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앤트맨과 와스프 > 포스터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포스터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지난 2015년 개봉된 영화 <앤트맨>은 그간 등장했던 마블 히어로 영화들과 차별점을 명확히 한 작품이었다. '19금 영화'를 철저히 배제한 모기업 디즈니의 정책을 가장 '충실히' 이행하며 잔혹한 장면 없이 어린이 관객들도 부담없이 볼 수 있는 가족 오락 영화의 모범적인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3년 만에 돌아온 신작 <앤트맨과 와스프> 역시 전작의 기조를 이어 받아 누구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팝콘 무비'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새로운 등장 인물과 함께 향후 선보일 <어벤져스4>에 대한 열쇠고리 노릇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 <앤트맨과 와스프>를 기업 분석에서 주로 이용하는 SWOT(강점 Strength, 약점 Weakness, 기회 Opportunity, 위협 Threat) 분석법을 빌려 국내 극장가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살펴봤다.

강점: 마블 최강 '토크 개그 특공대'

 영화 < 앤트맨과 와스프 >의 한 장면.

영화 < 앤트맨과 와스프 >의 한 장면.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마블 스튜디오의 작품 중 <앤트맨>은 그 어느때 보다 유쾌한 정서가 처음부터 끝까지 녹아있는 작품이었다. 조연으로 출연한 마이클 페냐(루이스 역)를 중심으로 티아이(데이브 역), 데이빗 다스트말치안(커트 역)이 펼치는 쉼없는 입담은 웬만한 개그 프로그램 못지않은 웃음을 자아냈다. 이들은 자칫 무거울 수도 있는 히어로-액션물 속 윤활유 역할을 톡톡히 해낸 바 있다.

<앤트맨과 와스프> 역시 이들 3인방이 작정하고 웃기면서 코미디물 이상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새롭게 등장한 한국계 배우 랜달 박(FBI 반장 역) 역시 양념처럼 녹아들면서 극의 흥미를 돋군다. 물론 <앤트맨> 주축 인물인 폴 러드(스콧 랭/앤트맨 역) 역시 주인공답게 깨알같은 말장난 개그를 펼치면서 관객들의 폭소를 유발시키는 데 기여한다.

약점: 축소 능력 마냥 액션 스케일이 줄었다?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의 한 장면.  고스트(한나 존-케이먼 분)은 악당 캐릭터로서의 매력이 이전 마블 작품에 비해 덜 한 편이다.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의 한 장면. 고스트(한나 존-케이먼 분)은 악당 캐릭터로서의 매력이 이전 마블 작품에 비해 덜 한 편이다.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가볍게 웃고 즐기는 영화를 선호하는 분들과 달리, 묵직한 액션을 선호하는 관객에겐 <앤트맨과 와스프>는 다소 심심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앞서 등장했던 <블랙 팬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초대형 블록버스터답게 선 굵은 화려한 액션과 각종 폭파 장면 등으로 위압감 있게 다가온 데 비하면 <앤트맨과 와스프>는 정 반대로 아기자기한 격투신을 선보인 탓에 자칫 가볍게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몸의 크기를 상황에 맞게 늘렸다 줄였다 하면서 벌이는 격투 장면은 이미 1편에서도 많이 등장한 탓에 2편에서 별로 새롭지 않은 장면이다. 2편의 중심에 놓인 고스트(한나 존-케이먼)의 어정쩡한 캐릭터도 아쉬움을 자아낸다. 불과 2개월 전 <어벤져스>의 막강 능력 타노스를 겪어 본 관객들에겐 자칫 애들 장난 수준 처럼 비춰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악당 소니(월튼 고긴스 분) 역시 변변한 카리스마 하나 없는 평이한 잡범 역할에 머물면서 미미한 존재감만 부각시키고 만다.

기회: 가족 단위 관객에겐 최적의 영화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의 한 장면.  스콧 랭/앤트맨(폴 러드 분)에게 딸 캐시는 전부나 다름 없는 존재다.  영화는 가족에 대한 사랑을 여타 히어로물과 달리 강하게 드러낸다.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의 한 장면. 스콧 랭/앤트맨(폴 러드 분)에게 딸 캐시는 전부나 다름 없는 존재다. 영화는 가족에 대한 사랑을 여타 히어로물과 달리 강하게 드러낸다.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1편과 더불어 2편을 관통하는 정서는 '가족'이다. 30여 년 전 지구를 핵 공격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나섰다가 실종된 자넷 반 다인(미셀 파이퍼 분)을 찾기 위한 행크 핌 박사(마이클 더글러스 분)과 호프 반 다인/와스프(에반젤린 릴리 분)의 노력은 비록 이혼했지만 여전히 좋은 관계 속에 끈끈한 정을 쌓아가는 스콧과 딸 캐시(애비 라이더 포트슨 분)와 맞물려 가족에 대한 사랑을 영화 내내 강조하고 있다.

자칫 <앤트맨>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를 보지 않은 관객에겐 부연 설명이 필요한 상황들이 더러 등장하지만 앞선 2작품을 못본 사람도 충분히 줄거리를 따라갈 수 있을 만큼 영화는 어렵지 않은 전개를 펼쳐나간다. 어린이부터 어르신들도 부담 없이 볼 수 있게 관람할 수 있다는 점은 여타 히어로물에 비해 <앤트맨과 와스프>만이 지닌 특징이기도 하다. 이밖에 내년 선보일 <어벤져스4>를 위한 '떡밥' 역할을 맡은 첫 번째 쿠키 영상의 존재만으로도 <앤트맨과 와스프>는 나름의 소임을 충실히 해낸다.

위협: 다음주 등장하는 드웨인 존슨의 <스카이 스크래퍼>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의 한 장면.  80%에 육박하는 높은 예매율을 기록하며 마블 영화의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의 한 장면. 80%에 육박하는 높은 예매율을 기록하며 마블 영화의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앤트맨과 와스프>는 일단 이번주엔 큰 어려움 없이 관객몰이를 할 전망이다. 한국 영화 <변산>이 같은 날 개봉하지만 예매율과 확보된 스크린 숫자에선 경쟁이 되지 않는 실정이다. 앞선 1편은 첫 등장하는 캐릭터인 관계로 국내에선 약 280만 명 정도의 관객을 모았다. 2편에선 이보다 더 많은 숫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다음주엔 액션 스타 드웨인 존슨이 출연한 영화 <스카이 스크래퍼>가 경쟁작으로 등장한다. 남성미 물씬 풍기는 주연배우를 내세운 액션 대작인 탓에 <앤트맨과 와스프> 흥행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앤트맨과 와스프>가 이 고비를 이겨낸다면 <미션 임파서블: 폴 아웃> <인랑> 등 또 다른 대작들이 개봉되는 이달 말까진 큰 어려움 없이 인기 순항할 공산이 크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기사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마블 앤트맨과와스프 앤트맨 와스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