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월드컵에 나섰던 나이지리아 미드필더 존 오비 미켈의 소식을 전하고 있는 BBC

러시아 월드컵에 나섰던 나이지리아 미드필더 존 오비 미켈의 소식을 전하고 있는 BBC ⓒ BBC 공식 홈페이지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한 나이지리아 선수 존 오비 미켈이 아버지가 지난 6월 26일경 아르헨티나와 조별리그 경기를 치르기 4시간 전 아버지가 납치됐다는 소식을 들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미켈의 아버지와 운전사가 괴한에 납치됐으나 당시 미켈은 팀에 방해가 되지 않으려고 팀 동료나 축구 관계자에게 상황을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EPL 첼시 출신 선수, 경기 4시간 전에 '아버지 납치' 소식 들었다

월드컵 출전을 코앞에 두고 괴한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아버지를 납치했다는 통화 내용이었다. 그들은 아버지를 죽이겠다는 협박 메시지도 남겼다.  

범죄 영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이 기막힌 상황을 실제 경험한 축구선수가 있다. 바로 나이지리아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존 오비 미켈(31·텐진 테다)이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미켈은 지난달 26일(한국 시각) 아르헨티나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D조 최종전을 불과 4시간여 앞두고 '아버지가 납치됐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어야 했다.   

팀 버스를 타고 경기가 열리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로 향하던 도중 이 사실을 괴한으로부터 듣게 된 미켈은 아버지가 그들에게 살해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엄청난 심리적 압박을 느껴야 했다.

하지만 그는 고통에 시달리면서도 동료 선수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다른 사람에게 알리면 아버지를 죽이겠다는 협박 때문이기도 했지만 월드컵을 앞둔 선수들의 컨디션을 망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켈은 당시 상황을 회상하면서 "나의 말 때문에 동료들이 방해받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토로했다.

감독에게조차 아버지의 납치 사실을 알리지 않은 미켈은 이날 예정대로 10번 유니폼과 주장 완장을 착용하고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그는 상대 공격수 리오넬 메시를 밀착 마크하는 등 투혼을 발휘하며 주심으로부터 '옐로우 카드'를 받기도 했다. 물론 나이지리아는 미켈의 투혼에도 불구하고 1-2로 패하며 꿈에 그리던 16강 진출엔 실패했다. 

그렇다면 미켈의 아버지는 어떻게 됐을까. 지인의 장례식장을 가던 도중 자신의 운전기사와 함께 납치됐던 그는 다행히 나이지리아 경찰에 의해 극적으로 구출됐고, 납치범들의 고문 때문에 생긴 부상 부위를 치료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BBC는 "나이지리아 정부가 치안에 좀 더 힘쓰길 바란다"고 말한 미켈의 말을 전하면서 "미켈의 아버지가 납치당한 것은 그가 첼시FC에서 뛰던 2011년 8월에 이어 두 번째"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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