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게 달아오르던 경기가 갑자기 중단되고 중계 카메라는 선수들이 아닌 엉뚱한 곳을 비춘다. 경기장을 가득 채우고 있던 긴장감과 열기가 순식간에 식어 버린다.

경기장 관중 난입은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우상을 더 가까이 보고 싶은 마음에 뛰어든 소년부터 선수에게 해를 가하려는 괴한까지, 다양한 이유로 경기장에 난입하는 이들이 있어 경기장 안전요원들은 항상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관중 난입은 선수에게 다가가 포옹을 하고 유니폼을 달라고 하는 경우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넬 메시 등 당대 최고의 선수들이라면 이미 여러 차례 겪은 일이다. 얼핏 보면 훈훈한 장면이지만 구단에게는 벌금 폭탄이 될 수도 있는 섬뜩한 장면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 결승 도중 난입한 푸시 라이엇

2018 러시아 월드컵 결승 도중 난입한 푸시 라이엇 ⓒ 푸시 라이엇 페이스북

 
2018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에서도 러시아의 펑크록밴드 푸시 라이엇이 경기 중 뛰어들었다. 1분간 경기장에서 추격전이 벌어졌지만 시청자들은 그 모습을 찰나만 볼 수 있었다. FIFA가 모방 방지를 위해 관중 난입을 카메라에 담는 것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중 난입에 대한 징계는 대부분 벌금형과 축구장 출입 금지에 그쳤지만 이번 결승전에 난입한 '푸시 라이엇'의 경우 구류 15일을 받았고 영국의 경우는 출국을 금지시키는 등 점점 처벌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경기장에 난입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목을 단숨에 끌 수 있다는 것이다. 지미 점프(Jimmy Jump)라고 불리는 남자는 월드컵이나 유로 결승과 같은 큰 경기에 난입해 카탈루냐의 독립에 대한 호소와 바르셀로나의 유니폼을 던지는 등의 행위로 수 차례 FIFA의 골치를 아프게 한 바 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결승전 당시 트로피 앞에서 제압당한 사람이 바로 지미 점프다.

관중 난입이 금지되어야 하는 이유는 선수 보호를 위해서다. 흥분한 관중이 난입해 선수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일은 생각보다 많이 벌어지고 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의 골키퍼 크리스 커클랜드는 경기 도중 난입한 괴한에게 얼굴을 가격당했고,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제니트의 선수들은 지고 있다는 이유로 경기 도중 자신의 팬들에게 구타를 당했다. 국내에서는 심판이 관중의 우산에 맞아 광대뼈가 함몰된 사례도 있다.

관중 난입은 경기 흐름의 방해뿐만 아니라 개인의 안전까지 침해한다. FIFA 등 축구 관계자들이 해결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경기장의 불청객은 계속해서 나타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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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축구 관중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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