇼와 다른 동료 투수들의 호투로 인하여 포스트 시즌에서도 등판할 수 있게 될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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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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