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축구를 양분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와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는 늘 비교 대상이다. 두 선수는 소속 클럽에서 모든 것을 이뤘다. 모든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FIFA 발롱도르도 각각 5회씩 수상해 동률을 이뤘다. 하지만 대표팀 유니폼만 입으면 기대만큼의 성과를 올리지 못하는 공통 분모가 있다.

호날두와 메시는 이번이 통산 네 번째 월드컵 출전인데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두 경기를 치른 현재까지는 호날두가 크게 앞서있는 형국이다. 호날두는 4골을 몰아친 반면 메시는 아직 무득점이다. 팀 성적도 포르투갈이 아르헨티나에 비해 16강 진출에 더 근접해 있다. 조별리그 최종전 결과에 따라 두 레전드의 희비가 엇갈릴 수 있는 상황이다.

'득점 2위' 호날두, 이란전서 3경기 연속골 도전

월드컵 최강전사 호날두의 4번째 골 세리머니 포르투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0일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B조 모로코 경기에서 첫 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2018.6.20

▲ 월드컵 최강전사 호날두의 4번째 골 세리머니 포르투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0일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B조 모로코 경기에서 첫 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2018.6.20 ⓒ 연합뉴스


호날두는 지난 세 번의 월드컵에서 겨우 3골에 머물렀다. 심지어 4년 전 브라질 대회에서는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겪었다. 그러나 2년 전 유로 2016에서는 포르투갈의 사상 첫 메이저대회 우승에 기여하며 메시와는 대조적인 행보를 보였다.

이제 남은 도전은 월드컵 우승이다. 그동안 월드컵 징크스에 울었던 호날두가 러시아에서 골 폭풍을 몰아치고 있다. 우승후보 스페인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3-3 무승부에 기여했고, 모로코전 역시 전반 4분 헤더 결승골로 승리를 이끌었다. 포르투갈의 4골을 모두 책임진 호날두다.

무엇보다 득점 루트가 다양하다. 페널티킥, 왼발 중거리 슛, 오른발 프리킥으로 스페인전에서 3골을 터뜨렸다면 모로코전에서는 헤더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러한 기세라면 득점왕이 유력하다.잉글랜드의 해리 케인(5골)에 이어 득점 2위다. 득점왕에 등극하려면 한 차례 고비를 넘어야 한다. 득점왕에 등극하려면 한 차례 고비를 넘어야 한다.   

포르투갈(승점 4점)은 오는 26일(이하 한국 시각) 러시아 사란스크 모르도비아 아레나에서 열리는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B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이란(승점 3점)과 맞붙는다. 최소한 무승부만 거둬도 16강에 진출하는 유리한 입장이다. 하지만 질식 수비로 모로코와 스페인을 괴롭힌 이란은 무척 부담스러운 상대다. '티키타카'의 대명사 스페인마저 이란을 맞아 디에고 코스타의 행운의 골 덕분에 1-0으로 신승했다.

그렇다고 이란은 수비만 잘하는 팀이 아니었다. 역습뿐만 아니라 지공 상황에서도 스페인 수비를 흔들만큼 예리한 공격력도 선보였다. 호날두는 12년 전 이란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페널티킥 골을 성공시킨 바 있다. 당시 호날두의 월드컵 통산 1호골이었다. 

이름값 못한 메시, 위기의 아르헨티나 구할까

 2018년 6월 2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와 크로아티아의 러시아 월드컵 D조 2경기 당시 장면.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크로아티아의 이반 스트리니치와 마르셀로 브로조비치를 상대로 경기하고 있다.

2018년 6월 2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와 크로아티아의 러시아 월드컵 D조 2경기 당시 장면.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크로아티아의 이반 스트리니치와 마르셀로 브로조비치를 상대로 경기하고 있다. ⓒ EPA/연합뉴스


메시의 메이저 대회 도전사는 참으로 눈물겹다. 월드컵 3회, 코파 아메리카 4회에 출전했지만 한 차례도 우승하지 못했다. 심지어 준우승만 네 차례다. 4년전 브라질 월드컵에서 독일에 패하며 좌절을 맛봤고, 코파 아메리카에서도 2007년과 2015, 2016년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1987년생의 나이를 감안할 때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 상황에서 큰 부담감을 안고 러시아에 입성했다. 32년 만에 정상 도전에 나선 아르헨티나는 아이슬란드와의 1차전에서 1-1로 비기며 불안한 스타트를 끊었다. 메시는 무려 11개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모두 불발에 그쳤다. 특히 페널티킥 실축이 뼈아팠다.

크로아티아전 0-3 패배는 더욱 실망스러웠다. 아르헨티나는 불안정한 후방 빌드업, 수비진의 잦은 패스 미스, 골키퍼 윌리 카바예로마저 결정적인 실수를 범하며 큰 재앙을 맞고 말았다.

중앙 미드필더 마스체라노와 페레스는 크로아티아의 라키티치-모드리치의 압박에 철저하게 봉쇄당했다. 특히 미드필드로 내려오는 메시의 움직임마저 상대에게 견제당하면서 패스 루트를 찾지 못했다. 메시가 공을 잡는 기회가 지나치게 줄어들었고, 이에 아르헨티나는 공수 엇박자를 드러냈다. 물론 메시도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2경기 동안 공격포인트가 0개다.

1무 1패(골득실 –3)으로 D조 최하위에 쳐진 아르헨티나는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내몰렸다. 이제 남은 경우의 수는 나이지리아전 승리뿐이다. 아르헨티나는 오는 27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D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나이지리아와 격돌한다.

아르헨티나가 나이지리아(승점 3점)를 이기고, 크로아티아(승점 6점)가 아이슬란드(승점 1점, 골득실 –2)를 꺾으면, 아르헨티나가 16강에 오른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와 아이슬란드가 동시에 승리할 경우 골득실, 다득점, 페어플레이 점수 등을 따져야 한다.

아르헨티나는 나이지리아의 대표적인 천적이다. 월드컵 통산 네 차례 조별리그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를 맛봤다. 1994 미국월드컵에서는 카니자를 앞세워 2-1로 이겼고, 2002 한일월드컵에서도 가브리엘 바티스투타의 헤더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2010 남아공월드컵 1-0 승리(에인세 결승골)에 이어 지난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3-2로 승리했다. 4년 전 메시는 멀티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나이지리아의 상승세를 무시할 수 없다. 아이슬란드와의 2차전에서 경기력이 살아났다. 특히 아흐메드 무사는 원맨쇼 활약으로 2골을 기록했다. 심지어 4년 전 아르헨티나를 상대로도 2골을 터뜨린 기억이 있다.

또 아르헨티나가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이유는 최근 평가전 결과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평가전에서 나이지리아가 4-2 역전승을 거뒀다. 당시 메시가 부상으로 결장했지만 아르헨티나를 꺾은 자신감이 월드컵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관건이다. 과연 벼랑 끝에 몰린 아르헨티나를 메시가 구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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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메시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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