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제작한 영화 <어른도감>, <죄 많은 소녀>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제작한 영화 <어른도감>, <죄 많은 소녀> ⓒ 진진, CGV아트하우스


국내 영화제에서 잇따라 호평을 받은 한국영화아카데미 영화들이 개봉하거나 개봉을 앞두고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만들어진 영화들은 저예산 고품질 영화로 대표된다. 거의 모든 영화가 1억 미만의 초저예산으로 만들어졌지만 작품성과 높은 완성도에 영화적 재미가 상당한 덕에 저예산 영화의 끝판왕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는 작품들이다. 한국영화의 기대주들이 만들어낸 영화라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2만 5천 관객의 <파수꾼>(2010), 1만 8천 관객이 본 <잉투기>(2013), 25만 관객이 찾아 독립영화 대박 신화를 일궈낸 <소셜포비아>(2014), 4만 4천 관객을 기록한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등은 한국영화아카데미의 저력을 확인시키며 흥행과 비평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영화들이다.

이 흐름을 이어받아 두 편의 영화가 개봉했거나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23일 개봉한 김인선 감독이 <어른도감>과 9월 13일 개봉을 앞둔 김의석 감독의 <죄많은 소녀>다. 한국영화아카데미 영화의 흥행 전통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꼽히는 영화다.

[어른도감] 철없는 어른과 철든 중학생의 사기극
 <어른도감>의 한 장면

<어른도감>의 한 장면 ⓒ 영화사 진진


올해 전주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인 <어른도감>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나타난 철없는 삼촌이 아버지의 보험금을 날린 후 이를 만회하기 위한 사기극 제안에 철든 중학생 조카가 동참하며 복잡하게 얽히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어리숙한 모습으로 여자들에게 사기를 치려는 엄태구 배우(황재민 역)의 모습과 이런 삼촌을 한심하게 보며 경계하면서도 삼촌이 날린 보험금을 돌려받기 위해 제안에 따라가 보는 똘똘한 이재인 배우(황경언 역)의 연기력이 영화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외로운 이들이 만나 티격태격하는 가운데 서로의 성장을 돕는 영화는 어른을 위한 동화처럼 그려졌다. 감독이 빼어난 연출력과 배우들의 연기가 조화를 이루며 철없는 어른과 철든 중학생의 성장통을 코믹하면서도 깊은 여운과 감동을 주는 방식으로 묘사한다.

관객들 역시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은 "최근 본 영화중 제일 재미있었다" "매끄러운 플롯, 배우들의 담백한 연기, 잔잔한 감동을 느끼며 만족스럽게 봤다" "코미디 영화인만큼 시나리오도 재밌고, 오랜만에 많이 웃었네요" "생각보다 많이 웃으면서 봤어요. 다 보고 나면 극 중 인물들이 참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영화" 등등 기대이 상의 작품이라는 호평을 보이고 있다.

<어른도감>은 올해 전주영화제에서 아시아영화진흥기구(넷팩) 상을 수상했고, 지난 8월 정동진독립영화제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역대 최고 상금 기록을 세우며 관객상인 땡그랑동전상을 수상했다. 이 역시 영화적 재미를 보증하는 부분이다. 정동진독립영화제는 주로 대중성과 재미를 담보한 영화들이 상영된다. 장·단편 10편의 영화가 경쟁한 가운데 관객들의 선택을 가장 많이 받은 작품으로 꼽혔다는 것은 그만큼 재미와 감동이 가득한 영화임을 의미한다.

<어른도감>은 23일 개봉 후 꾸준히 입소문이 퍼지면서 26일 3천 관객을 넘어섰다. 저예산 독립영화의 특성상 상영관이 많지 않으나 독립영화 흥행기준인 1만 관객 도달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죄 많은 소녀] 결백 입증 위한 몸부림, 여배우의 폭발적 연기
 <죄 많은 소녀>의 한 장면

<죄 많은 소녀>의 한 장면 ⓒ CGV아트하우스


오는 9월 13일 개봉하는 김의석 감독의 <죄 많은 소녀>는 지난해 국내 영화제를 뜨겁게 달궜던 영화다.

감독이 경험이 일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죄 많은 소녀>는 실종된 친구 경민이 자살한 모습으로 발견되면서 가해자로 지목된 영희(전여빈 배우)가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과정을 담았다. 딸의 죽은 이유를 알기 위해 집착하는 경민의 엄마, 사건의 진실을 찾아 수사하는 형사, 친구의 진심을 숨겨야 하는 다른 친구 등의 의심이 영희에게 쏠리면서 갈등이 고조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부산영화제는 <죄 많은 소녀>에 뉴커런츠상을 수여하며 작품성과 문제 의식을 인정했다. 당시 심사위원들은 절망과 자살충동에 사로잡힌 10대 여학생들을 통해 한국사회의 단면을 볼 수 있었다고 평가하고 잘 짜인 각본과 생생한 세부묘사, 훌륭한 장인 정신을 보여준 작품이라고 칭찬했다. 또한 영화를 다룰 때 능숙하면서도 신선한 면이 있고, 고통을 마주하는 힘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주연을 맡은 배우 전여빈의 연기 역시 높은 평가를 받으며 부산영화제 '올해의 배우상' 수상으로 이어졌다, 배우상 심사위원을 맡았던 김호정 배우는 전여빈 배우의 연기에 대해 "처절하고 폭발적인 에너지로 영화가 시작하는 순간부터 끝나는 순간까지 스크린을 압도하는 놀라운 배우의 탄생을 알린다"고 극찬했다.

<죄 많은 소녀>는 이후에도 국내외 수상이 이어졌는데, 서울독립영화제에서는 전여빈 배우가 독립스타상을 받았고, 2018 프리부르영화제에서는 심사위원 특별상을, 올해 무주산골영화제에서는 대상인 뉴비전상을 수상하는 등 안팎의 주목이 끊이지 않았다.

국내 영화제를 통해 작품을 미리 본 관객들 역시 "영화의 스토리전개와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에 많은 감동을 받았고, 특히 전여빈 배우의 연기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몰입도가 완전 대단한 영화로 주연배우의 미친듯한 연기와 조연들의 그 자연스러운 연기와 음악까지 보석같은 영화"라고 호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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