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한국시각) 러시아 볼고그라드에서 진행된 일본과 폴란드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폴란드의 라팔 쿠르자와(오른쪽)와 일본 히로키 사카이(가운데)가 경기에 임하고 있다.

28일(한국시각) 러시아 볼고그라드에서 진행된 일본과 폴란드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폴란드의 라팔 쿠르자와(오른쪽)와 일본 히로키 사카이(가운데)가 경기에 임하고 있다. ⓒ 연합뉴스/EPA


일본이 16강 진출을 당했다. 세네갈이 콜롬비아에 1-0으로 패하면서 페어플레이 점수에서 앞선 일본이 극적으로 16강 티켓을 획득했다. 28일 오후 11시(한국 시각) 러시아 볼고그라드 아레나에서 열린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일본은 폴란드에 0-1로 패배했다.

하지만 일본은 1승 1무 1패(승점 4점)으로 콜롬비아에 이어 H조 2위를 차지했다. 같은 시각 콜롬비아에 1-0으로 패한 세네갈과 승점, 골득실, 다득점까지 모두 같았지만 페어플레이 점수에서 앞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번 일본의 16강행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16강 이후 8년 만이다.

주전 6명 바꾼 니시노 감독의 패착

일본은 지난 2경기에서 콜롬비아를 제압하고, 세네갈과 비기며 1승 1무를 기록, H조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마지막 폴란드전에서는 비기기만 해도 자력으로 16강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럼에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일본이 이 경기서 패할 경우 반대편의 콜롬비아-세네갈 경기 결과에 따라 탈락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존재했다.

하지만 일본의 니시노 아키라 감독은 이번 폴란드전에서 주전 6명을 교체했다. 특히 1선과 2선을 송두리째 바꿨다. 오사코 유야, 가가와 신지, 이누이 다카시, 하라구치 겐키가 벤치에 앉는 대신 무토 요시노리, 오카자키 신지, 우사미 다카시, 사카이 고토쿠가 공격을 책임졌다.

또, 주장 하세베 마코도가 빠지고 야마구치 호타루가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했으며, 센터백 한 자리도 마키노 토모아키가 쇼지 겐을 대체했다. 결과적으로 니시노 감독의 파격적인 선발 라인업 구성은 패착이었다. 사실 폴란드의 경기력은 무척 실망스러웠다. 빌드업은 처참한 수준이었고, 어이없는 패스 미스도 속출했다. 믿었던 로베르토 레반도프시키마저 침묵했다.

일본은 폴란드에 비하면 좀 더 나았지만 지난 1, 2차전과 비교해 경기력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전반 초반 오카자키의 다이빙 헤더슛, 무토의 오른발 슈팅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위협적인 기회를 생산하지 못했다.

경기 내내 지루한 흐름이 이어졌다. 승부처는 후반 14분이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쿠자바가 올려준 프리킥을 베드나레크가 쇄도하면서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지었다.

눈살 찌푸리게 한 시간끌기, 과연 페어플레이 맞나

일본은 폴란드에 선제골을 허용하면서 중간 순위 3위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후반 29분 콜롬비아의 예리 미나가 선제골을 터뜨리자 다시 상황은 뒤바꼈다. 일본은 2위로 올라섰다. 이후 일본은 공격 비중을 줄이고, 수비에 집중했다. 이미 탈락이 확정된 폴란드는 일본전에서 1골 차 승리면 충분했다. 무리하게 공격할 이유가 없었다.

일본은 자기 진영에서 공을 소유하자 최대한 시간을 지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하프 라인을 넘지 않고, 수비수끼리 볼을 주고 받았다. 이에 답답함을 느낀 관중들은 야유를 보냈다. 결국 일본은 0-1 패배에도 불구하고 16강 진출을 확정지으며 경기를 끝마쳤다.

일본은 3경기에서 총 경고 4장을 받은 반면 세네갈은 6장을 받았다. 승점, 골득실, 다득점까지 같았지만 페어플레이 점수에 의해 일본이 2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일본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 아시아 5개 팀 중에서 유일하게 16강에 오른 아시아 팀이 됐다. 분명히 일본은 지난 1, 2차전에서 특유의 높은 점유율과 세밀한 패싱 게임으로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자력으로 16강에 오른 것은 아니었다. 지난 세네갈전에서 105km의 활동량을 기록한 일본은 이번 경기서 83km를 뛰는데 그쳤다. 일본은 아시아의 대표 자격으로 월드컵 16강에 진출한 만큼 최소한의 모범을 보여줬어야 했다. 하지만 폴란드전에서 보여준 공 돌리기는 페어플레이 정신에 어긋났고, 축구 팬들을 기만하는 행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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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니시노 폴란드 페어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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