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타카시 이누이 선수가 25일(한국 시각)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진행된 세네갈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슈팅 후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일본 타카시 이누이 선수가 25일(한국 시각)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진행된 세네갈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슈팅 후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EPA


일본의 공격수 이누이가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지난 콜롬비아전에서 날카로운 공격력으로 득점포에 시동을 건 그는 이번 세네갈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일본에 소중한 승점 1점을 안겼다.

25일 오전 0시(한국 시각) 예카테린부르크 아레나에서 펼쳐진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H조 2차전 일본과 세네갈의 맞대결에서는 2대 2 무승부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세네갈은 전반 12분 마네와 후반 26분 와구에의 득점으로 리드를 잡는 득점들을 만들어냈지만, 일본은 전반 34분 이누이와 후반 33분 혼다의 동점골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양 팀은 승점 1점씩을 가져가면서 득실 차에 의해 세네갈이 1위, 일본이 2위로 순위가 갈렸다.

전반전, 장신 세네갈에게 밀린 일본 대표팀

일본은 전반전 세네갈의 강한 피지컬에 고전했다. 지난 1차전 콜롬비아전과는 다른 양상이었다. 일본은 전반 3분 만에 수비수 산체스의 퇴장을 유도했고, 이후 아기자기한 플레이를 풀어나가면서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이번 세네갈전은 달랐다. 일본의 수비수들은 전반 초반부터 세네갈 공격수들의 과감한 돌파에 애를 먹었다. 공격수들도 단단한 세네갈 수비벽을 뚫기란 쉽지 않았다.

전반 12분 만에 실점을 허용한 것도 세네갈의 피지컬 플레이에 열세를 보였기 때문이었다. 세네갈의 오른쪽 미드필더인 사르가 공격 시 일본의 측면을 무너뜨렸다. 일본의 첫 실점도 사르의 측면 돌파로부터 시작됐다. 하라구치의 클리어링 미스와 가와시마 골키퍼의 펀칭 실수가 더해지며 마네의 행운의 득점을 허용했다. 실점 이후에도 일본은 세네갈과의 힘 싸움에서 밀리는 모습이었다. 상대의 등을 지는 플레이에서 피지컬의 한계를 극복하기란 어려웠다.

또한 일본은 그들만의 아기자기한 플레이를 구현하지 못했다. 시바사키와 카가와 신지의 유기적인 패스가 원활히 돌아가지 않았다. 하세베도 자신의 본 위치보다 낮은 위치에서 패스를 풀어나가면서 전방까지 공을 운반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폭넓은 움직임으로 골문 열어제친 이누이

답답한 경기력이 지속된 순간 일본의 이누이가 빛났다. 왼쪽 윙 포워드로 출전한 이누이가 전반 34분 동점골을 터뜨리면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한 번의 역습에서 나가모토가 트래핑한 공이 이누이에게 흘렀고, 이를 잡은 이누이가 집중력을 잃지 않으면서 세네갈의 골문 구석을 갈랐다.

이후 일본의 경기력이 살아났다. 그들의 장점인 패스 플레이를 살리기보다는 후방에서 중원을 생략하는 패스로 세네갈의 후방 수비를 무너뜨렸다. 짧은 패스가 번번이 막히다 보니 긴 패스로 공격의 활로를 뚫어냈다. 이러한 플레이는 이누이의 폭넓은 움직임이 바탕이 되었기에 가능했다. 이누이는 전반 막바지부터 측면에만 머물기보다는 중앙과 측면을 넘나드는 플레이로 상대 수비벽을 흔들었다. 이누이가 전방에서 날카로운 침투를 이어갔기에 하세베와 카가와 신지도 수월하게 전진 패스를 시도할 수 있었다.

이누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후반 20분 강력한 감아 차기 슈팅으로 다시 예리한 발끝을 과시한 그는, 후반 26분 세네갈 와구에의 득점으로 2대 1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후반 33분 혼다의 동점골을 직접 도왔다. 골키퍼의 판단 미스로 자신에게 흐른 공을 침착하게 페널티 박스 안으로 집어넣으며 혼다가 쉽게 득점을 기록했다. 후반 막판에는 적절한 수비 가담으로 수비에도 한 몫을 더했다. 전반 초반부터 고전했던 피지컬의 열세를 협력 수비로 방어했다.

유럽 축구 전문 통계 업체 '후스코어드 닷컴'은 양 팀 평점을 공개했다. 동점골 주인공 혼다는 6.9점을 받았고, 1골 1도움으로 맹활약 한 이누이는 양 팀 최고 평점인 8.1점을 획득했다. 이러한 이누이의 활약 덕분에 일본은 16강 진출 활약을 한층 높였다. 일본의 3차전 상대는 체격 조건이 좋은 동유럽의 강호 폴란드다. 폴란드는 지난 콜롬비아전에서 속도감 있고 폭넓은 방향 전환에 흔들리는 약점을 보였기 때문에 이누이가 이번 경기와 유사하게 최전방에서 활발한 공격 지원을 해준다면 일본의 최대 강점인 빠른 템포의 축구를 다시 한 번 구현할 수 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러시아월드컵 H조 일본 세네갈 경기리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